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짜릿한 오프로드 코스와 짐카나, 메르세데스-AMG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 기사입력 2023.06.07 11:55
  • 최종수정 2023.06.07 14:50
  • 기자명 이정근 기자

[M투데이 이정근기자] 전기차에 고성능을 더한다, 고성능을 전기차로 만든다. 어느 쪽이든 전기차가 중심인 것은 맞다. 시대적인 흐름 역시 전기차가 주도하고 있고, 대중 브랜드나 럭셔리 브랜드, 스포츠카 브랜드, 심지어 하이퍼카 브랜드도 전기차 시대의 흐름을 리드하기 위해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내연기관으로 고유의 고성능 영역을 갖고 있는 브랜드는 전기차가 이끌어 갈 시대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거칠게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가상 사운드, 전후좌우 무게 비율을 절묘하게 맞춰 차량 움직임을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재미, 내연기관 차와 다른 방식으로 차량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노하우나 브랜드 철학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고성능 브랜드가 할 일이고 마니아들에게 해야 할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디비전은 'AMG'다. 지난 1967년부터 벤츠를 위한 고성능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고, 지금까지 '원 맨, 원 엔진(One Man, One Engine)'이라는 낭만적인 철학을 무덤덤하게 지켜오고 있다.

AMG 역시 전동화의 물결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AMG가 가장 잘 하는 방식으로 그들만의 고성능을 AMG의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지난 56년간 쌓아왔던 지식과 노하우를 전동화 브랜드 EQ에 아낌없이 쏟아부었고, 그 결과물이 세상에 나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AMG의 전동화의 이야기를 하기 전, 먼저 엔진에 시동이 걸리는 것과 동시에 가슴을 뛰게 하는 AMG 엔진을 장착한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2일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AMG의 대표 모델을 시승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당연히 전동화 플래그십 AMG-EQS가 피트에 자리 잡고 있었고, 아직 고객에게는 인도되기 전인 AMG-EQE가 바로 뒤에 웅크리고 있었다. 전기차 라인업 옆에서 땅을 울리며 AMG-GT 2도어와 4도어 모델이 거친 숨소리를 내뿜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즐기기 전 가벼운 마음으로 AMG의 엔트리 모델인 메르세데스-AMG A45 4MATIC+ 와 오프로드의 제왕 메르세데스-AMG G 63을 잠시 만나본다.

우리는 긴 이름보다는 'G바겐'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고, 영화에서 본 것처럼 거친 오프로드, 산, 사막을 달리기 위해 이 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도시에서 즐기기 위해 G바겐을 찾는다.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G바겐이라 불리는 메르세데스-AMG G 63의 오프로드 능력을 잠시 체험했다.

AMG 스피드웨이 한편에 마련된 간단한 오프로드 체험 코스는 지그재그 굴곡 코스와 경사로 코스, 롤러를 설치해 접지력을 잃은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가는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코스와 올라갈 때는 하늘만 보이고 내려올 때는 땅으로 떨어지는 듯한 착각이 드는 언덕 코스가 준비됐다.

먼저 가장 보편적으로 오프로드 성능 또는 4륜 구동의 성능을 느낄 수 있는 지그재그 형태로 굴곡이 나 있는 코스를 통과하며, 바퀴 두 개가 헛도는 상황에서도 접지력을 잃지 않고 정확하게 코스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이렇게 경사에서 차체가 심하게 뒤틀리는 상황에서 차체 강성이 약할 경우 도어를 열고 닫는 것이 쉽지 않다고 인스트럭터가 실제 시범을 보였다. G 63은 시원하게 문도 잘 열리고 닫힌다. 그만큼 섀시가 튼튼하다는 말이다.

15도 이상 기울어진 오른쪽 경사로 면을 올라 차가 기울어져도 무리 없이 통과해 나갔다.

체험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언덕 오르기 코스는 극단적인 경사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었다. 체감상 거의 90도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40도 정도로 올라간다.

내려갈 때는 땅으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지만 서서히 속도를 제어하며 안전하게 평지로 차를 이끌어 내린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AMG G 63의 오프로드 능력을 확인했다.

사실 한국에서 이런 오프로드 성능을 얼마나 체험할 수 있는지 또는 시험해 볼 용기가 있는 소유주가 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어떤 상황에서도 AMG G 63을 타고 있다면 안심이 될 것은 분명하다. 

자리를 살짝 옮기니 AMG 스피드웨이 앞마당에 작은 짐카나 코스가 펼쳐진다. 이곳에는 메르세데스-AMG A45 4MATIC+ 두 대가 작은 심장을 울리며 기다리고 있다. 

AMG라는 모델이 무엇인지, 어떤 느낌을 주는 모델인지 알기 위해 가장 알맞은 모델이고 짜릿함이나 떨림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AMG를 만끽할 수 있는 모델이 바로 메르세데스-AMG A45 4MATIC+다.

짐카나는 짧은 공간에 핸들링, 원선회, 코너링, 급차선 변경, 급제동 등 차량의 기본기를 확인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게임이다.  

당연히 고성능 모델이면 출력을 더 느끼면서 즐길 수 있겠지만 차체 사이즈도 무시할 수 없다. 짐카나를 즐길 모델은 2.0리터 가솔린엔진에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토크 48.9kg.m를 발휘하며, DCT8 변속기와 4륜 구동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휠은 앞뒤 모두 19인치를 장착했다. 

신호가 울리면 먼저 가속과 감속 그리고 동시에 핸들링을 하며 콘과 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빠져나간다. 이곳은 차체 자세 제어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AMG A45 4MATIC+는 거침없이 앞으로 차를 밀어내며 마치 스키 타듯 콘 사이를 빠져나간다. 

다음 크게 회전하고 원통이 놓인 곳으로 이동해 반바퀴 유턴을 한다. 이곳은 차량을 급하게 회전하며 언더 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최대한 억제하고 그립을 활용해 탈출해야 하는 곳이다. 적절한 제동을 통해 최대한 그립을 확보하며 돌아나가면 다시 한번 원통이 나온다. 

여기서 보통 '원돌이'라고 부르는 1회전 반을 원통을 중심으로 돌게 되는데, AMG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그리고 적절한 핸들링을 통해 최대한 원통에서 멀어지지 않고 그립을 유지하며 돌아 나간다. 

이제 나머지는 두 가지다. 급가속으로 진입해 굴절 코스로 진입하면 급차선 변경을 하는 구간이다. 이곳은 평균적으로 40km/h - 50km/h 정도 속도로 진입하게 되지만 심리적으로는 80km/h 이상의 속도에서 급차선 변경을 하는 느낌이다.

AMG는 완벽한 스티어링과 차체 제어를 통해 조금은 과격하게 진입하고 스티어링 휠을 돌려도 흐트러짐 없이 차를 세워진 콘 안으로 이동시킨다. 

이제 마지막은 풀 브레이킹 구간이다. 이곳에서 AMG 브레이크의 제대로 된 실력을 느낄 수 있다. 조건은 풀 브레이킹이다. 실제 도로 주행 시 이런 경험을 할 기회는 거의 없지만 반드시 체험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고성능 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필수라고 해도 좋을 만큼 꼭 경험해봐야 하는 것이 바로 풀 브레이킹이다. 

굴절 코스를 급하게 빠져나온 메르세데스-AMG 45 MATIC+는 데시벨 높은 소리를 내지만 절대 흐트러짐이나 불안감 없이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만큼 원하는 곳에서 멈춘다. 

풀 브레이킹으로 차가 완전히 멈추면 짐카나는 종료다. 메르세데스-AMG A45 4MATIC+는 여전히 거친 숨을 쉬지만 여유가 넘친다. 

메르세데스-AMG A45 4MATIC+는 AMG라는 고성능 브랜드를 알기에는 가장 작은 해치백이고 다른 AMG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가격인 7,210만원이지만 AMG가 보여줄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모델인 것은 분명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