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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토요타 꿈의 배터리 경쟁"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라인 가동. 주도권 잡나?

  • 기사입력 2023.07.05 12:01
  • 최종수정 2023.07.05 12:02
  • 기자명 최태인 기자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가 샘플 생산을 시작, 차세대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달부터 수원 연구소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가동하고 시제품 샘플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SDI 관계자에 따르면, 시제품 몇 개만 만든 상태로 성능이나 제조 단가 등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올 하반기 시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처음으로 수원 연구소 내에 6500㎡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생산 파일럿 라인을 착공했다. 파일럿 라인은 기존 연구개발(R&D) 차원의 소규모 생산에서 자동화 설비를 통한 시험 생산으로의 확대를 위한 것으로, 이후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키우면서 양산성에 대한 시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지난 2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시험생산 라인을 방문해 개발 현황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현재 전기차에 주류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4대 구성 요소로 이뤄지며,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로 고체 특성에 따라 분리막이 따로 필요 없고 외부 충격이나 온도 변화 등 상황에서도 형태 유지가 가능해 상대적으로 화재·폭발 등 위험에 대한 안전성이 높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 관련 부품을 줄일 수 있는 공간 활용성 덕분에 용량을 키우고 더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 전기차 등에 적용 시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 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다.

다만 현재까지는 액체 전해질 대비 높은 저항 때문에 이온 전도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높이기 힘든 것이 기술 장벽으로 꼽힌다.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월등히 높은 제조 원가도 넘어야 할 장벽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구성물질에 따라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로 나뉘는데,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사용할수록 음극 표면에 리튬 결정이 생성되는 ‘덴드라이트’ 현상 억제도 난제로 꼽혀왔는데, 삼성SD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 조성의 고체 전해질 소재와 혁신 소재 기술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Anode-less)'을 적용했다.

삼성SDI의 가장 큰 경쟁자로는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꼽힌다. 최근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최근 기술설명회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 과제를 극복했다며, 이를 탑재한 전기차의 상용화 시기를 오는 2027년~2028년으로 제시했다.

토요타가 제시한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은 전기차 주행거리 1,200km를 제공하며 충전 시간은 10분 이하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토요타 외에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배터리 기업 중에는 삼성SDI가 가장 많은 특허를 갖고 있다.

가장 큰 경쟁상대인 중국 기업들의 관련 기술 개발은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향후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는 한·일 기술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우수한 성능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 차세대 배터리 경쟁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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