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말 다를 거예요, 직접 느껴보세요!" 메르세데스-AMG 'EQE·EQS 53 4매틱+' 타보니

  • 기사입력 2023.06.19 09:04
  • 기자명 이정근 기자

[용인=M투데이 이정근기자] AMG 익스피리언스 데이에 준비된 다양한 모델 중 가장 기대되는 모델은 이제 친숙해져 가는 럭셔리 전기 세단에 AMG가 붙은 '메르세데스-AMG EQE' 그리고 '메르세데스-AMG EQS'다.·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가 나오며 말 그대로 앞으로 튀어 나가는 것이 당연하고, 꼭 고성능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보통 전기차들이 이런 느낌을 준다.

내연기관을 장착했던 E-클래스와 S-클래스의 모델들은 넘치는 출력과 토크를 가지고 있었고, AMG를 만나면 얌전했던 모습을 감추고 야수 같은 본능을 드러낸다.

그런 AMG가 전기차를, 그것도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덕분에 중량이 2톤이 넘어가는 EQE와 EQS를 만났을 때 얼마나 빠르게가 아닌, 얼마나 가볍고 잘 달릴 수 있게 만들었을지 가장 궁금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담당자는 메르세데스-AMG EQE를 보며 "정말 깜짝 놀랄 겁니다, 다릅니다. EQE가 완전히 다른 차가 되었어요"라고 단언한다. 이 말을 확인하려면 직접 타보고 느껴보는 수밖에 없다.

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

피트로 나가니 유려한 자태를 뽐내며 줄지어 서 있는 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가 기다린다. 언뜻 봐선 EQE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곳곳에 대놓고 드러난 디테일에서 AMG의 향기가 난다.

AMG가 만드는 두 번째 고성능 전기 세단이며,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EVA2'에서 만들어진 진짜 전기차다. 

AMG 전용 전기 듀얼 모터, AMG 특유의 묵직한 사운드, AMG의 터치가 강렬한 디자인 포인트, 여기에 AMG 전용 솔루션을 가득 담아 일반 EQE와는 완전히 다른 AMG 전기차라는 것을 당당하게 보여준다.

먼저 동승석에 앉아 3번의 랩을 돌았다. 코스를 익히는 첫 번째 랩에서는 천천히 속도를 올려가며 코스에 적응하는 과정을, 제대로 달릴 수 있는 것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랩이다.

코스를 익혀 나름 거칠게 코너를 공략하고, 가속 및 제동을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 차가 전기차구나라고 느끼는 포인트는 당연히 제동하는 순간이다. AMG 자체가 워낙 가속이 빠르고 안정적인 주행을 하기도 하지만, 대형 사이즈의 브레이크를 달고 있으니 제동 역시 날카로움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에는 제동과 급제동 시 하나의 과정이 더해진다. 바로 모든 전기차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회생제동 기능이다. 옆에서 느끼는 정도지만 확실히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여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그래서 제동 시 일반적인 자동차와 다른 이질감을 느낄 수 있고, 조금 당겨진다거나 브레이킹 타이밍을 놓칠 경우 밀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 보인다. 물론, 서킷이기 때문에 더 느껴질 뿐 일반 도로에서 이런 차이를 느낄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다.

AMG-EQE의 움직임은 거대한 몸체에도 불구하고 잘 벼려진 칼처럼 날카롭다. 다서 급하게 들어가는 코너에서도 최대한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언제나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옆자리 시승은 이쯤 하고, 이제 직접 느껴볼 시간이다.

피트에 들어서 정렬한 AMG-EQE의 운전석에 앉아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바로 MBUX 하이퍼 스크린이다. 대시보드 전체가 스크린이고 운전석, 센터, 그리고 동승자석까지 전부 풀 컬러의 향연이다.

그리고, AMG-EQE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하나의 아이템을 찾았다. 바로 IWC 시계다. 사실 상식적이지 않은 시계가 센터 스크린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인 시계가 스크린 한구석에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도라면, AMG-EQE에 있는 IWC 시계는 주인공이라도 되는 듯 벽시계 정도 되는 커다란 사이즈로 존재감을 강렬하게 드러낸다. 심지어 메뉴에도 'IWC'가 있다.

이 IWC 시계로 랩타임을 재면 왠지 더 정확하게 측정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꼭 트랙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또는 출퇴근길에서도 충분히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MBUX가 워낙 많은 기능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만약 하나의 기능을 사용하라면, 당연히 IWC 시계다. AMG-EQS에도 없는 AMG-EQE의 아주 특별하고 좋은 옵션인듯하다.

스티어링 휠을 잡고 가속페달에 살짝 발을 올리니 AMG 특유의 사운드가 비록 가상이지만 심장 바로 옆에 스피커를 켠 듯 진동과 함께 전달된다. AMG-EQE의 가속은  0-100km/h가 3.5초에 불과하다. 어지간한 내연기관 스포츠카, 슈퍼카들이 내는 숫자와 비슷하다. 그만큼 가속이 놀랍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어 끝까지 밟으면 헤드레스트에 머리가 '쿵'하고 닿으면서 시트에 몸이 파묻히듯 앞으로 치고 나간다. 직선 주로에서 시속 200km/h까지 가속은 순식간이다. 단순히 몇 초가 소요되는지 세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밟는 대로 앞으로 트랙을 부드럽게 휘어잡으며 나간다. 

내리막 코너에 들어서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회생제동이 시작된다. 아주 잠깐이지만 회생제동을 믿고 조금 더 늦게 브레이킹 포인트를 늦출까도 생각했지만 늦는다. 트랙이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를 깊게 밟고 최대한 제동을 걸어 속도를 줄이고 코너에 진입한다. 중량이 2,556kg인데 이런 제동력과 코너링이 가능하다니, 놀랍다. 역시 AMG는 AMG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차중량이 2.5톤이라면 상식적으로 제동 시 무게 때문에 밀리는 현상이 있는 것이 당연할 텐데 안정적인 제동과 뛰어난 밸런스를 잡아가며 위화감 없이 제동과 가속을 해 나간다. 또 코너에서 3.6도까지 돌아가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큰 역할을 한다. 더 적은 움직임으로 다양한 각도의 코너를 부드럽게 지배한다.

실제 코너에서 스티어링을 돌리며 "이 정도면 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속에서 더욱 확실한 효과를 낸다. 트랙이 아닌 일상이라면 주차를 하거나 유턴하는 상황에서 작은 회전반경을 느끼며 감동하게 될 포인트가 아닐까?

세 번의 랩을 돌며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의 드라이빙 모드를 순차적으로 변경하며 주행했는데, 각 모드에 따른 차이는 분명하다. 하지만 어떤 모드를 선택하더라도 AMG-EQE는 확실하게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알고 가진 모든 능력을 다해 최고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메르세데스-AMG EQS 53 4MATIC+

피트에서 AMG 라인업 중 가장 럭셔리한 모델을 만난다. 바로 AMG-EQS다. 이미 EQS라는 이름이 럭셔리 전기차의 대명사가 돼 있지만, AMG는 럭셔리를 우아하게 바꾸고 스타일리시하게 포장해놨다.

일단, AMG-EQE보다 더 크고 넓고 길다. EQE나 EQS 모두 '원-보우(One-Bow)'라는 디자인으로 공기역학적으로 최적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대형 세단인 만큼 커다란 차체를 작게 보이게 만들지는 않는다. 다만, 큰데 참 섹시하게 생겼다는 느낌이라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실내는 최고급 모델답게 모든 것이 화려하다. 그렇다고 해도 단순함이 트렌드인 전기차의 인테리어가 그렇듯 MBUX 하이퍼스크린이 인테리어의 전부인 듯 들어온다. 화려한 컬러와 애니메이션 가득한 스크린에 넋을 살짝 빼앗기지만, 운전자가 필요한 정보는 빼놓지 않고 곳곳에 배치하고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이렇게 커다란 덩치에 무게도 2.5톤이 넘지만 107.8kWh가 넘는 엄청난 용량의 배터리와 484W의 출력을 내는 전기 모터가 0-100km/h 가속을 3.8초까지 끌어올렸다. 일반적으로 AMG-EQS가 주로 다니게 될 도시의 거리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겠지만, 늘 여유로운 자신감의 근거 정도는 되기 충분하다.

피트를 벗어나 트랙으로 들어가면 여유롭게 성능을 풀어낸다. 하지만 AMG-EQE처럼 날카로운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여유 넘치는 모습이다. 가속, 코너링, 제동 모든 면에서 여유롭다. 다만, 제동 시 다소 밀리는 듯한 모습이 아쉬웠지만 이틀간 가혹한 조건에서 트랙을 이 정도로 돌면서도 여유로운 제동력을 보여주는 정도라면 일상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적 믿음'이라고 해도 좋을 제동 능력이다.

코너에서는 AMG-EQE보다 오히려 더 움직임이 좋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무려 9도까지 지원되기 때문에 급하게 돌아나가는 코너에서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도 노면의 상태에 따라 차체의 불편한 움직임을 최대한 억제하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게 돕는다.

AMG-EQS도 AMG의 섬세한 손길이 닿은 모델이기 때문에 서킷에서 나름대로 짜릿하고 즐겁게 달리는데 충분하고 넘친다. 하지만, 피트로 들어오는 짧은 길을 부드럽게 미끄러지듯이 마치 요트가 부두로 돌아오는 그 짧은 순간이 가장 조용하고 아늑한 순간이었다.  

AMG가 이미 대세가 되고 있는 전동화의 흐름에 대응하고 전기차에 AMG 고유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불어 넣어 전기차 시대에도 AMG가 AMG로 고객과 팬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미 AMG는 EQE, EQS에 자신들의 DNA를 정확하게 주입했으며, AMG 고유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세그먼트와 성격에 맞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고, 그것을 조금이나마 확인한 하루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