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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너무 높았나’ 테슬라, 인증 지연에 韓 ESS 진출 계획 전면 백지화

  • 기사입력 2020.08.06 16:07
  • 최종수정 2020.08.06 16:09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테슬라의 공공시설용 에너지저장장치(ESS) 파워팩.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최근 모델3를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가 눈여겨본 곳이 있다. 바로 한국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다.

ESS는 태양광·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나 값싼 심야 전기를 배터리처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테슬라는 현재 글로벌에서 모델3, 모델Y 등 전기차뿐만 아니라 파워월(가정용), 파워팩(공공시설용), 메가팩(대용량) 등 배터리저장장치도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는 ESS가 전기차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데다 시장 규모가 현재 91억달러(약 10조7,708억원)에서 2035년 1,110억달러(약 131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전기차와 함께 ESS의 제품 생산 능력과 판매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테슬라는 지난 1분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기당 400MWh 이상의 ESS를 전세계에 설치했다.

테슬라는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18년 별도의 ESS 사업부를 발족하고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서 파워팩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테슬라가 최근 한국 ESS 시장 진출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제품 인증 작업을 오랫동안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ESS 시장에 진출하려면 국가기술표준원의 KC인증마크와 한국전지산업협회의 단체표준 인증을 받아야 한다.

테슬라는 올해 초 우여곡절 끝에 KC인증마크를 취득했으나 단체표준 인증을 끝내 받지 못했다. 현재 단체표준 인증 심사 기준으로는 테슬라의 ESS 제품을 평가하기가 어려워서다.

테슬라 ESS는 배터리 모듈별로 SOC(State of Charge), SOH(State Of Health)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배터리 상태에 따라 충전 또는 방전을 조율하는 장치가 탑재된 배터리·PCS·에너지관리시스템 일체형이다.

반면 국내 ESS는 배터리, PCS,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각 시스템을 설치 현장에서 하나로 조합해 최종 제품화하는 형태다. 단체표준 인증 심사 기준은 국내 ESS처럼 배터리관리시스템을 포함한 직·병렬의 배터리를 평가하는데 최적화됐다.

한국전지산업협회와 테슬라는 인증방법 구체화에 나섰으나 3년 가까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국내 ESS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테슬라는 결국 진출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일부 언론은 ESS 구조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테슬라가 인증을 받지 못한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이는 테슬라의 한국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현재 국내 ESS 시장에서는 국내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 중국업체인 BYD와 CATL이 경쟁하고 있으며 국내업체의 점유율은 중국업체의 견제 등으로 2018년 70% 이상에서 현재 60%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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