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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판매 50% 증가에도 배터리업체들 앞날이 불안한 이유는?

  • 기사입력 2023.07.10 15:50
  • 최종수정 2023.07.10 15:55
  • 기자명 이상원 기자
LG엔솔-GM합작 '얼티움셀즈'의 오하이오주 워렌공장
LG엔솔-GM합작 '얼티움셀즈'의 오하이오주 워렌공장

[M 투데이 이상원기자]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가 전년 같은기긴에 비해 50%나 증기했지만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예측기관들의 예상치에 못 미칠 경우, 북미에 막대한 시설을 투자한 배터리업체들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Motor Intelligence)가 지난 최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는 55만7,330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50%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내연기관 차량 판매는 10% 증가에 그쳤다. 전기차 구매 수요 증가율이 엔진차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향후 전기차시장은 지금처럼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전기차 판매는 가솔린 가격 상승과 전기차 신 모델 출시 등으로 판매 증가율이 71%에 달했던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20% 이상 둔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미국 판매딜러들의 전기차 재고량도 약 9만대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올해 전기차 판매는 순수한 수요증가에 의한 요인보다는 대규모 할인의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한 테슬라는 올 상반기에 모델에 따라 14~28%까지 가격 할인을 단행했다.

포드자동차도 머스탱 마하-E 전기 SUV의 가격을 7~15% 인하했다. 상반기 포드의 미국 판매는 12%가 증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쉐보레 볼트 EV 등의 가격을 6천 달러 정도 가격을 할인했다. 올 상반기 쉐보레 볼트 EV 및 CUV 판매량은 3만3,659대로 전년 동기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테슬라와 포드, GM 전기차에 대해 7,500달러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증가가 보조금과 대규모 가격 할인에 의존했다는 얘기다. 만약 이런 외적 요인이 없었다면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수준보다 크게 늘어나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들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는 추세다.

일부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면서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과 달리 움직이게 되면 미국 배터리 시설에 집중 투자한 K-배터리 3사 등 배터리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Blue Oval)을 통해 켄터키 주 글렌데일(Glendale)과 테네시 주 스탠튼(Stanton) 배터리 공장에 총 114억 달러(약 14조8,900억 원)를 투자하고 있다.

양 사가 짓고 있는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은 켄터키 주 2개와 테네시 주 1개로, 여기서는 연간 129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포드는 2026년 연간 2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또, 현대자동차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조지아 주 바토카운티(Bartow County)에 총 50억 달러(약 6조5,310억 원)를 투자, 연 3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지난 2019년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했다.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州)에 제1공장(35GWh 이상), 테네시주에 제2공장(35GWh 이상)을 건설 중이다.

얼티엄셀즈는 지난해 말 미시간주에 배터리 3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제3공장의 생산 규모를 5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혼다와도 오하이오 주 제퍼슨빌(Jeffersonville)에 40GWh 규모 공장을 올해 착공했다.

이 공장은 파우치 타입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할 방침인데 2024년 완공되면 2025년 말부터 전기차 양산을 지원한다.

공장 투자는 당초 35억 달러(약 4조5,724억 원)에서 44억달러(약 5조7,481억 원)로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GM과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3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합작공장은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전량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CATL도 포드자동차와 미시간 주 마셜(Marshall)에 35억 달러(약 4조5,717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2026년에 준공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블루오발 배터리 파크 미시간(BlueOval Battery Park Michigan)을 소유하고 CATL의 기술을 사용할 방침이다. 이 공장은 연간 35GWh 규모의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며 이는 연간 40만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 AESC도 지난해 8월 미국 켄터키 볼링그린(Bowling Green)에 20억 달러(약 2조6,124억원) 규모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공장의 생산능력은 30GWh로 2027년부터 연간 30만대의 벤츠 전기차에 공급할 방침이다.

AESC는 테네시 주 스미르나(Smyrna) 지역의 닛산 리프 전기차 조립공장 인근에 별도의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AESC는 지난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렌스 지역에 8억1천만 달러(약 1조578억 원) 규모 공장을 착공했다. 이 공장은 2026년부터 BMW 공장에 원통형 배터리를 납품할 방침이다.

미국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설의 용량은 2026년까지 400만대 수준을 넘어서 전망이다.

각 자동차업체들이 계획하고 있는 2026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 역시 500만대를 넘어선다.

올해 상반기 전기파 판매량은 55만7천대로, 연간으로는 많아 120만대 수준이다.

2024년 이후 올해와 같은 대규모 할인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연간 200만대 판매를 넘기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선 전기차 및 배터리에 대한 과잉투자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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