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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강렬함과 감성의 조화“ 서킷서 만난 삼지창, 마세라티 ‘그레칼레·MC20’

  • 기사입력 2023.06.03 11:57
  • 기자명 최태인 기자

[인제=M 투데이 최태인 기자] 전동화 시대를 앞두고 마세라티의 레이싱 DNA 계보를 잇는 새로운 미드십 슈퍼카와 SUV를 만났다.

마세라티가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국내 처음으로 개최한 '마스터 마세라티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 마세라티의 최상위 미드십 슈퍼카 ‘MC20’와 새로운 볼륨 모델인 두 번째 SUV ‘그레칼레’를 직접 경험해봤다.

가장 먼저 마주한 그레칼레 트로페오의 외관은 마치 슈퍼카 MC20의 SUV 버전처럼 상당히 스포티하고 유려한 스타일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실제로 그레칼레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등 MC20의 아이덴티티를 공유한다.

전면은 낮고 와이드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삼지창 엠블럼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MC20를 닮은 헤드램프는 날렵하고 스포티한 매력을 뽐낸다. 고성능 모델인 만큼 큼직한 공기흡입구와 차별화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측면은 3개의 에어덕트 위에 트로페오 엠블럼이 적용됐고, 이밖에 21인치 휠&타이어, 유려한 곡선미와 볼륨감이 느껴지는 캐릭터라인 및 루프라인, 역동적인 비율까지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후면은 주지아로의 3200 GT에서 영감을 얻은 부메랑 테일램프와 마세라티 특유의 사다리꼴 라인이 적용됐다. 볼륨감 넘치는 펜더를 비롯해 유광 블랙 디퓨저, 각진 트윈팁 듀얼 머플러는 시각적으로 무게 중심을 낮아 보이도록 해준다.

실내는 기존 마세라티 라인업과 다른 첨단 느낌이 물씬 든다.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디지털시계뿐만 아니라, 취향에 따라 스킨과 모습을 변경하는 디지털 화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기술적으로 더욱 풍성해졌다. 이밖에도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8.8인치 컴포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쉽고 빠른 조작성도 갖췄다.

본격적인 서킷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걸자 매력적인 배기음이 귀를 즐겁게 한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에는 MC20의 3.0리터 V6 가솔린 트윈터보의 네튜노 엔진이 탑재되지만, SUV인 점을 감안해 디튠이 이뤄졌다. 여기에 ZF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63.2kg.m를 발휘하고 사륜구동이 기본이다.

주행 전까지만 해도 MC20 대비 출력을 낮추고, 한 체급 위인 르반떼나 경쟁모델인 포르쉐 마칸의 퍼포먼스 때문에 어느 정도 편견이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주행감각이 굉장히 뛰어나다. 주행 시작과 동시에 초반 가속도와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빠르다.

가속페달을 깊게 가져가면 갈수록 매력 넘치는 배기사운드와 SUV임을 무색하게 만드는 가속력을 보여준다. 비록 MC20보다 출력을 낮췄지만 제로백 3.8초, 최고속도 285km/h의 성능은 서킷에서 재미를 느끼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모습이다.

특히, 기본적으로 SUV는 무게중심이 높아 좌우 롤과 피칭에 취약하지만,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에어 서스펜션 조합의 하체 세팅과 섬세한 핸들링으로 급격한 코너링을 공략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불안함 없는 움직임을 보인다. 고속이나 저속 어느 영역에서도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승차감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주행모드는 컴포트와 GT, 스포츠, 코르사, 오프로드 총 다섯 가지를 제공하는데 이중 스포츠 모드에서는 제법 긴장해야 된다. 직진에서 고속으로 달리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충분한 브레이킹과 정확한 스티어링 조작을 하지 않으면 리어가 밖으로 미끄러졌다. 자칫하면 카운터를 쳐야 되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에 오버스티어를 잡으려면 섬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이밖에 주행 상황에 따라 지상고와 가변 배기, 응답성을 선택할 수 있어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 서킷을 한 바퀴씩 돌 때마다 페이스를 높였는데도 버거움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마세라티가 15년 만에 선보인 미드십 슈퍼카 'MC20‘를 만났다.

MC20는 최신 마세라티 디자인의 정점이라 불릴 만큼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자랑했다. 과거 마세라티 MC12를 오마주한 유려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레칼레를 비롯해 신형 그란투리스모의 디자인 DNA도 MC20의 영향을 받았다.

외장 스타일링은 전형적인 미드십 슈퍼카의 역동적인 비율, 공기역학적인 실루엣과 더불어 마세라티 특유의 매끄럽고 볼륨 넘치는 디자인을 가졌다. 마세라티의 타원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큼직한 삼지창, 날카로운 헤드램프는 여느 슈퍼카 못지않은 포스를 뽐낸다.

또 쐐기 형태의 보닛과 날렵한 범퍼 디자인, 공기흡입구는 마치 상어를 연상케 한다. 하이라이트인 버터플라이 도어와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 측면 삼지창 엠블럼, 미래지향적인 슬림한 테일램프, 공격적인 디퓨저와 이중 배기 시스템은 MC20의 매력을 극대화해준다.

실내는 10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0인치 센터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을 통해 최신 슈퍼카다운 구성을 보여준다. 실내는 블랙과 블루로 포인트를 준 버킷시트, 탄소섬유 패널, 기어 변속 버튼 및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다이얼 셀럭터까지 모던한 디자인에 편의사양도 잘 갖췄다.

이어 MC20의 서킷 주행을 시작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저속으로 페독을 빠져나갈 때나 고속으로 서킷을 달릴 때까지 엔진음과 배기사운드로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마세라티 MC20에는 3.0L V6 가솔린 트윈터보 네튜노 엔진에 게트락(GETRAG)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추력 630마력, 최대토크 74.4kg.m의 강력한 파워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2.9초. 최고속도는 325km/h다. 특히, MC20의 엔진은 진보된 '트윈 스파크 플러그 프리 챔버 연소 시스템(Twin-Spark-Plug Pre-Chamber Combustion System)'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는 F1 머신에서 사용하는 기술로 출력과 연소 효율을 극대화해준다.

가속페달 반응은 트윈터보임에도 과급기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종일관 직관적이고 폭발적이다. 시트포지션은 상당히 낮고 안정감 있다. 승차감도 분명 노면을 읽지만 생각보다 부드럽다는 느낌을 준다. “이정도면 공도주행에서도 큰 불편함 없이 GT카처럼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소섬유로 제작된 저중심 설계 모노코크 섀시는 높은 강성과 함께 급격한 코너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전혀 불안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강력한 가속성능과 제동성능, 정교한 핸들링, 노면을 쫀득하게 움켜쥐고 달려 나가는 그립감, 또 머리 뒤에서 포효하는 엔진음과 배기음까지 감성과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드라이브 모드는 GT와 웻(Wet), 스포츠(Sport), 코르사(Corsa), ESC Off를 제공하며, 코르사가 아닌 스포츠 모드만 하더라도 아쉬움 없는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그레칼레 트로페오를 먼저 타고 MC20를 타서 그런지 훨씬 재밌고 오히려 서킷주행이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은 아쉬움마저 들었다.

짧은 서킷 경험이었지만 전동화 시대로 접어든 지금, 레이싱 DNA를 품은 그레칼레 트로페오와 MC20 두 차량을 통해 마세라티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갈수록 엄격해지는 친환경 규제와 전동화 트렌드에서 마세라티가 지향하는 방향성은 명확하다. 감성으로 똘똘 뭉친 이탈리아 삼지창이 보여줄 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마세라티 그레칼레의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9,900만원~1억6,900만원, MC20는 3억900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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