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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차에는 없는 ‘쌈박한’ 매력 있다. 폭스바겐 전기차 ID.4

폭스바겐 2023 ID.4 시승

  • 기사입력 2023.10.29 21:36
  • 최종수정 2023.10.29 22:22
  • 기자명 이상원 기자
2023 폭스바겐 ID.4

[M 투데이 이상원기자] 얼마 전까지 대세로 떠오르던 전기차가 고전하고 있다. 머지 않아 전기차가 엔진차를 대신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들은 잠잠해졌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기차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는 구입 가격이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는 데다가 충전 문제와 배터리 활용 등에서 아직은 엔진차 만큼 자유롭거나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구매하려면 국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확보해야 하고, 맘에 드는 전기차 모델을 예약하기도 쉽지 않은데다 충전에도 신경을 쓰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전기차를 사용해 본 구매자들의 만족도는 꽤 높다. 날만새면 뛰는 기름값 걱정없고 충전 네트워크도 웬만큼 갖춰졌기 때문에 경제성을 추구한다면 전기차가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폭스바겐 전기차 ID.4는 최근에 등장하는 전기차 모델 중 경제성면에서 접근이 가장 쉬운 차종의 하나다.

수입산 전기차는 6천만 원에서 1억 원을 웃도는 모델이 대부분이다. 보급형 모델이 아직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9월 자사의 주력 전기차 ID.4를 국내에 들여왔다. ID.4의 차급은 준중형 SUV로 티구안 정도의 사이즈다.

2022년형 모델은 지난해 9월부터 판매하기 시작, 연말까지 1,276대를 팔았다. 2023년 초부터는 업그레이드된 2023년형 모델을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판매가 연기, 6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2023년형 ID.4는 9월까지 넉 달 동안 611대가 판매됐다. 폭스바겐코리아는 ID.4를 올해 2천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형 ID.4는 배터리 등 파워트레인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전비 효율성 개선을 통해 주행거리가 기존 405km에서 421km로 늘었고, 사양 보강 등으로 상품성도 업그레이드됐다.

대신 시판 가격도 다소 올랐다. 2022년형은 PRO 단일트림에 5,490만 원이었는데 2023년형 모델은 PRO가 5,990만 원으로 500만 원이 인상됐다. 기본모델로 추가된 PRO Lite는 5,690만 원으로 기존 PRO보다 200만 원이 비싸다.

그럼에도 국고보조금 580만 원고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PRO Lite는 4천만 원 후반-5천만원 초반 구매가 가능하다.

2023년형 ID.4는 2022년형 모델보다 주행 가능거리가 길어졌고 복합전비가 향상됐으며 트림이 추가된 것이 변화의 주요 내용이다.

회생제동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전기기계식 브레이크 부스터를 장착, 주행 가능거리가 405km에서 421km(도심 451km, 고속 384km)로 늘었다.

이전 모델의 경우, 주행 가능거리가 다른 전기차에 비해 짧아 핸디캡으로 지적됐었으나 향상된 주행거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현대 아이오닉5나 기아 EV6 수준이다.

경기 가평에서의 94km 구간의 실제 시승에서는 전체 주행 가능거리를 확인하기 힘들었지만 전비 효율성은 분명 좋아졌다.

ID.4의 공인 전비는 4.9㎞/kWh로 2022년형의 4.7㎞/kWh보다 0.2km가 향상됐다. 실주행전비는 이보다 높은 5.8km/kWh로 공인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ID.4에는 주행모드에 ‘B’모드 추가돼 있는데 이는 회생제동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전비가 높아진다.

‘B’모드는 회생제동으로 인해 주행감이 부드럽지 못해 심할 경우 구토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2023 ID.4는 생각보다 부드럽게 반응한다.

프로 라이트(Pro Lite) 트림 추가로 2023년형 ID.4의 사양도 약간 변경됐다.

프로 트림에는 인터랙티브 라이팅 시스템인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가 들어가는 반면 프로 라이트 트림에는 일반 LED 방식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150kW(204마력), 최대토크 31.6kg・m(310Nm)의 구동용 전기 모터와 82kWh 고전압 시스템 탑재로 주행감은 이미 확인된 대로 파워풀하고 안정감이 돋보인다.

시간 예약 및 개별 온도를 설정할 수 있는 독립 공조 3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공기조절장치와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등 기본 사양들도 그대로 적용됐다.

꼭 필요한 주행정보만 확인할 수 있도록 간편화한 클러스터와 12인치 터치스크린 적용은 괜찮은 구조다.

더 큰 화면을 추구하는 최근의 추세와는 다른 방향이지만 쓸모있는 정보만 모아서 간편하게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대형 디스플레이에 자체 고화질 맵이 깔리지 않아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운 점은 볼보 '아리야'같은 AI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543리터, 2열 시트 폴딩 시 1,575리터로 골프백 2개는 거뜬히 들어간다.  2열트를 젖힐 수 있어 차박이나 캠핑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폭스바겐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IQ.드라이브, 이머전시 어시스트,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등 폭스바겐의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2023 ID.4에 기본사양으로 적용돼 있다.

폭스바겐 ID.4는 다른 폭스바겐 차량들처럼 구입에서 운행까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전기 SUV다.

최근에는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좀 더 많은 혜택(?)까지 더해지고 있고 악화되는 중동 정세를 감안하면 한 번 쯤 도전(?)해 볼 만한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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