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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옥 입주도 못하나? HD현대, 인천시의 연구인력 GRC 입주 반발로 곤혹

  • 기사입력 2023.05.06 08:44
  • 최종수정 2023.05.06 09:3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HD현대그룹 판교 글로벌R&D센터(GRC)
HD현대그룹 판교 글로벌R&D센터(GRC)

[M 투데이 이상원기자] HD현대그룹이 판교 글로벌R&D센터(GRC) 연구인력 입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경기 판교에 새롭게 마련한 사옥 GRC 입주를 시작했다.

판교 GRC는 HD현대(구 현대중공업)가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한 후 20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마련한 신사옥이자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과 경기 성남시, 분당 용인시 마북동 연구센터에 흩어져있던 연구개발(R&D) 역량을 하나로 합친 새로운 R&D 거점이다.

2016년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이 전 계열사를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 통합R&D센터 건립키로 하고 성남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6년만인 지난해 12월 계열사들이 처음 마련한 신 사옥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판교 GRC에는 현재 현대오일뱅크,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일렉트릭, 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인프라코어, 한국조선해양 등 17개 계열사의 연구 인력과 경영직군에 소속된 5,000여명이 입주, 사실상 HD현대그룹의 본사이자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천광역시에 본사를 둔 중장비 생산업체인 HD현대인프라코어의 연구 인력 약 370명도 합류했다. 그룹 연구개발 조직과 인력 통합 운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목적이다.

그런데 최근 인천시와 더불어민주당 인천지역구가 연구 인력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 동구(구청장 김찬진)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HD현대인프라코어 연구인력 판교 전환 배치와 관련, 지역경제에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환경오염에 부담이 되는 생산 공장은 그대로 둔 채 R&D 연구인력 만 유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인구 유출 현상을 악화시킨다는 이유다.

또, 대기업이 주민 여론에도 귀를 기울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책무를 져야 한다며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도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HD 현대가 인천 동구에 있는 글로벌연구개발(R&D) 센터 연구직 직원 367명을 경기 판교에 있는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로 발령한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인천시광역시도 해당 문제에 대해 지역 여론과 더불어민주당의 압박이 거세지자 최근 HD현대인프라코어 측에 대안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인천시가 기업의 연구개발 인력 재배치까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기업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는 행위라는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수 연구인력 확보가 시급한데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좋은 건무여건 제시가 필수적”이라며 “많은 대기업들이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제조 경쟁력 확보나 R&D 역량의 효율성을 위한 지역 간 인력 전환배치는 종종 시행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인 한국지엠도 부평2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물량이 줄자 부평2공장 인력 1,200명 가운데 700명 가량을 경남 창원공장으로 전환 배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 철수로 약 1천명 가량의 직원들을 다른 지역에 있는 기흥연구소, 대형 디스플레이사업부, 중소형 디스플레이사업부, 300여명은 삼성전자로 전환배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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