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테슬라가 최근 FSD 감독형(Supervised)을 한국 시장에 공식 도입한 가운데, 유럽에서는 승인 여부조차 불투명해지면서 테슬라의 글로벌 FSD 전략이 다시 한번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이는 최근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오류, 중고차 가치 하락, 등록대수 감소 등으로 흔들린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기술 중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FSD 감독형 기능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v14.1.4)를 통해 하드웨어 4.0(HW4)을 장착한 모델 X 등을 중심으로 국내 차량에 순차 배포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미국, 캐나다,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 이어 FSD 감독형을 정식 제공하는 일곱 번째 국가다. 유럽보다 먼저 서비스를 개시한 점은 최근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오류, 중고차 가치 하락 등으로 흔들린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임과 동시에 글로벌 확장 전략의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FSD 감독형은 SAE 기준 레벨 2 단계의 부분 자동화 시스템이다. 차량이 가감속, 조향, 차선 변경 등의 기능을 수행하지만, 운전자는 주행 전 과정에서 전방을 주시해야 하며 비상 시 즉시 개입할 준비가 필요하다. 법적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
한편, 같은 시기 유럽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테슬라는 최근 공식 계정을 통해 네덜란드 차량 당국(RDW)이 오는 2026년 2월 FSD 감독형에 대한 국가 승인을 허가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EU 전체 승인 절차 대신 ‘국가 면제(national exemption)’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네덜란드가 승인하면 다른 EU 회원국에서 이를 즉시 인정하는 ‘도미노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RDW는 즉각 반박했다. RDW는 “세부 사항은 공유할 수 없지만, 2026년 2월에 테슬라가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는지 시연할 수 있도록 일정을 합의했을 뿐”이라며, "승인 여부는 전혀 확정되지 않았으며, 결정은 향후 검증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로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반박은 테슬라가 앞서 지난 2022년과 2025년 유럽 FSD 출시 시점을 제시했지만 모두 실현되지 않았던 이력이 있던 만큼, 시장의 회의론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FSD 감독형이 여전히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레벨 2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자체 충돌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안전성을 강조하는 방식이 유럽 규제 환경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또한, 유럽은 사고 발생 시 북미와 달리 NDA나 중재 조항으로 대응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책임 공방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유럽에서 FSD 감독형이 HW4 차량 중심으로 선별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존 HW3 차량 소유주에게 약속된 기능 제공이 지연되거나 미이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