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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더러 神이라도 되라는 건가? 팰리세이드 수요 예측 실패 논란

  • 기사입력 2019.02.24 11:23
  • 최종수정 2019.02.25 07:21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팰리세이드의 예상치 못한 수요 폭발이 이어지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대형 SUV 팰리세이드 열풍이 심상찮다. 지난해 12월 11일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두 달여 만에 누적 계약대수가 6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달까지 팰리세이드 출고량은 지난해 12월 1,908대, 올 1월 5,903대 등 총 7,811대, 2월 출고량을 5천대로 잡더라도 1만3천대로 출고대기물량이 4만7천대에 달한다.

현재 현대차 울산 4공장의 팰리세이드 월 평균 생산량이 5천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 9개월이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기본모델인 익스클루시브 일부 사양은 3-4개월 만에 출고가 가능하지만 프레스티지의 경우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더 심각한 건 북미 수출이 시작되는 4월 이후부터다. 사실 팰리세이드는 국내 보다는 북미시장을 겨냥해 만든 모델이기 때문에 국내보다 북미에서 더 많은 주문량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4월 이후에는 5천대 중 절반인 2,500대 가량은 수출로 배정해야 하기 때문에 내수 공급량은 월 2,500대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그야말로 ‘팰리세이드 공급 대란(大亂)’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는 공급량을 더 늘리기 위해 부품업체에 발주물량을 늘리고 노조와 생산 확대를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팰리세이드의 연간 생산량을 8만대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노조와의 협상이 잘만 진행되면 월 8천대 가량을 생산, 내수와 수출에 4천대씩 공급이 가능해진다는 계산이다.

생산 확대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고 있지만 확대 규모는 이달 말에나 확정될 전망이다.

상황에 이렇다보니 일부 언론에서는 현대차 경영진에 팰리세이드 수요예측 실패의 책임을 묻고 있다.

당초 현대차는 팰리세이드가 내수에서 2만5천대 정도 팔린다고 예측했다가 사전계약 첫날 3,500대 가량 계약이 폭주하자 판매목표를 3만대로 올렸다가 계속 주문이 밀려들자 다시 목표치를 4만대로 늘렸다면서 이는 과거 대형 SUV의 판매대수 데이터만을 근거로 올해 수요를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아 대형 SUV 모하비는 연간 최대 판매량이 1만5천여 대, 현대차 맥스크루즈의 연간 판매량은 1만대 안팎, 쌍용차 대형 SUV인 G4 렉스턴 역시 연간 5천대 수준으로 연간 3만대 정도로 밖에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맞는 얘기다. 지난 해 국내 대형 SUV 수요는 렉스턴 픽업을 포함, 4만7천여 대, 픽업트럭을 제외한 순수 국산 및 수입 대형 SUV 수요는 3만5천여 대 규모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투입으로 연간 대형 SUV 수요를 연간 약 6만대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내부적으로는 이 중 절반가량인 약 3만대 가량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정도만 해도 대단히 파격적인 예상치다. 아무리 수요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중.소형 SUV가 대세인 국내시장에서 판매가격대가 평균 4천만 원을 웃도는 대형 SUV를 약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현대차 경영진의 수요 예측 실패라는 논리는 말처럼 쉽지가 않다는 게 현대차측의 항변이다.

대형 SUV를 개발하면서 처음부터 기존 수요의 몇 배나 되는 무모한 투자는 할 수가 없다. 만약 이같은 예측을 했다가 판매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한다면 엄청난 리스크를 떠 안아야하기 때문에 정의선수석부회장으로서는 쉽게 수용할 수 없는 문제다.

올해 현대차가 예상하고 있는 팰리세이드 연간 8만대 판매는 이전 기준으로 본다면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할 만한 수준이다. 대형 SUV가 단일차종으로 연간 8만 대가 팔린다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것이다.

팰리세이드는 예약이 폭주하면서 먼저 차량을 인도받으려고 가짜 계약을 넣는 이른바 허수(?)가 10% 정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

또, 구입 가격대도 기본모델의 제시가격은 3,600만 원대지만 몇몇 옵션을 포함한 실제 구매가격은 4천만 원을 넘어서는데다 출고 대기 기간이 워낙 길어 3월 이후부터는 상당 부분 거품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6월 이전까지는 평균 대기기간이 3-4개월로 단축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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