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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美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추진하는 이유는?

  • 기사입력 2020.11.10 11:07
  • 최종수정 2020.11.10 11:19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현대차의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Elevate)’ 콘셉트카.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자 로봇 제조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1992년에 설립된 로봇 제조업체로 본사는 미국 매사추세츠에 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 업체는 기술적으로 진보되고 기발하지만 수익성이 없는 기계를 생산하는 기업이라기보다는 연구 조직과 같은 기능을 해왔다.

이 업체의 대표적인 로봇은 바로 개의 형태를 닮은 로봇인 스팟(SPOT)이다. 스팟은 개처럼 4개의 다리로 이동하는 사족보행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적 험지주파가 가능하다. 전면에는 직관적인 태블릿 애플리케이션과 360도 내장 스테레오 카메라가 장착돼 멀리서도 로봇을 제어하고 로봇이 보내주는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충전식 카트리지 배터리를 사용하며 1회 완충 시 평균 구동시간은 90분이다. 최대 적재무게는 14kg이며 주변 환경을 분석해 충돌을 피하고 충돌 시 충격방어와 충돌 후 실시간 대응, 스스로 일어서기 기능 등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스팟은 건설 현장, 공장, 광산 등에서 현장을 감사하거나 문제가 있는 곳을 감지할 수 있는 로봇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을 비롯해 물류창고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운반용로봇 핸들, 지지대 없이 완전 자율 직립 이족보행하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 라인업.

이런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구글은 2013년 12월 이 업체를 전격 인수한다.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2017년 6월 일본 소프트뱅크에 매각됐으며 매각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현대차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로보틱스 분야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중요한 축으로 판단하고 대대적인 투자 및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로봇, PAV(Personal Air Vehicle, 개인용 비행체)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폭넓은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전세계 그룹 임직원들에게 밝힌 보낸 영상 취임 메시지에서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대차의 로보틱스분야 청사진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공개한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Elevate)’ 콘셉트카다.

엘리베이트는 현대차의 로봇 및 전기차 기술이 적용돼 일반 도로는 물론 4개의 바퀴 달린 로봇 다리를 움직여 기존 이동수단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 및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모빌리티다.

엘리베이트는 전기 동력이 사용되며, 5개의 축으로 설계된 로봇 다리를 이용해 포유류나 파충류 등 여러 형태의 걸음걸이로 이동할 수 있어, 다양한 지형 형태에서 활용할 수 있다.

보행 속도는 약 5km/h수준이며,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면서 1.5m 높이의 벽을 넘는 것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로봇 다리를 차체 안쪽으로 접어 넣어 주행 모드로 변신한 후 기존 자동차와 같이 바퀴를 이용해 일반 도로를 달릴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9월 웨어러블 로봇인 벡스를 자체 개발했다. VEX는 제조업과 건설업, 물류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장시간 위쪽을 보며 팔을 들어 올려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여주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웨어러블 로봇 VEX.

지난해 6월에는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호텔(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호텔 서비스 로봇을 시범 운영해 룸서비스, 객실 안내 등 다양한 업무수행을 테스트했으며 자연어 대화시스템, 인공지능, 모빌리티 기능 등이 탑재돼 판매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직접 차량에 대해 설명해주는 업무를 수행할 판매 서비스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차량 품질 향상, 로보틱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등 다양한 신규사업 전략에 대한 자문을 받기 위해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손꼽히는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토마소 포지오(Tomaso A. Poggio) 교수와 다니엘라 러스(Daniela L. Rus)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토마소 포지오 교수는 신경망 연구와 인공지능 응용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으로 꼽힌다. 현재 MIT 공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MIT 산하 뇌·마음·기계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사람의 시각 정보를 이론화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해왔다.

다니엘라 러스 교수는 로봇,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자로서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로봇 및 자율주행에 대한 연구를 병행해왔다. 현재 MIT 공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MIT 컴퓨터공학·인공지능 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로봇 시장의 전망과 파급력, 협력 파트너 등에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 내의 보유 기술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로보틱스 사업 추진 방향을 자문위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같이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수익은 적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보행 로봇 관련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는 소프트뱅크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제안된 계약 조건은 10억달러(1조1,170억원)에 달하나 거래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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