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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편해서 깜빡했네, 카이엔은 SUV지만 진짜 '포르쉐 스포츠카'였다

  • 기사입력 2023.09.15 21:45
  • 기자명 이정근 기자

[용인 스피드웨이 - M투데이 이정근기자] 지난 9월 12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이 열렸다. 그리고 지난달 출시한 포르쉐 SUV '뉴 카이엔'을 시승할 기회를 가졌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의 일환으로 독일 본사가 직접 주관하는 행사로, 전 세계 55개 국가의 4만7,000여 명이 참가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포르쉐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통해 언제나 새로운 포르쉐를 소개하고, 기존에 알고 있던 포르쉐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몸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행사가 시작할 때에는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면, 행사가 끝날 즈음에는 흥분과 감동의 여운으로 가득해진다.

이번 9월에 진행되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 역시 포르쉐는 감동과 짜릿한 스릴을 동시에 안겨줄 준비를 마쳤다. 신형 카이엔, 911, 718 시리즈를 비롯해 한국에서 만날 수 없는 특별한 모델까지 준비하고 독일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전문 인스트럭터와 함께 포르쉐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번 행사 중 가장 궁금했던 모델은 바로 포르쉐 '카이엔'이다. 지난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했는데, 변화의 정도는 풀 모델 체인지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많은 부분들이 바뀌고 개선됐다. 인스트럭터 역시 포르쉐 카이엔의 기술적 변화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 없이 놀라울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포르쉐는 카이엔을 체험하는 방법을 세 가지로 준비했다. 일반 도로 주행, 서킷 주행, 그리고 론치 컨트롤 스타트다. 마치 극과 극의 체험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결국 포르쉐 카이엔을 짧지만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임은 틀림없었다.

가장 먼저 인스트럭터가 카이엔으로 진행할 프로그램을 설명한다. 론치 컨트롤 스타트, 일반 도로 주행, 그리고 서킷 주행 순으로 어떤 것들을 중점적으로 경험하고 느껴야 할지 쉽고 친절하게 무엇보다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먼저, 론치 컨트롤 스타트로 포르쉐 카이엔을 느껴본다. 준비된 모델은 가장 상위 모델인 카이엔 터보 GT다. 4.0리터 바이터보 V8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은 673마력, 0-100km/h 가속은 단 3.3초, 최고 속도는 305km/h다.    

일반적으로 고성능 스포츠카에서 론치 컨트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전용 버튼을 누른다거나 몇몇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포르쉐 카이엔은 너무 편하고 쉽다. 먼저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다음 곧바로 오른발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에 "Launch control Activated"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러면 바로 왼발을 브레이크에서 떼면 3.3초 만에 시속 100km/h에 도달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론치 컨트롤 스타트를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먼저 포르쉐 카이엔 터보 GT의 폭발적인 가속과 고출력 엔진의 성능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바로 제동력이다. 카이엔 터보 GT는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부터 흐트러짐 없이 바른 자세로 도로를 움켜쥐며 속도를 0km/h로 만든다.  

론치 컨트롤 스타트가 끝나고 회차하는 구간에서 잠시 흥분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와 두 차례 더 론치 컨트롤 스타트를 하며 카이엔 터보 GT의 폭발적인 성능을 너무도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빠르다고 무섭거나 어렵다면, 또는 제동에 두려움이 있다면, 그것은 포르쉐가 아니다.

다음으로 일반 도로 주행을 할 차례다. 포르쉐는 카이엔에 많은 것을 추가했고 변경했는데, 인스트럭터가 추천하는 것은 서스펜션이었다. 기존 3챔버에서 2밸브 2챔버 방식으로 쇽업소버를 변경했는데, 다양한 주행 상황에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카이엔 전 트림에 포르쉐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카이엔을 타고 일반 도로로 나와 용인 스피드웨이 주변을 약 30분간 달렸다. 다양한 와인딩 로드와 업 힐, 다운 힐을 지나고 평지에서는 요철 구간을 달리며 주행 질감에 집중했다.

SUV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게 도로를 달리며, 코너에서는 도로에 밀착된 느낌으로 부드럽게 빠져나가고 오르막과 내리막에서는 강력한 성능으로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노면이 고르지 않거나 요철 구간에서는 새로 적용된 2챔버 쇽업소버의 능력이 드러난다. 일반 도로 주행 전체 구간에서 불쾌한 느낌의 충격이나 거슬림 없이 그저 평온하게 달릴 수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고성능 SUV가 아닌 럭셔리한 GT 스타일의 SUV를 타고 있는 듯했다.

다시 트랙으로 돌아오니 피트에 대기하고 있는 카이엔이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스포츠카로서의 카이엔을 즐겨볼 차례다.

신형 카이엔은 포르쉐의 스포츠카 DNA를 그대로 담고 있다. 최대 33kg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카이엔 쿠페 스포츠 패키지도 준비했고, 20인치부터 21인치, 22인치로 다양한 휠을 준비해 원할 경우 더 다이내믹한 카이엔을 구성할 수도 있다.

트랙 주행 전 인스트럭터가 트랙 주행용 꿀팁들을 알려준다. 누구나 알고 있는 아웃-인-아웃 방식의 코너 공략에서부터 실제 레이싱 드라이버들이 공략하는 코너 진입과 탈출 방법 등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포르쉐는 "PSM"을 강조한다. 원래 의미는 "Porsche Stability Management"이지만, 더 멋진 의미는 "Porsche Save Me"다. 포르쉐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차다. 포르쉐를 타 본 사람이라면, 분명 알고 있고 경험해 봤을 것이다.

트랙에 준비된 카이엔은 한국 출시 모델과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카이엔 S 모델이다. 번호판이 유럽의 것이라 마치 독일의 서킷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카이엔 모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특히 브레이크는 일반 스틸 브레이크부터 PCCM까지 다르게 장착돼 있어 성능, 속도, 브레이크, 가속 등에서 다양한 체험이 가능했다.

카이엔은 SUV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서킷에 들어선 순간 내가 SUV의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 직선 구간에서는 V8 엔진과 V6 엔진이 번갈아 힘을 트랙으로 내려보내며 트랙을 질주하고, 코너에서는 SUV이기 때문에 보이는 불안정한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2도어 모델과 비교하면 무게 중심이 높기 때문에 코너에서 차체가 더 기울고 쏠림이 있지만, SUV로 본다면 거의 그런 움직임은 느끼기 어렵다. 서스펜션은 쉬지 않고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 애쓰고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그립을 확실하게 잡고 달린다. 엔진은 변속기와 맞물려 가장 완벽한 출력과 토크를 전달한다. 

카이엔의 스티어링 휠에 달려 있는 드라이브 모드를 계속 스포츠 플러스로 돌린다. 노멀 모드, 스포츠 모드에서도 이미 카이엔은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지만, 더 강력한 성능과 사운드를 듣고 싶어진다. 

포르쉐 카이엔으로 서킷을 도는 2분 내외의 시간은 포르쉐의 DNA를 경험하고 느끼는데 충분하다. 스포츠카에 앉아 내가 원하는 코스로 원하는 속도로 달릴 수 있고, 포르쉐에 기대하던 모든 것을 짧은 시간과 코스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포르쉐 카이엔이 SUV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은 바로 도어를 열고 내리는 순간이다. 마치 꿈을 꾸다 현실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다. 포르쉐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통해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 아닐까? 

앞으로도 포르쉐는 더 많은 사람들과 이런 꿈을 공유하고 교감하고 나누게 될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포르쉐가 보여줄 꿈을 같이 꾸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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