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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커볼케 떠난 '현대차·제네시스' 디자인, '토종 현대맨 이상엽전무가 이끈다'

  • 기사입력 2020.05.04 14:48
  • 기자명 최태인 기자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주도했던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떠나면서 이어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가 현대차그룹 디자인을 이끈다.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주도했던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떠나면서 이어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가 현대차그룹 디자인을 이끈다.

[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주도했던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떠나면서 이어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가 현대차그룹 디자인을 이끈다.

지난달 29일 현대차그룹은 국산차 디자인 경쟁력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Luc Donckerwolke)'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는 동커볼케 부사장이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지 5년만이다.

동커볼케 부사장 사임의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독일 바이에른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크 동커볼케(Luc Donckerwolke)' 전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 부사장
'루크 동커볼케(Luc Donckerwolke)' 전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 부사장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현대차 그룹과 디자인의 미래를 설계하는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고 행운이었다“며, “이들 브랜드의 대담하고 진취적인 정신은 내가 경계를 허물고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상적인 디자인 조직의 구성, 미래 디자인 DNA 구축, 디자인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보여준 신뢰는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구성원들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11월 현대차 디자인 센터장으로 전격 영입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변신을 주도했으며, 2018년 10월부터 피터 슈라이어의 뒤를 이어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등 그룹 전체의 디자인을 이끌어왔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루크 동커볼케는 벨기에에서 산업공학을, 스위스 브베(Vevey)에 위치한 아트센터(Art Center College)에서 운송기기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등 영미 유럽권 언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아프리카 스와힐리어 등 총 8개국어 이상 구사한다고 알려졌다.

동커볼케는 지난 1990년 푸조를 시작으로 1992년 독일 바이에른 주로 건너가 아우디 디자인팀에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스코다에서도 활약했으며, 이후 아우디로 돌아와 A4 아반트, R8 르망 레이스카 등 다양한 차량 개발에 참여했다.

1998년에는 AL2 컨셉트로 ‘올해의 유럽 디자이너 상’을 수상하면서 스타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이후 페라리의 양대산맥인 폭스바겐 산하 람보르기니로 이직해 상징적인 모델로 꼽히는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 가야르도를 잇따라 디자인했다. 특히, 람보르기니에서 2005년까지 근무하는 동안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전 세계 주요 디자인상을 15차례나 수상했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벤틀리 '플라잉스퍼'

2006년에는 아우디 브랜드 총괄을 담당하게 된 ‘월터 드 실바(Walter De Silva)’를 대신해 폭스바겐 산하 스페인 기업 세아트의 디자인을 담당했고, 2012년 폭스바겐그룹 디자인 부서로 이동한 '더크 반 브레켈(Dirk van Braeckel)'을 대신해 폭스바겐 산하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직함을 달았다.

동커볼케는 벤틀리에서 플라잉스퍼와 컨티넨탈 GT, 벤테이가, EXP 10 SPEED 6 컨셉트 등의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지난 2015년부터 현대차그룹으로 이직, 프리미엄 단독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과 밀집한 관련이 있었다.

당시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과 고성능 N 차량개발 및 라인업을 갖추는 중이었기 때문에 기술부문에서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을, 디자인부문에서 루크 동커볼케의 능력을 필요로 했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이후 동커볼케는 현대차그룹에서 팰리세이드, 신형 쏘나타, 아반떼, 모바히 더 마스터 등을 비롯해 르 필 루즈(Le Fil Rouge), 45, 프로페시(Prophecy) 등 다양한 컨셉트카 디자인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제네시스 G90와 GV80, G80 등을 통해 선보인 쿼드램프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이자 시그니처를 만들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출시할 투싼 풀체인지 모델이 루크 동커볼케 전 현대차그룹 디자인 부사장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후임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당분간 이상엽 현대차 글로벌디자인 센터장과 카림 하비브(Karim Habib) 기아차 디자인센터장이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을 주도할 예정이다.

특히, 피터 슈라이어 총괄이 있지만, 루크 동커볼케 전 부사장과 벤틀리에서 같이 근무했던 이상엽 전무가 향후 현대차그룹에서 어떤 새로운 디자인을 보여줄지 세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

한국인 디자이너로서 가장 널리 알려진 스타 디자이너 이상엽 전무는 1994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이후 1995년 미국 아트센터 (ACCDː 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 입학했다. 이후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피닌파리나, 포르쉐에서 경험을 쌓다 1999년 아트센터를 졸업하고 GM 선임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그는 GM에서 쉐보레 콜뱃 스팅레이와 카마로를 디자인했으며, 특히 카마로는 지난 2007년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로 등장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렸다. 무엇보다 당시 미국인들의 추억이자 로망인 카마로를 한국인이 디자인했다는 사실은 엄청난 이슈였다.

이후 2010년 GM을 떠나 폭스바겐 미국 디자인센터로 이직해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그룹 내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스코다 등 다양한 브랜드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쉐보레 '카마로' (상), 벤틀리 'EXP 10 SPEED 6 컨셉트' (하)
쉐보레 '카마로' (상), 벤틀리 'EXP 10 SPEED 6 컨셉트' (하)

2012년에는 벤틀리 외장 및 선행 디자인 총괄을 맡았으며, 1년 먼저 벤틀리에서 활약하고 있던 루크 동커볼케와 함께 벤틀리 플라잉스퍼, 컨티넨탈 GT, 벤테이가, EXP 10 SPEED 6 컨셉트 디자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통해 합을 맞춘 바 있다.

또 2016년 현대차그룹 디자인센터에 이직해 루크 동커볼케와 함께 현대차 및 제네시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만들었다.

이상엽 전무는 앞서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통해 더 이상 다른 브랜드에서 볼법한 디자인이 아닌, 보이는 것 이상의 감성적 가치를 디자인에 담아냄으로써 고객들의 삶 곳곳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디자인을 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루크 동커볼케 전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 부사장과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
좌측부터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와 '루크 동커볼케' 전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 부사장

즉, 현대차 디자인은 제조사 브랜드 이미지 중심의 일명 대, 중, 소로 불리는 ‘패밀리룩 디자인’에서 탈피해 각 모델별 고유한 개성과 역할을 갖도록 훨씬 젊고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2030세대를 공략하고, 제네시스는 보다 고급스럽고 보수적인 디자인으로 4050세대를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 등 다양한 차량의 디자인 혁명을 이끌었던 루크 동커볼케가 사임하면서 향후 현대차그룹 디자인이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된다.

한편, 루크 동커볼케 전 현대차그룹 디자인 부사장은 공식적인 은퇴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어떤 브랜드에서 다시 복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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