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래야 진짜 인증중고차지’. 현대 인증중고차가 특별한 이유는?

  • 기사입력 2023.10.27 10:05
  • 최종수정 2023.10.27 10:44
  • 기자명 최태인 기자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M 투데이 이상원 기자] 현대자동차의 인증중고차가 본격 출범했다.

현대차는 24일부터 경남 양산과 경기 용인에 있는 인증 중고차 센터에서 만든 인증중고차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와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 등록 후 중고차 매집에서부터 상품화, 물류,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자체 인프라를 마련했다.

특히, 신차 제조라인과 유사한 인증 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2곳에 만들어 이곳에서 직접 상품화를 하고 있다.

현대차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현대차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현대차가 자사 브랜드 중고차를 매입해 상품화 센터에 보내면 이 곳에서 270개가 넘는 항목에 대해 진단을 실시한 후 정비, 내·외관 개선작업을 통해 신차에 가까운 컨디션으로 리뉴얼 후 품질 인증마크를 붙여 100%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모바일 앱과 전용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 비교한 후 견적을 내고 계약을 마치면 원하는 곳에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중고차 매집에서부터 상품화, 물류,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이 말 그대로 인증중고차(Certified Pre-Owned Cars)다.

현대차의 인증중고차 판매에 대해서는 기존 중고차업계 뿐만 아니라 수입차업계도 관심이 높다. 현대차의 이런 중고차 상품화 유통과정이 이전과는 완전히 방식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현대차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인증중고차는 지금까지는 주로 수입차에서만 통용되고 있는 용어였다. 일부 중고차매매상사들이 국산, 수입차 할 것 없이 자체 인증 과정을 거쳐 ‘인증중고차’란 이름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래 취지의 ‘인증중고차’와는 거리가 멀었다.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수입차브랜드들이 정의하는 인증중고차는 신차로 판매된 지 5년 이하. 또는 주행거리 10만㎞ 미만의 무사고 차량을 매입해 직접 성능 점검과 수리 과정을 거쳐 상품화한 뒤 ‘브랜드 인증 중고차’로 판매하는 차량을 말한다.

물론 판매한 차량에 대해 대부분 1년 2만km의 보증도 제공한다.

하지만 이들 수입차 브랜드들은 자체 상품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외부 수리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인증중고차’란 의미가 무색하고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현대차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현대차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아우디, BMW, 포드, 재규어랜드로버, 토요타. 렉서스는 물론 포르쉐까지 국내에서 인증중고차를 판매하는 거의 모든 수입차 브랜드들이 진단 과정을 제외한 부품 교환이나 외판 수리, 세차나 광택 등 대부분의 상품화 과정을 영세 수리업체에 맡기고 있다.

많게는 200가지에 달하는 항목을 진단한 뒤 상품화 작업을 거쳐 인증 중고차란 이름으로 판매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매입한 차량을 브랜드가 정한 항목을 진단만 할 뿐, 가장 중요한 실제 수리와 상품화 과정은 외부 수리업체에 맡기고 있다.

대표적인 중고차 매매단지가 들어서 있는 서울 장한평이나 양재동 오토갤러리 등에 입주해 있는 프리미엄 수입 인증중고차들도 이 곳에 있는 각종 수리 및 광택업체들을 통해 일반 중고차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상품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중고차 상품화를 전문으로 하는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다. 많은 수입차업체들이 같은 업체에서 상품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진단한 내용대로 수리가 됐는지, 또는 적정한 부품을 사용했는지 등을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현대차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실제로 인증중고차(Certified Pre-Owned Cars)란 스티커를 달고 판매된 차량들도 에어컨이나 히팅기능 미작동이나 디스플레이 작동 오류 등의 불만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업체들이 중고차를 진단하고 자체 수리를 한다면서도 외부업체에 맡기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자체 수리에 비해 외부에 위탁하면 상품화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현대차의 인증중고차는 수입차 등 기존 업체들의 인증중고차와 달리 오랜 기간 신차 생산과 연구개발(R&D), 서비스 등을 통해 쌓은 기술과 노하우로 구축된 시설과 장비, 인력, 상품화 프로세스를 거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상품화 작업
현대차 인증중고차 상품화 작업

현대차는 자사가 보유한 제조 및 서비스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인증중고차센터 입고 점검 – 정밀진단(차량 선별) – 품질개선(판금·도장 등) – 최종점검 – 품질인증 – 배송 전 출고점검 - 출고세차 등 7단계에 걸친 ‘상품화 프로세스’를 통해 상품화된다.

상품화센터 입고 점검 후 진행되는 정밀진단은 차량 외관과 실내는 물론 주행 성능, 엔진룸, 타이어 등의 부분에 현대차 272개 항목, 제네시스 287개 항목에 걸쳐 진행되며, 특히 정확한 진단을 위해 스마트 진단 장비까지 사용된다.

정밀진단 결과에 따라 기능 정비와 판금·도장 등의 품질개선이 이뤄지며, 수리 과정에서 사용되는 부품 역시 신차와 동일하게 현대차가 인증한 부품들만 투입된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상품화 작업
현대차 인증중고차 상품화 작업

다만 노동력이 투입되는 세차와 광택 과정은 상품화 센터 내에 입주한 외부업체가 담당한다.

가장 중요한 공정인 완성품에 대한 검사도 현대차의 베테랑 정비담당자들이 배치, 직접 점검을 한다.

완성된 차량을 고객이 간접적으로 살펴 볼 수 있도록 하는 '오감만족 서비스'도 앱을 통해 제공된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상품화 작업
현대차 인증중고차 상품화 작업

이는 차량 내외부 360도 가상현실(VR) 콘텐츠와 초고화질 이미지를 통한 촉감 정보, 실내 공기 쾌적도를 수치화한 후각 정보, 타이어 마모 정도 등 기능 상태를 보여주는 초감각 정보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차량을 상태를 원격으로 살펴 볼 수도 있다.

이 같은 까다로운 상품화 과정이 수행되는 양산 인증중고차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지면적인 31,574m2(9,551평)에 연면적 1만76m2(3,048평) 규모의 지상 2층, 2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60대의 상품화가 가능하다.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용인 인증중고차센터는 중고차 복합단지 ‘오토허브’ 내 3개동에 걸쳐 연면적 7,273m2(2,200평) 규모로 하루 30대까지 상품화된다.

인증중고차센터에는 특히, 상품화시설 외에 치장장과 출고작업장, 차량보관 및 배송 등의 물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런 시설들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백억 원대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 때문에 다른 국산차업체들이나 중고차 사업이 임포터(수입사)가 아닌 딜러사 비즈니스인 수입차들로서는 이런 대규모 투자가 사실상 불가하다.

때문에 제조사가 직접 만들어 유통하는 제대로 된 인증중고차는 현대차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M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