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中 CATL, 美 배터리 공장 설립 추진. 바이든 정부 “견제냐 수용이냐”

  • 기사입력 2023.01.12 09:28
  • 기자명 최태인 기자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이 포드와 협력해 미국에 배터리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CATL과 포드의 합작 배터리공장 설립이 미국 전기차시장 성장을 가속화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배터리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 원가 부담과 관련한 문제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CATL은 지난해 7월 포드와 정식으로 협력을 맺고 미국 내 합작 배터리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가 생산하는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등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포드는 현재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판매량 2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단기간에 전기차 생산을 늘려 성장세를 지속하는 데 한계를 맞고 있다.

포드가 미국 공장에서 수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이 아직 부족한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드는 현재 주요 협력사인 SK온과 켄터키주 및 테네시주에 대규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가동 시기는 오는 2025년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물량도 미국 전기차시장의 성장 전망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통해 전기차에 제공하는 보조금 규모를 확대하면서, 향후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 부족 문제는 더 심해질 수 있다.

CATL과 포드의 미국 배터리공장 설립도 이러한 배경에서 추진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포드가 CATL에서 안정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반도체와 전기차 등 주요 산업에서 중국을 강력히 견제하고 있는 미국 정부와 의회의 태도를 고려하면, CATL이 미국에 배터리공장을 설립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회는 최근 배터리 제조업체 ‘마이크로배스트(Microvast)’의 미국공장 설립 계획을 두고 해당 기업이 대부분의 자산을 중국에 두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투자 지원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중국산 배터리 소재 비중을 제한하는 규정이 이르면 3월부터 적용되는 점도 중국을 향한 견제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미국 바이든 정부는 이런 방침을 두고 큰 딜레마를 안고 있다. 정부 정책의 취지에 맞춰 미국 전기차산업 성장에 속도를 내려면, CATL과 같은 중국업체의 배터리 수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는 모두 미국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장 가동 시기는 오는 2025년 전후로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생산 물량도 수요에 미치지 못 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CATL과 같은 중국기업의 전기차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중국과 정치적 대립 관계를 제외한다면, 미국 정부가 CATL의 현지 배터리공장 설립을 막을 만한 실질적 이유는 크지 않은 셈이다.

CATL은 미국 대신 멕시코에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거나, 포드와 공동으로 미국공장에 투자를 벌이는 대신 배터리 제조 기술만 제공하는 형태의 대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이런 우회로를 차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CATL의 미국 진출은 이른 시일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CATL이 미국에 발을 들이기 어려워진다면 미국 전기차시장은 유럽 등 다른 지역에 뒤처질 것”이라며, “정부의 전기차 산업 활성화 목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