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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송천 떡마을을 들어보셨나요?

  • 기사입력 2007.05.14 14:53
  • 기자명 이진영
흔히 동해를 찾으면 바닷가만 기웃거리다 돌아오기가 일쑤다. 동해하면 바닷가를 연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여겨 보면 강원도 동해안에는 바다나 횟거리 외에도 볼거리나 맛거리가 수없이 많다.
 
양양 송천의 떡마을도 동해안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별미촌의 하나다.
 
한계령을 넘어 양양으로 내려가다 보면 양양군 논화리에 이르러서 구룡령을 넘어온 56번 국도를 만난다. 논화리 삼거리에서 44번 국도를 버리고 56번 국도로 갈아탄 다음 2.7km 가량 남쪽으로 내려간 지점 도로 오른편에 떡마을로 유명한 송천리 마을이 양지뜸에 들어 앉아있다.
 
이 동네 초입에 들어서면소문난 떡집이며 민속떡집 등의 간판이 보인다. 대로변에서 마을까지는 5백m가량 된다. 마을 가구 수는 30호이고 그 가운데 떡 만드는 일을 하는 집은 15가구 정도 된다.
          
이곳이 떡마을로 이름나기 시작한 때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배경에는 가난을 벗어나 보려는 아낙네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숨어 있단다.
           
이곳은 원래 쌀농사 약간과 감자며 옥수수밭 일구는 것이 소득원의 전부였다. 마을 여자들은 생활력이 강해서 봄에는 점봉산줄기의 산나물을 채취해서 팔고 여름이면 과일장사를 했다. 가을에는 송이버섯을 땄다. 송천이라는 마을 이름도 송이버섯이 많이 난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겨울이면 사방 천지로 흰눈밖에 보이지 않고 달리 할게 없었다. 그래서 한겨울에는 속초로 가서 명태며 게 가공공장 등으로 나가 일했다.그러다가 한두 사람이 오색약수터며 신흥사 등지로 떡장사를 다녔다.
          
떡이 잘 팔린다는 소문이 퍼지자 마을 사람들이 대거 떡 만드는 일에 몰려 들었다. 기계로 만든 떡이 아니고 쌀을 시루에 얹어  장작불로 찌고 떡메를 치고 손으로  빚어내는 떡이라 맛이 좋다. 여름에도 떡은 잘 팔렸다. 해수욕장을 찾은 도시 사람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이후 알음알음으로 떡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여행사 등지에서 동해 바다 구경 나선 김에 들러 떡만드는 광경도 직접 보고 떡도 사간다. 때로는 여행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떡빚기대회 같은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하나하나가 신기롭고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달래주는 풍경들이다.
 
인근 군부대나 관청에서도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이 마을에 찾아와 떡을 맞춘다. 떡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가장 적은 시기는 3, 4월경. 이때는 신 학기라서 집집마다 들어가는 돈이 많은 탓이라고 했다.
      
송천 떡은 인절미에 계피떡(바람떡), 송편, 백설기, 호박고지, 경단, 찹쌀떡, 가래떡, 이바지떡 등 떡의 종류도 다양하다. 찹쌀은 마을 앞 논에서 수확한 것이다.공기가 좋은고을이다 보니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논물은 오색약수에서 흘러내린 물이어서 쌀의 품질이 우수하다.
          
기계로 빚은 떡은 하루만 지나도 딱딱하게 굳어버리지만 떡메로 친 떡은 며칠이 지나도 말랑말랑하고 쫄깃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떡을 반죽할 때에는 냄새가 배지 않도록 기름이나 물 대신 꿀을 내리고 난 벌집을 쓰는 것이 독특한 비법이다.           
가장 많이 주문이 들어오는 떡은 인절미로 한 말에 8만원을 받는다. 반 정도는 흰색 인절미로 만들고 나머지 반은 쑥과 취나물을 섞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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