구글. 소프트뱅크는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톤 다이나믹스'를 왜 몇 년 만에 포기했나?
구글. 소프트뱅크는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톤 다이나믹스'를 왜 몇 년 만에 포기했나?
  • 이상원 기자
  • 승인 2020.12.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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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개 로봇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뱅크그룹(SBG)으로부터 미국 로봇메이커인 ‘보스톤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지분 80%를 인수키로 합의했다.

인수대금은 8억8,000만 달러(9,675 억 원)로, 약 1조원에 달한다. 이 인수계약은 2021년 6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현재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는 11억 달러(1조2천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햔대차그룹의 보스톤 다이나믹스 인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찮다.

보스톤 다이나믹스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탁월한 디자인과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십년 동안 자동차사업에만 집중해 온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에 따라 자동차 분야 외에 AI(인공지능)와 에어택시, 자율주행, 로봇사업, 공유서비스 등 6-7개 분야에 동시다발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다소 추상적인 ‘미래 이동성의 변화’를 선도한다는 게 목적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막강한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자동차 분야에만 올인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행보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100년 만의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보스톤 다이나믹스 인수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차 사업이나 전기차 등 이동성 분야에서 어떤 도움을 받게 될 지는 아직 알 수는 없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톤 다이나믹스와의 연결이 실제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하는 것에 대해 세부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가 갖고 있는 기술력이나 사업 내용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도 우려스런 부분이다.

알려진 대로 보스톤 다이나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2013년 미국 검색엔진인 구글(Google)에 인수됐다가 2017년 일본 소프트뱅크(SBG)로 다시 넘어갔다.

구글이나 소프트뱅크그룹 모두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조직력을 갖춘 기업들이다. 구글 산하에는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가진 구글 웨이모도 있다.

이들은 왜 보스톤 다이나믹스를 단 몇 년 만에 포기했을까?

보스톤 다이나믹스는 이전에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아 군사용 물자수송 등에 사용될 로봇을 연구. 개발해 왔다.

2005년에는 NASA, 하버드대학과 공동으로 사족 보행 로봇인 ‘BigDog’ 동영상을 발표, 주목을 끌었다.

이 로봇은 마치 당나귀처럼 4개의 다리로 걷고 사람에게 쫓겨도 자유롭게 균형을 유지하며 도망갈 수도 있는 리얼한 영상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 기술에 매료됐던 구글이 2013년 보스톤 다이나믹스를 인수했으나 수익 실현에 실패, 매각 소문이 끊이지 않다가 4면 만에 손을 들었다.

구글이 인수한 뒤 등장한 대표적인 제품은 개 로봇인 ‘스폿(Spot)과 사족 보행 로봇인 스폿미니(SpotMini)가 있으며 소프트뱅크 인수 후에는 로봇 개 외에 산업. 물류용 로봇인 ’핸들(Handle)‘과 아틀라스(Atlas)가 개발됐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6월에 구글로부터 약 1억 달러에 보스톤 다이나믹스를 인수했다. 소프트뱅크는 이 회사의 기술력이 건재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로봇 동영상을 공개,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산하 기업인 소프트뱅크 로봇이 개발한 서비스용 로봇인 페퍼(Pepper)로 로봇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수익성 악화로 곤경에 빠져 있었다.

페퍼는 제품 설명 등 주로 음식점이나 소매 접객용으로, 일본 내에서 2천여 대 정도가 팔렸지만 시장성의 한계로 적자폭은 커져 갔다. 이를 극복하기 보스톤 다이나믹스가 보유한 로봇의 기동력, 즉 ‘다리’를 추가하는 기술이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 로봇은 계단은 물론 약간의 장애물이 있어도 피하거나 점프를 해서 넘어갈 수도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 기동력을 살려 보안과 건설분야에 투입키로 하고 소프트뱅크 건설 등 그룹사에 이 로봇들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 역시 테스트에만 사용됐을 뿐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약 4천대 정도의 로봇을 산업현장 등에 공급했으나 수익성 확보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기술력 보강을 위해 보스톤 다이나믹스 연구팀을 기존 100명에서 300명 늘리고3,700만 달러(400억 원) 가량을 추가로 투입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 매체들은 인공지능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구글 조차 이익을 실현할 수 없었던 보스톤 다이나믹스 기술을 소프트뱅크가 과연 상품화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결국 소프트뱅크그룹은 인수 7년 만에 깨끗이 손을 들었다.

소프트뱅크는 현대차그룹으로의 매각 이유에 대해 “세계 유수의 글로벌 이동성 기업인 현대차그룹을 파트너로 맞이하는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지분 20%를 보유한 이유는 실패를 인정하기 싫은 자존심 때문이란 분석이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보스톤 다이나믹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했던 이유는 미국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의 규제 제한 때문으로, 현대차그룹의 인수 조건에 ‘CFIUS’의 규제 제한 해소가 옵션으로 걸려 있는 만큼 이 문제가 해결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구글은 보스톤 다이나믹스에 탐색을 위한 리소스를 제공했고 소프트뱅크는 제품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으며, 현대차는 제품확장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및 제조 노하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보스톤 다이나믹스가 가진 로봇 기술은 상용화까지 이르는데는 분명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가진 기술력이 접목돼 산업현장이나 일상 생활에 필요한 로봇의 상용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인데, 현대차가 이를 실현시킬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구글이나 소프트뱅크처럼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갈 길 바쁜 현대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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