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IRA 규제 뚫었다“ 中 CATL, 포드 동맹으로 美 진출. K-배터리 예의주시

  • 기사입력 2023.02.16 08:58
  • 기자명 최태인 기자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자동차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

CATL이 미국에 제조 공장을 두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속 규제를 뚫고 우회 진출해 이목을 끈다. 이에 따라 중국 배제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던 국내 배터리 업계에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배터리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35억달러(약 4조4,975억 원)를 투입해 CATL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미시간주 마셜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일반적인 합작법인과 달리 미시간 공장은 포드가 지분 100%를 갖는 형태로 설립되며, CATL은 기술을 지원하는 식으로 공장 운영에만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IRA를 우회하기 위해서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들어간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

또 IRA는 중국을 겨냥해 해외 우려 기업이 만든 배터리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는데, 포드의 미시간 공장은 CATL이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IRA의 혜택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CATL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는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로,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에 모두 1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이번 IRA 우회로 CATL이 미국에 진출하면서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진출도 촉진할 수 있다. 현재 CATL 이외에도 BYD, CALB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K-배터리 업체들은 IRA로 인해 중국 업체가 북미 시장 진출이 막혀 반사이익을 예상했으나, 이번 포드의 발표로 다소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향후 북미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합작공장은 IRA 시행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과연 미국 정부가 이를 용인할지 의문"이라며, "포드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고, IRA 세부 규정 등도 아직 마련되지 않은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술력에서 압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