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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가져도 충분한 전기차, 진화 수준의 변화, '업그레이드 폴스타 2'

  • 기사입력 2023.11.06 01:00
  • 기자명 이정근 기자

[원주=M투데이 이정근기자]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자동차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은 어느새 아날로그 같다는 느낌이 강해진다. 그리고 전기차는 자동차의 카테고리에서 탈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 같은 느낌이 든다.

보통 내연기관 모델은 출시, 연식변경, 페이스리프트, 풀체인지 등으로 약 5년에서 7년 주기로 변화해 가는데 반해 전기차는 내연기관과는 다르다. OTA라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연식과 상관없이 최신 기능과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별도의 물리적 부품 변경 없이도 성능이나 주행거리 개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업그레이드"라는 이름으로 폴스타 2의 페이스리프트를 알렸다. 변화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분명히 2021년 출시된 지 2년 만에 디자인이 살짝 변경되었고, 파워 트레인이 변경되었으니 페이스리프트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폴스타는 '업그레이드'로 표현했다. 

폴스타 2는 한국 시장에 2022년 처음 진출했다.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폴스타가 볼보의 자회사였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과 같이 얌전한 볼보의 고성능 버전을 담당했던 것이 바로 폴스타였다. 

하지만, 폴스타는 당당히 볼보 산하에서 브랜드로 독립했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순수 전기차를 생산하는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폴스타 1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매년 하나의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발표하고 세단, 스포츠카, SUV, 패스트백 모델 등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폴스타 1부터 폴스타 6까지 준비하고 고객들과 만나고,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폴스타 2는 폴스타 브랜드 최초의 양산형 모델로 세단과 SUV의 중간 지점에 있고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패스트백 스타일이다. 

폴스타가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과 다른 점은, 퍼포먼스를 다루던 브랜드 DNA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 탄소 중립, 비건 소재, 지속가능성, 친환경(그린워싱이 아닌 진짜 친환경)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폴스타는 탄소 발자국 감소, 온실가스 저감, 친환경 소재 개발, 비건 소재 적용, 지속 가능한 소재 채택 등에 대한 자료를 더 많이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업그레이드 폴스타 2에서도 많은 시간을 이런 부분에 할애하기도 했다. 자동차를 단순한 탈것이 아닌 생활에 함께하는 동반자이고, 폴스타 2를 타는 것이 미래를 함께 지켜나가는 방법이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업그레이드 폴스타 2는 해야 할 이야기들이 상당하다. 페이스리프트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변했고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체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폴스타 2
폴스타 2

 

업그레이드 폴스타 2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먼저, 눈에 보이는 변화다. 기존의 큐빅 패턴의 그릴이 사라졌다. 대신 그릴이 있던 자리에 스마트존(SmartZone)을 적용했는데, 더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었다. 폴스타 3에서 보던 디자인이 폴스타 2에도 적용되어 내년 출시 예정인 폴스타 3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바뀌면서 폴스타의 패밀리룩이 자연스러워진 듯한 느낌이다. 

스마트존에는 카메라와 레이더를 포함한 안전운전을 위한 다양한 장비들이 들어가 있는데, 어색하지 않게 디자인한 덕분에 지나가면서 보면 그냥 막혀있는 그릴로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휠 디자인이 일부 변경되었는데, 20인치 휠을 선택했을 때 기존 휠과 다른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야간에만 확인할 수 있는 옵션도 있는데, 파일럿 팩을 선택하면 픽셀 LED 헤드라이트가 들어간다. 각각 84개의 LED를 갖추고 카메라를 통해 최대 5대의 차량 시야를 방해하지 않고 최적의 주행 가시성을 확보해 야간 주행 시 안전성도 확보해 준다. 

외관상의 변화는 그릴의 변화로 인해 더 차분해지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느껴지는 정도의 소소한 것이다. 그래서 그릴을 제외하고 뒷모습이나 측면에서는 어디가 변한 것인지 한 번에 알아차리기 힘들다. 

폴스타 2의 "업그레이드"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구동 방식의 변경과 모터의 변경이다. 기존 폴스타 2는 전륜 구동 방식이었지만, 후륜 구동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덕분에 5:5에 가까운 완벽에 가까운 무게 배분을 만들었고, 후륜 구동이 되면서 전기차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토크를 조금의 손실도 없이 바로 도로로 전달해 더욱 짜릿한 주행이 가능해졌다.

정확한 수치로는 알 수 없지만 4:6의 비율에 가까운 전륜 구동일 경우 급가속 할 때나 출발 시 앞쪽이 살짝 뜨면서 아주 조금의 동력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5:5 비율의 후륜구동의 경우 그럴 우려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이전의 AWD 시스템이 4개의 휠에 같은 토크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후륜 구동으로 변경되면서 더욱 지능적인 AWD 시스템으로 변했다. 평소에는 후륜 구동으로 달리다가 주행 상황에 전륜에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라 효율성 면에서도 충분히 개선되었으며, 주행 질감도 후륜 구동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기존의 동기식 모터에서 차세대 영구 자석 전기 모터와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를 탑재해 성능과 효율성 모두를 사로잡았다. 

간단하게 수치로만 살펴보면, 싱글 모터는 출력이 231마력에서 299마력으로 무려 68마력이 상승하고 최고 속도도 168km/h에서 205km/h로 올라갔다. 주행거리도 417km에서 449km로 대폭 상승했다.

듀얼 모터도 출력은 408마력에서 421마력으로 개선되고 0-100km/h 가속은 0.2초 빨라지고 주행거리도 334km에서 379km로 무려 14%나 개선됐다. 모터 변경으로 성능이 올라 실제 주행 시에도 만족감이 더 커졌고,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도 즐겁게 달릴 수 있다. 즐겁게 달리는 만큼 걱정되는 것이 주행 가능 거리인데, 크게 개선된 주행 가능 거리 덕분에 충전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함 없이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된 것이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인 것 같다.

그 어떤 변화보다 가장 안 보이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폴스타 2는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탑재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했다. 구글의 기능도 편하게 사용하고,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최적화되어있는 NUGU 시스템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해 익숙해지면 버튼 터치 과정 없이 음성 명령으로 차량의 중요한 기능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시승 중 버튼 터치 없이 목적지 설정, 에어컨 조절, 뉴스 정보 등 다양한 기능들을 음성 명령만으로도 실행하고 제어할 수 있었다. 충전 상태 확인, 충전기 정보, 경로상 충전소 포함 안내 등 전기차에 특화되어 있는 기능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업그레이드 폴스타 2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많이 바꾸면서도 싱글 모터의 가격은 5,490만 원에서 5,590만 원으로, 듀얼 모터의 가격은 5,990만 원에서 6,090만 원으로 각각 100만 원씩 인상했다. 

시승 내내 이 정도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100만 원 가격 인상은 폴스타가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어떤 의미인지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했다. 다만 눈에 보이는 부분이 크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바뀐 가격에 다소 고민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시승을 통해 경험하고 바뀐 부분들을 하나씩 보게 된다면, 가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더 강력해진 성능과 주행 가능 거리, 더 미니멀해지고 고급스러운 디자인, 편리해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그대로 더했는데 옵션 가격이 내렸거나 그대로인 점이다.

하만카돈 오디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인테리어 일루미네이션, 전동 시트, 전동 테일게이트, 열선, 디지털 키 등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다양한 옵션이 포함된 플러스 팩 가격은 기존의 539만 원에서 490만 원으로 인하하고, 퍼포먼스 팩, 파일럿 팩은 가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단순히 작은 디자인 변경, 일부 옵션의 변경 또는 추가로 가격을 크게 올리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가격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많은 변경과 추가를 시도한 폴스타의 노력을 많은 소비자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업그레이드 폴스타 2는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닌 완벽한 진화 수준의 변경을 단행했다. 이제 평가는 실제 폴스타 2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내려야 할 차례다. 폴스타는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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