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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도 인중중고차 파는데...국산차는 왜 안 풀어주나?

  • 기사입력 2021.09.17 16:11
  • 최종수정 2021.09.17 16:1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중고차업계와의 합의 실패로 국산차업체들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이 미궁속으로 빠졌다.

[M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미국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한국에서 중고차 판매를 시작했다. 테슬라 차량의 한국시장 판매량은 채 2만대에도 못 미치지만 신차 판매의 선순환을 위해 재빨리 중고차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입차는 중고차시장 진입장벽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중고차사업이 가능하다. 테슬라는 오프라인 매장도 없이 홈페이지에 중고차 매뉴만 개설하고 중고차 판매업체인 오토플러스를 통해 상품화하고 전시, 판매를 한다.

토요타나 혼다, 짚 등 준비가 안 된 서너 개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진출해 있는 대부분의 수입차브랜드들이 인중중고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연간 판매량이 몇 백대 수준인 람보르기니나 마세라티까지 인증중고차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인중중고차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고차 유통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신차 판매확대도 꾀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등은 갖고 있던 중고차를 팔고 자사 신차를 구입할 때 일정액의 혜택을 주는 ‘트레이드 인’ 제도를 통해 중고차 매입과 신차 판매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차업체들은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란 진입장벽 때문에 5개 완성차업체 중 단 한 개 업체도 인증중고차사업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인중중고차시장에는 브랜드가 보증하는 국산 인증중고차가 단 한 대도 없다.

최근 발생되는 중고차 허위 및 미끼매물, 사고이력 조작, 협박 등의 사기 판매 대상 중고차 매물은 거의 대부분 국산차들이다.

수입 인증중고차는 수입차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차량을 검수하고 품질을 보장하는 차량을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중고차 사기 등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중고차 매매업자들의 반대로 1년 넘게 옴짝달싹을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 여당의 을지로위원회 중재로 중고차 매집 및 판매를 허용하는데 까지 합의됐으나 전체 거래 물량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중고차업계가 막판에 신차 판매대리점 개설까지 요구하면서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중고차업계가 완성차의 신차 판매권까지 요구한 것은 완성차의 중고차시장 진입을 결코 허용치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완성차업체들이 인증중고차 사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법적 절차는 중소벤처기업부가 해당 사안을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 넘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대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

담당부서인 중소기업벤처부의 박상용 상생협력지원과장은 “최근 일부 언론이 보도한 심의위원회 개최는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로선 심의위를 열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번 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쪽에서 논의된 내용과 의견서 보내오기로 했었는데 아직 넘어오지 않았다”며 “심의위 개최는 앞으로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완성차업체의 인중중고차시장 진출에 대한 최종 판단을 중소벤처기업부가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여당도 수개월씩 씨름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사안을 주무부처가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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