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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BMW 자존심 경쟁에 딜러사. 영업직들 멍든다.

  • 기사입력 2023.12.05 11:05
  • 최종수정 2023.12.05 11:0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수입차 1위 자리를 놓고 벤츠와 BMW가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입차 1위 자리를 놓고 벤츠와 BMW가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M 투데이 이상원기자] 메르세데스 벤츠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지난달부터 영업직원들이 신차 판매 시 받는 인센티브를 차량 할인에 사용하는 이른바 ‘선수당 할인’ 금지를 해제했다.

선수당 할인은 신차를 판매할 때 할인율을 높여 다른 경쟁사나 딜러사들보다 유리한 판매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브랜드 공식 할인과 딜러사 할인 외에 영업직원들이 자신의 인센티브 일부까지 더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신차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뿐만 아니라 BMW, 아우디 등 대부분 수입차 판매 딜러사들이 이 같은 방법으로 할인율을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의 경우, 내달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와 딜러사 할인, 그리고 영업직원 선수당 할인까지 합친 할인율이 12%에서 최대 15%까지 치솟았다.

수입차 딜러사 영업직원들은 기본급과 함께 자신이 판매한 차량에 해당하는 수당을 따로 받는데 보통 대당 차값의 1%를 수당으로 받고 있으며 이는 판매 댓수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구조다.

즉, 인센티브 일부를 할인해 팔더라도 일정 댓수를 넘어서면 수익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선수당 할인이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당 할인은 같은 차종인데도 딜러사와 영업직원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수백만 원 씩 차이가 날 수 있어 가격 혼란을 초래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한성자동차는 지금까지 회사 차원에서 선수당 할인 적용을 금지해 왔다.

그러나 올들어 신차 수요 급락으로 같은 딜러사까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수당 할인이 판매를 좌우하게 되자 한성도 이를 전격 해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딜러사 점유율 41-42%를 유지해 오던 한성차의 점유율은 올해는 35%로 떨어졌다. 더클래스효성과 KCC오토, 모터원 등 서울. 수도권 지역 딜러사들의 선수당 할인 및 에이전트사 판매 등에 밀린 결과다.

에이전트 판매는 판매 중개인이 신차 고객을 모집한 뒤 가격할인 경쟁을 유도, 최대 할인을 제시한 영업직원에게 고객을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더클래스효성의 경우 서울 강남에 전담 팀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딜러사 간 할인 경쟁으로 인해 지난 10월 이후 일부 딜러사들은 매월 수십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 딜러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할인판매를 계속하는 이유는 벤츠코리아의 과도한 목표설정과 베리어블 마진(variable margin) 정책 때문이다.

베리어블 마진이란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딜러들의 목표 달성 혹은 통제를 위해 적용하는 변동 마진제의 일종이다.

수입차들은 일반적으로 국내 판매딜러들에게 연간 13%-15%의 고정 판매 수수료를 지급해 왔으나 최근에는 12%의 고정 마진에 각 분기당 목표를 할당, 이를 달성하는 딜러에게는 나머지 2%의 마진을 지급하고 있다.

딜러사들은 수십억대에 달하는 베리어블 마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기차, 고성능차 등 각 부문별로 세분화 돼 있는 판매 목표 달성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8만 대를 넘긴 벤츠코리아는 올해 판매목표도 지난해와 비슷한 8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11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4.7% 감소한 6만8,156대에 그치고 있어 딜러사들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벤츠와 BMW는 11월까지 BMW가 6만9,546대로 6만8,156대의 벤츠를 1,390대를 앞서고 있어 12월에는 한 층 치열한 할인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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