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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약간만 긁혀도 폐차장으로 직행’. 전기차 보험료가 급증하는 이유

  • 기사입력 2023.03.21 07:23
  • 최종수정 2023.03.21 07:3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사고로 인한 배터리 처리문제가 전기차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고로 인한 배터리 처리문제가 전기차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M 투데이 이상원기자] 경미한 사고로 약간 손상된 배터리 팩을 수리, 복원하거나 손해액을 평가할 방법이 없어 보험사들이 전기차 자체를 폐차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재활용되지 못한 배터리 팩이 폐차장에 쌓여가는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영국 자동차 위험정보회사인 테참 리서치(Thatcham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경미한 충돌 후 배터리 손상으로 전기차를 폐차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배터리를 수리하거나 평가할 방법이 없어 보험사들이 전기차를 폐차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테참 리서치 관계자는 “배터리 팩 가격은 수만 달러로, 전기차 가격의 최대 50%를 차지하고 있어 전기차가 경미한 충돌로도 매우 큰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보험료 증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또, 포드나 GM(제너럴모터스) 등 일부 자동차업체들은 이같은 문제에 대비, 배터리 팩을 수리하기 쉽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슬라의 텍사스공장에서 제작된 4680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 Y는 수리 가능성이 ‘제로’라고 밝혔다. 화재나 충격 등에 대비, 탄탄하고 안전한 배터리 팩을 만들다 보니 수리해서 재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유럽에서 폐차되는 전기차를 검색한 결과,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는 테슬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현대자동차나 닛산, 스텔란티스, BMW, 르노 등의 모델도 다소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영국 최대 자동차 해체. 재활용회사인 시네틱(Synetiq)은 지난 1년 동안 자사의 화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 격리하는 구역에 폐차를 기다리는 전기차가 하루 12대에서 20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영국에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설이 없기 때문에 시네틱은 폐기된 전기차에서 분리된 배터리를 컨테이너에 보관하고 있다.

회사는 보관시설인 Doncaster에 보관된 수백 개의 전기차 배터리 팩과 수천 개의 하이브리드 배터리 팩에 있는 셀의 최소 95%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테슬라 등 자동차업체들이 더 쉽게 수리할 수 있는 배터리 팩을 생산하고 배터리 셀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한 보험료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리안츠 기술센터는 전기차 보급대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폐차된 전기차에 나오는 배터리 처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와 리스 회사, 자동차 수리업체들은 전기차나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데이터에 대한 접근문제를 놓고 EU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업체들이 배터리나 커넥티드 관련 기술에 대해 보안문제를 이유로 공개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 셀이 손상되지 않은 긁힌 배터리 팩도 진단 데이터가 없으면 수리가 어렵고 결국, 해당 차량을 폐기해야 한다.

온라인 중개사인 Policygenius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월 평균 전기차 보험료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27%가 비싼 206달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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