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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전 치열’... 머스크, ‘韓 최우선 고려한다’지만

  • 기사입력 2022.12.27 12:46
  • 최종수정 2022.12.27 12:48
  • 기자명 이상원 기자

[M투데이 이상원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의 테슬라 아시아 기가팩토리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머스크 CEO가 지난 달 “한국을 아시아 기가팩토리 최우선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뒤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유치의향서를 제출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가 경제자유구역 지정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을 계기로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고양경제자유구역과 연계해 유치한다는 계획을 경기도와 정부에 제출했고, 경북 포항시와 강원도, 대구광역시에 이어 충청북도도 최근 유치의향서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들은 2차전지와 철강 등 각자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기가팩토리와 연계해 어필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차전지 클러스터(포스코, 삼성SDI 등)와 차량 제조의 필수품인 철강공급의 용이성과 물류시스템을, 강원도는 현재 테슬라코리아와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추진 중인 점을, 충북도는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 중인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위치해 있다는 점 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빠른 시일내 한국에 들어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의 공언대로 2030년까지 연간 2천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면 연산 50만대 규모 기가팩토리 20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 세계 주요지역에는 테슬라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

문제는 이 같은 머스크의 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공급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올해부터는 GM과 폭스바겐, 현대기아 등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 나가고 있다.

올해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는 약 150만대, 2023년은 200만대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테슬라가 2030년까지 연간 700만대 생산도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등 4개 지역에 조립 공장을 가동 중이며, 연간 생산능력은 약 200만대 정도다.

오스틴공장과 프리몬트공장을 합쳐 연간 9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 곳에서 생산되는 모델 3, 모델 Y, 모델 X, 모델 S는 대부분 북미지역에 공급된다. 2023년 중반부터 오스틴 공장은 모델 Y와 함께 사이버트럭도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상하이기가팩토리는 현재 연간 7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중국용과 아시아 및 유럽 8개국으로 공급되는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 3월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는 연산 2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에는 50만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따라서 유럽시장용은 모두 이 공장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테슬라가 계획하고 있는 다음 기가팩토리 후보지역은 북미와 아시아지역이다.

북미지역의 경우,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레온주가 거의 확정적이다. 테슬라는 조만간 북미의 새로운 기가팩토리 건설을 발표할 예정이다.

북미 다음은 아시아 기가팩토리로, 이미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적극적인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올 상반기에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을 직접 방문, 입지와 주면 여건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기가팩토리는 중국을 제외한 한국과 일본, 인도, 동남아 각국의 차량 공급을 맡게 되는데 장기적인 수요측면에서 본다면 인도나 인도네시아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가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입지는 전기차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많아야 하고 안정적인 공장가동 등 근로환경과 세제혜택, 그리고 배터리 원료 공급이 원활한 곳이다.

이런 요소들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가 최우선 후보지로 꼽힌다. 실제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테슬라와 기가팩토리 건설에 대한 의견조율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 역시 높은 잠재 수요와 인센티브를 앞세워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은 2차전지나 주요 부품 공급면에서는 이들 국가보다 유리하지만 일본보다 높은 근로자 임금과 강성노조로 인한 공장 가동의 불안정성, 그리고 낮은 내수 수요 등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어 테슬라가 아시아 제2 기가팩토리를 한국에 세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슬라가 20개의 기가팩토리를 지을 경우, 3, 4번째 기가팩토리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일론 머스크의 말대로 ‘최우선적 고려’는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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