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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자동차전문가의 현대 그랜저TG 시승기

  • 기사입력 2007.05.20 15:46
  • 기자명 이진영
일본인 자동차 전문가가 본 현대자동차의 그랜저TG는 어느정도 수준일까?
 
자동차 전문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미와리 나오쯔꾸씨가 최근 현대 그랜저TG 시승소감을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발표했다.
 
미와리 나오쯔꾸씨는 1955년 일본 도쿄 출신으로 타마카와대학을 졸업하고 자동차 레이스로 활약했으며 현재 프리 저널리스트로  일본 카 오브 더 이어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의 급속한 성능향상에 놀란다.
 
분명, 자동차가 바뀌었다고 생각하게 한 것은, SUV JM(투싼)을 처음 시승했을 때였다. 이후  중형 4도어 세단인 2.4리터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를 시승 했을 때도, 현대차가 벌써 일본차를 따라잡아 일본 메이커에 대한 위기감을 기억했을 정도다.
 
미국의 조사회사인 J.D 파워 앤드어소시에이트도  현대차가 일본차와 동등한 품질수준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랜저TG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XG라는 이름으로 판매돼 왔다. 그러나 상표 등록 관계로 북미를 제외한 한국과 해외에서는 그랜저TG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2대째인 이 신형모델은 일본에서도 그랜저TG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신형 3300cc엔진은 가속성이 탁월하지만 풀 스로틀시에는 토크 스테어가 생긴다.
품질과 성능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룬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시장에 있어서의 판매대수가 닛산이나 혼다, 혹은 PSA그룹과 접전을 벌릴 정도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판매는 아직 시원찮다. 현대차가 좋다는 사실을 일본에서 좀 더 많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장려'라는 의미의 그랜저TG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랜저TG는 신개발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의 3,300cc의 V6 엔진이 탑됐다. 또 실내는 모든 그레이드에 천연가죽 사양이 적용됐지만 일본 경쟁차종인 크라운, 마크X, 푸가, 인스파이어 등에 탑재된 V6엔진 4도어 세단에 비해서는 40~50만엔 가량 싼 가격으로, 기본모델이 300만엔 수준이다.
 
이 저가라는 사실이 현대차의 큰 특징으로 단지 쌀 뿐만 아니라, 좋은 차를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자랑이다. 지금까지는 적당히 좋은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전략이었지만 이제는 정말로 좋은 차를 싸게 살 수 있다는 단계에 와 있다.  앞서 소개한  SUV JM 이후부터 이같은 등식이 생겼다.
날씬한 천연가죽시트는 훌륭한 성과다. 시트 그 자체도 피곤하지 않다
그랜저TG를 타고난 느낌은 천연가죽시트의 쾌적함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피혁브랜드로 유명하다.
 
그랜저TG의 천연가죽시트에 사용된 가죽도 날씬하고 촉촉해 손에 친숙해지는 촉감이다. 그러한 천연가죽의 특징 뿐만 아니라 시트 크기도 커 느긋하게 몸을 기댈 수 있다. 
 
또,  운전중에 확실히 허리를 편안하게 해 준다. 시승자는 이 천연가죽시트가 완전히 마음에 들어 버렸다.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3,300cc V6 엔진은 최고출력이 234마력으로, 같은 현대차가 개발한 5단 오토매틱 트랜스미션과 조합됐다. 엑셀페달을 완전히 밟는 풀 스로틀에서의 가속력은 맹렬한 기세의 스피드를 보인다.
 
그리고, 고속에서도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있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조종성을 보인다. 브레이크도, 전후 디스크 브레이크로 확실한 반응감을 보였다.
 
  JM이나 쏘나타는 브레이크 성능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랜저TG는 많이 개선된 것 같다.
 
하지만  더 개선해야 할 점이 없지는 않다. 그랜저TG는 FF타입(전륜구동형)이지만 풀 가속을 시켰을 때, 토르크 스테어가 발생, 스티어링이 다른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은 움직임이 보인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다소 위험해 질 수도 있다. 또, 엔진은 고회전으로 올라갈 수록 거칠어진다. 고급차이면서도 세련미는 다소 약하다는 느낌이다.
때문에  FF를 유지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FR, 4WD로 전환할 것인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즉, 그랜저TG는 고급차로서의 품위가 아직 충분치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는 일본의 고급차들도 꽤 실현이 어려웠던 감성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는 일이다. 
 
그리고, FF형으로 고급성을 높이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많은 고급차들이 후륜구동인 FR을 선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FF가 베이스가 되는 경우는 4륜구동화로 FF의 약점을 커버하고 있다.
 
향후,  현대차가 고급차를 FF로 계속 만들지, 혹은 FR로 변경할 지, 이도 안되면 4WD로 갈 지는 알 수 없으나 일본차가 고급차를 만들어 처음 15년 동안 수많은 실패를 거듭해 왔다. 이를 현대차는 어느정도 단기간에 달성할 지도 흥미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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