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투데이 최태인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부가 올해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한 2nm(나노미터, 10억 분의 1m) 공정 제품 생산량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2나노 공정(SF2) 공정의 수율 개선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와 공정 제어를 강화하는 동시에, 주요 고객사와의 초기 조율도 병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선단 공정에서의 기술력과 경험을 강화함으로써,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2나노 생산 능력이 2024년 월 8,000장(웨이퍼 기준)에서 내년 말 2만1,000장으로 16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의 수율이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모바일, 수퍼컴퓨터, AI 등에서 삼성전자가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해 나감에 따라, 2나노 공정의 진전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차지한 점유율은 70.2%로, 점유율 7.3% 삼성전자 대비 10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존 FinFET(핀펫)보다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하는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3나노 공정부터 선제적으로 도입했고, 그 결과로 현재 2나노 공정의 수율을 55~60%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반면, TSMC는 2나노부터 GAA를 적용하기 시작한 만큼, 신공정 경험을 더 풍부하게 축적한 삼성전자가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초기보다 큰 폭으로 오른 수율을 앞세워 첨단 미세 공정에서 대형 고객을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지난 7월 테슬라와 165억달러(약 24조 2,8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AI 칩 AI6 생산 계약을 시작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8s 엘리트 Gen 5(5세대), 마이크로BT 및 카나안(Canaan)의 채굴용 ASIC 등이 삼성 SF2 공정으로 생산되고 있거나, 생산될 예정이다.
또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의 자체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2600, 애플의 이미지센서, 중국 마이크로BT와 카나안의 채굴 주문형 반도체(ASIC) 등을 수주했다.
최근에는 미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차보라이트(4나노), 아나플래시(28나노), 한국 스타트업 딥엑스(2나노) 등의 생산 계약을 따냈다.
한편, 삼성전자는 TSMC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를 통해 신규 고객 유인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에는 엔비디아와 애플 등 빅테크들의 주문이 쏠려 있고, 2나노 웨이퍼 단가도 이전보다 50%가량 올라 다른 팹리스 업체의 주문까지 수주할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는 유연한 가격 전략을 앞세워 반도체 공급망 다각화를 모색하는 고객사들을 유인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3나노 대형 고객 수주 등 선단 공정 중심으로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며,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 본격 양산과 함께, 지속적인 가동률 개선과 원가 효율화 활동으로 실적 추가 개선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