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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대형차가 세단 아닌 크로스오버(세단+SUV)? 이런 경험은 처음! [크라운 크로스오버 HV]

  • 기사입력 2023.06.11 20:38
  • 최종수정 2023.06.11 20:4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정선=M 투데이 이상원기자] 토요타코리아가 토요타의 플래그십 모델인 크라운을 한국시장에 내놨다. 크라운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차종이다.

원래 크라운은 토요타의 최고급 세단으로 일본 내수시장 외에 미국 대만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판매됐었으나 렉서스 차종과의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으로 인기가 식으면서 대부분 시장에서 철수, 현재는 일본 내수와 홍콩, 대만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세단형태를 취해 온 크라운은 지난 해 16세대 모델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세단 외에 크로스오버, 스포츠, 에스테이트(웨건) 등으로 다양화됐다.

토요타가 신형모델을 내 놓으면서 세단이 아닌 크로스오버를 주력으로 내세운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전의 올드한 이미지를 버리고 최근 추세를 반영한 다목적 크로스오버를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새롭게 도약을 해 보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토요타는 올해 신형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미국 수출 등 세계시장 재공략을 선언하고 적극적인 글로벌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크로스오버에 이어 두 번째 모델인 크라운 세단이 하반기에 추가될 예정이지만 세단이 글로벌시장에 합류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에 한국에서 판매되는 신형 크라운은 준대형급 세그먼트에서는 보기 드문 크로스오버형이란 점이 주목을 끈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나 기아 K8, 제네시스 G80 같은 준대형급이나 G90, k9같은 대형급 차량들은 안락하고 편안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세단형태를 갖추고 있다.

BMW 5GT 같은 크로스오버 차량은 좀 더 독특한 형태나 다목적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출시된 파생 모델이다.

때문에 준대형급인 크라운이 다목적 요소가 가미된 크로스오버형태를 취한 것은 상당한 모험을 감행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세단, 혹은 SUV 등 특정 장르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한국시장에서는 크로스오버 도입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짐작이 간다. 만약 그랜저나 K8 크로스오버가 나온다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토요타코리아는 하반기 출시될 세단형 모델의 도입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크로스오버는 세단의 안락감. 편안한 승차감과 SUV의 다목적 성을 동시에 추구한 차량이다.

지상고를 살짝 높여 적당한 시트 포지셔닝으로 탁월한 주행감과 넓은 시야확보, 실내공간을 다양하게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때문에 도심과 야외활동 모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 차는 첫 인상이 ‘아 크로스오버구나!’라고 느낄 만큼 세단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차체가 약간 높아 보이지만 생경하지도 않고 상당히 친숙한 외모다.

크라운은 차체 크기가 길이 4,930mm, 폭 1,840mm, 높이 1,540mm,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 2,850mm로 현대차의 그랜저와 캠리의 중간 크기다. 그랜저보다 길이는 105mm가 짧지만 휠 베이스는 45mm밖에 짧지 않다.

때문에 차체가 그랜저보다 작아 보이지만 속은 비슷한 수준이다.

디자인은 전면의 대형 매쉬타입 그릴과 망치 머리를 형상화한 해머헤드 디자인으로 매우 역동적이다. 뒷면은 패스트백 스타일로 일자형 LED 리어램프와 세련되면서도 간결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최저 지상고는 15세대 세단 대비 10~15mm가 높아진 145mm로, 눈에 확 들어올 만큼 차체가 높아지지는 않았다.

세련미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전의 토요타 모델들보다 디자인면에서 꽤 진보했다. 전통적 세단에서 벗어났는데도 이질적인 면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실내는 일본차 특유의 간결함이 두드러진다. 좌우대칭으로 설계한 대시보드와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디지털 클러스터가 최근의 추세를 잘 반영했다.

센터페시아의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질이 좋고 터치반응도 빠르다, LG유플러스 드라이브가 적용돼 음원 스트리밍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무선업데이트도 가능하다.

운전석이나 동반자석 모두 토요타 특유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시트나 공간설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세단보다 높은 시트 포지셔닝 덕분에 운전석에 앉은 자세가 상당히 편안하다.

동반자석은 대시보드와 센터콘솔로이 이어져 몸이 시트에 푹 담길 정도로 안락하다.

오토홀드, 전자식 파킹, 3단계로 조절되는 열선 및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 자주 사용되는 편의사양들이 모두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

2.5리터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서라운드 뷰와 1열 통풍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2열 열선 시트, 디지털 계기판, 12.3인치 디스플레이,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

좀 더 고급사양인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운전석 메모리 시트, 전동식 트렁크는 옵션에서 빠졌다. 준대형급 프리미엄 차종이라면 기본으로 들어가야 할 사양들이다.

무선충전 패드를 세워서 충전하는 형태로 만든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다. 스마트폰을 세워서 충전함으로써 공간 활용성이 좋고 무엇보다 고속 주행 등에서도 흔들림 없이 충전이 가능하다.

뒷자석 공간은 리어 부분이 완만하게 흐르는 패스트백 디자인이어서 성인 탑승자의 경우, 좁게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앉아보니 레그룸과 함께 상당한 여유가 있다.

트렁크공간은 용량이 490리터로 중형 캠리보다 약 34리터 정도가 작지만 골프백 3개 정도는 수납이 가능해 보인다. 다만 전동식 트렁크 개폐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크라운은 2.5 자연흡기 하이브리드와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두 종류가 있다. 두 차종을 모두 경험해 본 결과 확연히 구분이 된다.

후륜구동인 2.5 자연흡기 하이브리드는 토요타의 2.5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과 eCVT(무단변속기)가 조합됐다. 제원상 시스템 출력은 239마력. 복합연비는 4륜구동 및 21인치 휠 기준 17.2km(도심 17.6km. 고속도로 16.6km)다.

이 차는 성능보다는 연비에 초점을 맞췄는데 주행성능은 파워가 아쉽다는 생각이다. 자연흡기 엔진과 CVT의 조합에서 오는 한계인데, CVT 대신 8단 변속기를 얹었으면 어땠을까?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실 주행연비는 대략 15km정도가 나온다. 100km 정도의 일반적인 주행상태에서는 16-17km는 찍을 것으로 보여진다.

드라이빙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 등 3가지 모드가 있는데 스포츠모드를 사용하면 만족스런 주행감을 느낄 수가 있다.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마치 야생마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파워풀하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하고도 이런 파워를 낼 수 있다는 게 경이롭다.

2.4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비보다는 주행성능을 중시한다. 엔진과 모터가 직접 연결되는 간단한 구조인데 2.4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 6단 자동변속기가 E-Four Advanced 시스템이 직접 연결, 시스템 출력이 345마력에 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7초 만에 주파할 정도로 고성능이다.

고속주행에도 안정감이 뛰어나고 특히 달리는 자세가 매우 안정돼 있다. 모터로 뒷바퀴를 구동하는 E-Four시스템이 적용됐는데, 이는 주행상황에 따라 적정한 무게 배분으로 뛰어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드라이빙 모드는 에코, 컴포트, 노멀, 스포츠, 스포츠플러스, 커스텀 등 6가지로 세분화돼 있어 상황에 따라 다양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좀 거칠게 주행한 실연비는 9.8km 정도인데 평상주행에서는 공인연비인 리터당 11km 정도는 가능해 보인다.

안전기능은 최신 운전자보조 시스템 세이프티 센스 3.0, 원격주차,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AVS)이 적용됐다.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과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오토매틱 하이빔(AHB)으로 구성돼 있다.

다이나믹 크루즈 컨트롤은 전방 충돌 가능성이 높거나 사고 발생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운전자에게 긴급 경고하고 필요 시 스스로 브레이크 작동을 한다.

차량이 차선 중앙을 유지할 정도로 정확성이 높고, 코너링도 매우 유연하다. 스스로 앞차와의 거리유지도 한다.

주차 보조 브레이크와 자동 주차 기능도 적용돼 있어 운전이 매우 편리하다.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전체적인 제품력에서 유럽이나 한국의 경쟁모델에 비해 압도적이지만 않지만 나름의 독특한 경쟁력을 갖췄다.

크로스오버라는 독특한 형태에 2.5모델은 압도적인 연비로, 2.4 듀얼부스터는 강력한 퍼포먼스로 장점을 어필한다.

2.5 하이브리드가 5,670만 원, 2.4 듀얼부스터가 6,480만 원인 가격을 감안한다면 큰 고민없이 선택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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