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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고 확실하게 2열에 집중" 틈새 시장 장악한 프리미엄 미니밴, 토요타 '알파드'

  • 기사입력 2024.03.06 06:00
  • 기자명 이정근 기자

[M투데이 이정근기자] 한국에서 보기 드문 형태의 자동차가 지난해 새롭게 등장했다. 한국에 첫 선을 보이는 토요타 미니밴 '알파드(Alphard)'다.

알파드는 일본의 자동차 사이즈 크기의 한계를 극단까지 활용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는 모델이다. 가장 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어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 시장에 출시한 알파드는 4세대 모델로 이전에는 일본과 우측통행하는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만 판매했었는데, 4세대로 완전히 변경되면서 한국과 중국 시장에도 처음 출시된 것이다.

알파드를 보며 하나씩 떠오른 생각은 "이 차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어떤 목적을 위한 차인가? 이 차가 아니면 어떤 차를 살 것인가?"였다. 이에 대해 하나씩 시승하면서 대답을 해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이 차를 타는 사람 중 어디에 앉아야 알파드를 가장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알파드는 어디에 앉아있든지 최고의 승차감과 만족감을 주는 차다. 미니밴은 일반적인 세단이나 SUV와 조금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할지도 모른다.

오너 드라이브 또는 쇼퍼 드리븐이라는 이름처럼 세단은 확실하게 운전자 또는 탑승자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SUV의 경우 5인승이면 5명, 7인승이면 7명 모두를 위한 중간 지점을 찾는다. 반면, 미니밴의 경우 대부분 뒤에 타는 탑승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가장 넓은 공간을 할애하고 가장 많은 기능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알파드 역시 토요타코리아에서는 '프리미엄 미니밴' 세그먼트에서 차량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분명 중심은 뒷좌석에 타는 사람이다. 과감하게 운전석에 앉아야 느낄 수 있는 차량의 성능에 대한 부분보다 뒷좌석에 앉아 이동할 때 만날 수 있는 시야, 느낄 수 있는 경험에 더 집중해 살펴본다.

알파드는 전장 5,005mm, 전폭 1,850mm, 전고 1,950mm, 휠베이스 3,000mm다. 겉에서 보이는 것보다는 살짝 작은 느낌이다. 하지만 전고가 1,950mm로 웬만한 사람이라면 차 안에서는 허리를 조금만 숙이고도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높다.

그리고 실내에서 이동하는데 불편하지 않아야 하는데 알파드는 가운데 통로를 통해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다. 좌우 도어를 열고 바로 시트에 앉을 수 있고, 3열의 경우 2열 시트를 앞으로 편하게 당겨 들어가는 방식이다. 2열에 앉을 때는 슬라이딩 도어 덕분에 넓은 개방감으로 시원하게(?) 편한 자세로 들어가 앉을 수 있으며, 3열도 불편함 없이 들어가 앉을 수 있다. 3열 시트로 갈 때도 과하게 허리를 굽히거나 하지 않는 점도 큰 장점으로 볼 수 있겠다.

실제로 2열 시트는 그대로 두고 3열 시트에 사람이 탔을 때에도 공간은 여유롭다. 레그룸이 부족하거나 헤드룸이 부족하거나 하는 기존 3열의 불편함은 전혀 없다. 승차감 측면에서는 살짝 아쉬움이 있지만, 3열 시트에 앉아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크게 불편함이 없다.

본격적으로 알파드의 핵심 2열 시트를 탐구해 보기로 한다. 알파드는 의전 및 비즈니스에 초점을 둔 차량인 동시에 휴식을 위한 차량이기도 하다. 휴식을 위한 다양한 기능들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천장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수납돼 있는데, 리모컨을 통해서 인터넷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2열 시트에 앉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회의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 또는 여행을 떠나는 중이라면 굉장히 유용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토요타 최초로 메모리폼 소재를 사용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완벽한 공간을 만들어 준다. 휴대가 가능한 전용 터치 패드를 사용하면 전동 슬라이드 틸트는 물론 다리 받침대까지 원하는 각도로 조절이 가능해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며 이동할 수 있다.

시트는 물론 암레스트까지 열선이 들어오는 점은 추운 겨울에 빠르게 추위를 잊게 만들어 주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열선이 들어오는 암레스트는 나파 가죽의 부드러운 촉감과 함게 포근함마저 전달해준다. 여기에 마사지 기능을 더하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한 경험을 느낄 수 있다.

2열 시트에 각각 비치돼 있는 탈부착식 터치 타입 컨트롤러는 2열 시트를 조절하고 차량의 기능도 일부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시트 조정과 편의 기능은 오직 알파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스마트 컴포트 기능은 터치 타입 컨트롤러로 언제나 편하게 바꾸며 이용 가능한데, 휴식을 취하거나, 업무를 보거나 대화를 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시트 포지션은 물론 공조장치, 조명 기능을 자동으로 미리 설정된 분위기로 바꿔주는 것이다.

스마트 컴포트는 총 5가지 모드가 제공되는데,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는 'Dream 모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는 'Relax 모드', 집중하고 싶을 때는 'Focus 모드', 에너지를 얻고 싶을 때는 'Energize 모드', 그리고 개인의 취향에 맞춰 나만의 모드를 만들고 싶을 때 사용하는 'Custom 모드'가 있다.

또 단순히 시트의 기울기나 슬라이딩이 조절되는 것이 아닌, 블라인드 커튼 및 파노라마 루프의 개폐, 각 위치의 공조 장치, 주야간에 따라 바뀌는 조명의 조도까지 섬세하게 변경된다.

알파드는 확실히 2열 시트를 주로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차량이다. 대부분의 기능이 2열 시트에 집중돼 있고, 2열 시트에서 운전과 관련된 직접적인 기능을 제외한 편의 기능들을 대부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열 시트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목적으로 알파드를 선택하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알파드는 2열에 모든 기능을 집중해 놓은 만큼 그것을 충분히 즐기고 경험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세단은 아니지만 쇼퍼 드리븐이라고 봐도 되는 만큼 비즈니스, 의전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루프에 수납 형식으로 비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업무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으며, 암레스트에 수납돼 있는 내장형 테이블을 사용해 간단한 노트북 작업도 충분히 가능하다. 테이블은 위로 올리면 거울이 나타나고, 태블릿을 올려 두기에도 불편함은 없다.

단 3열 시트를 펼쳤을 때 트렁크 적재공간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간단한 가방 정도를 넣을 수 있지만, 의전 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3열 시트는 대개 폴딩해 놓은 상태일 것이다.

3열 시트가 펼쳐져 있을 때는 트렁크 공간이라고 할 만한 공간은 거의 없지만, 시트를 좌우로 폴딩해 거치하면 상당한 크기의 트렁크 공간이 만들어진다.

공항이나 호텔, 회사에서 의전용으로 사용한다면 4명의 캐리어를 넣어도 충분할 정도의 공간이며, 골프장을 갈 경우라도 골프백 4개는 충분히 수납 가능하다.

트렁크는 뒤에서 보면 식빵같이 생긴 테일게이트 전체가 그대로 위로 올라오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개방감인데, 테일게이트가 워낙 커서 번호판 근처 또는 로고나 차명 근처에 있는 열림 버튼이 알파드는 측면에 있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방식인데 테일램프 아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뒀다. 의전용이나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한다면 운전하는 사람이 써야 할 부분이고 충분히 스마트키로도 열고 닫을 수 있으니 버튼 위치 정도만 기억하는 것도 좋겠다.

개방감이 아주 좋고, 트렁크를 낮은 위치에서부터 사용할 수 있어 여행용 캐리어, 골프백 등 무겁고 부피가 큰 짐을 실을 때도 편하게 싣고 내릴 수 있다.

토요타 알파드는 그동안 우리가 알던 미니밴의 기준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한국 시장에서 미니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90%의 확률로 기아 카니발을 생각할 것이다. 나머지 10%는 현대 스타리아, 스타렉스, 옛 쌍용 로디우스, 코란도 투리스모 정도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패밀리카의 성격이 강한 미니밴을 기반으로 의전용 또는 리무진용으로 변경해 사용하던 것과 달리 토요타 알파드는 처음부터 의전용, VIP, 비즈니스 용 프리미엄 미니밴을 지향한다.

물론, 일본의 경우 내수 시장이기 때문에 저렴한 버전의 알파드부터 스포티한 버전의 '벨파이어'까지 존재하지만, 한국 시장에는 가장 고급형 모델 하나를 선택해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1억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보더라도 단순한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경쟁 모델이라고 해야 할지 모를 기아 카니발은 1/3 가격에서 시작하고 하이리무진 버전으로 눈을 돌려야 알파드의 가격과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알파드는 미니밴의 특성에 맞게 가족을 위한 최고의 공간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하지만 가족이 즐기기에는 2열에 집중된 기능이 너무 과할 정도로 많고 고급스럽다.

결국 알파드의 고객은 확실하게 좁혀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비어 있던 틈새시장에는 완벽한 절대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VIP를 위한 스위트룸의 역할을 하거나, 다양한 기업의 CEO와 함께하는 모바일 오피스가 되기도 한다. 이밖에 호텔, 골프장 등 의전 서비스를 위한 특별한 라운지 같은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최고의 솔루션을 찾는다면, 토요타 알파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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