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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사는 전기차, 충전시설 없으면 낭패. 일부 수입차는 무임 승차

- 국내 전기차 판매 전년대비 63.7% 증가
- 전기차 구매 시, 모델 별 가격, 보조금, 성능 등 꼼꼼히 따져봐야
- 전기차 배터리 충전 및 수리에 대한 인프라 확대 필요

  • 기사입력 2023.04.14 09:00
  • 최종수정 2023.04.14 10:2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M 투데이 이상원 기자] 전기차 구매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겨울철 전비가 떨어진다거나 충전상의 어려움 같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국산 인기 전기차종은 평균 1년가량을 기다려야 출고가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국고보조금이 약간 줄기는 했지만 구매 시 가격 매력도가 여전히 높고 운행비용이 엔진차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은데다 전기차에 주어지는 각종 혜택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와 포터 일렉트릭,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일렉트리파이드 GV70 등 인기 전기 차종은 여전히 1년 이상 출고를 기다려야 한다.

전기차 판매도 3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통상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이 끝나는 11월부터 다음해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는 2월까지는 출고가 거의 없는 비수기다.

환경부와 지방자체단체들은 2월 중 보조금 규모 등을 확정하고 3월부터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 때부터 출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6만4,324대로 전년대비 63.7%가 증가했다. 올해도 2월까지 1만2,302대로 전년 동기대비 17.5%가 늘었다.

1톤 전기트럭 포터 일렉트릭은 벌써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62.9% 증가한 4,885대가 출고됐고, 신형 아이오닉 6도 1,655대가 출고되는 등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기아 전기차 니로도 192% 증가한 711대, EV6는 7.1%가 늘어난 1,951대, 봉고 EV는 68% 증가한 5,054대가 출고됐다.

반면, 대표적인 수입 전기차인 테슬라는 전년 동기대비 77.6% 감소한 45대, 스웨덴 폴스타는 44대 출고에 그쳤다.

두 달에 한 번씩 미국 프리몬트공장에서 차량을 수입해 오고 있는 테슬라는 연초부터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기차는 엔진차와 달리 주행거리나 전비, 충전소 사정, 차량 정비 등 따져봐야 할 조건들이 많다.

겉모양만 보고 아무런 생각 없이 구입했다가는 충전이나 차량 정비문제에서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정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배터리 에너지밀도, 충전소 상황, 정비 네트워크 등을 고려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키로 한 것도 이 같은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엔진차를 버리고 전기차를 찾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다.

아이오닉 5를 기준으로 보면 월 1,200km를 운행할 경우, 충전요금 7만5천 원, 보험료 19~20만 원, 자동차세 1만~1만2천 원을 합쳐 월 27만~28만 원 정도가 나온다. 동급의 가솔린모델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다.

전기차는 또, 공회전이 없어 잠시 쉬어갈 때도 냉난방이 되는 공간에서 진동이나 소음 없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차량을 3년 이상 운행하다 보면 유지비용도 만만찮게 든다. 엔진차는 1만km 이상 주행 시 정기적으로 수십만 원에 달하는 엔진오일을 갈아야 하고, 주기가 오면 미션오일도 교체해야 한다.

반면에 전기차는 웬만큼 오래 운행해도 타이어와 와이퍼 빼고는 교체할 부품이 없다. 때문에 일부 지역에선 경정비업체들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전기차라고 다 같은 조건은 아니다.

가장 큰 부분이 보조금의 차이다. 올해 적용되는 정부 보조금은 작년보다 20만 원이 줄어든 680만 원이다. 이 중 성능보조금이 500만 원(중대형 승용차 기준), 인센티브가 180만 원인데, 충전인프라 보조금, V2L 기능탑재 혁신기술 보조금 등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180만 원의 인센티브 보조금 전액을 받는 업체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현대자동차 기아뿐이다.

전기차 전력을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V2L 기술을 유일하게 갖추고 있어 혁신기술 보조금을 받기 때문이다.

V2L 기능은 전기 차량에서 다른 전자기기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장치로, 최근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V2L은 전기차의 대용량 배터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3,600W 수준의 순간 출력이 가능해 웬만한 전자기기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의 최대 약점인 겨울철 배터리 관리 기술도 차량에 따라 차이가 크다.

현대 아이오닉 5 등에는 전장 부품에서 발생한 폐열을 활용해 액상의 친환경 냉매를 기체로 기화시키고, 압축기로 압력을 높인 이후 고압의 기체를 응축기로 전달해 다시 액체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실내 난방에 사용하는 히트펌프가 적용되고 있다.

또, 겨울철 급속 충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조건에서 고전압 배터리를 예열해 주는 배터리 컨디셔닝 모드도 장착돼 있다.

충전인프라는 보조금 차이도 있지만 전기차 운행 상 가장 신경이 쓰이는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잘 따져 봐야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는 급속 충전기 2만2천기, 완속충전기 18만5천기 등 총 20만7천기가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구축한 충전시설은 급속 7,048기이며, 한국전력이 급속 4,961기, 완속 5,825기 총 1만786기다.

올해 환경부는 완속충전기 6만기, 급속충전기 2천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외 현대차의 E-PIT, 테슬라의 V3 슈퍼차저, BMW 차징스테이션 등 자동차 제조사의 충전소는 전국에 약 3,000여기가 운영 중에 있다.

전기차 충전기는 많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충전시간이 길면 소중한 내 시간을 충전에 허비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예컨대 현대차의 아이오닉 5를 E-핏(E-Pit)을 통해 충전할 경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최고 18분 이내에 충전이 가능하다. 다른 전기차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 시간 이상씩 허비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전기차는 수리문제도 간단치가 않다. 고전압 배터리 등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전문 테크니션이 상주하는 정비센터를 갖추지 않으면 간단한 고장도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수입차업체들은 한 두 개의 전기차 전담 정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도 정비센터가 9개에 불과하다.

반면, 현대차는 직영 하이테크센터 22개를 포함, 전국에 전기차 전담 블루핸즈 516개 등 총 538개 정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의 충전 편리성도 주요 구매 고려사항이다.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 유지관리 전문 기업 카123제스퍼와 함께 서울지역 현대 EV 차량을 운용하는 법인 고객 대상으로 ‘EV안심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EV안심케어는 차량을 충전하는 동시에 차량 점검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로, 현대차가 지난 2016년부터 운영 중인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V2V 긴급충전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기술 및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V2V(Vehicle to Vehicle) 급속충전 기술을 적용했다.

서비스 항목은 20kWh의 전력 충전과 유리세정, 차량 점검이다. 외관점검, 워셔액, 브레이크오일, 냉각수, 타이어 마모도 및 공기압 등도 살펴준다.

이용료는 회당 2만8천 원으로 타사 서비스 대비 44% 저렴하다. 주중 오전 9시에서 1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 일반 전기차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를 활용, 차량 간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V2V 서비스와 트럭에 충전 가능한 배터리와 설비를 탑재해 차량에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형 충전 서비스, 대리기사를 활용해 차량 충전 및 세차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픽업 충전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V2G(그리드), V2H(홈), V2L(도로) 서비스의 상용화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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