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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위축 영향” SK온, '포드 합작'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철회 검토 중

  • 기사입력 2023.01.09 08:59
  • 기자명 최태인 기자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SK온이 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 튀르키예 제조기업 코치와 함께 튀르키예에 짓기로 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온과 포드 등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자금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업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온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업무협약(MOU) 이후 튀르키예 조인트 벤처(JV) 건을 협의해왔으나 현재까지 논의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협상 중단 여부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SK온은 지난해 3월 포드, 코치와 3자 합작법인 설립 추진 MOU를 체결한바 있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워 오는 2025년부터 연간 30∼45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3사의 총 투자 금액은 3조∼4조원으로 추정됐다.

SK온으로서는 미국 내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에 이어 포드와의 두 번째 합작법인 추진이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유럽 첫 합작법인 사례로도 주목받았다.

이후 3사는 세부 사안을 논의해왔으나, 투자 논의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금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유럽에서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전기차 주행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국내 배터리 업체도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1조7,000억 원 규모의 미국 애리조나 단독 공장 투자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삼성SDI도 지난해 5월 1조6,000억 원을 투자,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인디애나주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 아직까지 구체적인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 등에 따라 당초 계획한 투자비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배터리 업체들이 무리한 외연 확장보단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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