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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하락세 영향" LG엔솔·포드·코치그룹,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철회

  • 기사입력 2023.11.13 09:06
  • 기자명 최태인 기자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포드자동차,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함께 추진하던 튀르키예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코치그룹과 현지 합작공장을 짓기 위해 체결한 구속력 없는 3자 업무협약(MOU)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3사는 지난 2월 MOU를 맺고 튀르키예 앙카라 지역에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연 2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 향후 생산량을 45GWh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 연말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전략을 급선회했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신규 증설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기존 공장의 유휴 설비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해 포드에 공급한다. 급성장하던 전기차 시장이 사실상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가면서 완성차·배터리 업체 투자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소비자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고려했을 때 튀르키예에 건설 예정이던 배터리셀 합작법인 생산시설 투자를 지속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것에 상호 동의했다”고 밝혔다.

 LG엔솔은 현재 운영·건설 중인 북미 8곳(342GWh) 공장을 포함해 폴란드·인도네시아·충북 청주 등에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합작공장 철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다 보니, 전기차 업체는 물론 배터리 업체들까지 움츠러들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전기차에 500억달러(약 66조원)를 투자하겠다던 포드는 올 들어 시장 성장세 둔화가 뚜렷해지자, 지난달 120억달러(약 15조8,160억 원) 투자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기차 사업에서만 45억 달러(약 5조9,31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포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포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이미 6,000명 이상의 인력을 줄인 바 있다.

존 롤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는 모두가 예상한 것보다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전기차 구매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도 가솔린·하이브리드차에 비해 전기차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튀르키예 공장 신설은 추진 초기에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배터리업체들이 투자를 강행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 국면이 무리한 설비 투자를 정리하고 기술 개발, 수율 제고 등에 집중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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