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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타결, 자동차에 어떤 영향 미치나?

  • 기사입력 2007.04.02 15:00
  • 기자명 이상원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한 한.미FTA가 마침내 2일 12시50분 쯤에 완전히 타결됐다.
 
자동차부문에서는 한국은 미국보다 3배이상 높은 관세 8%를 즉시철폐하고 배기량 기준의 자동차 세제를 현행 5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하며 특소세도 현행 10%에서 5%로 단계적으로 인하키로 하는데 합의했다.
 
또, 미국은 승용차의 경우 국산 수출물량의 대부분의 차지하는 3000cc 미만에 대해서는 관세 2.5%를 즉시 철폐하되, 3000cc 이상은 3년내 철폐하기로 했다.
 
상용차의 경우, 디젤트럭은 즉시 철폐하며 가솔린트럭은 현재의 25%인 관세를 매년 2.5%씩 10년동안 줄여나간다는데 합의했다.
  
 우리의 승용차 관세철폐 요구 중에서는 일부만 관철된 반면 미국 측 요구조건은 대부분 수용된 채 결론이 났다.
 
이에따라 현대.기아차등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고배기량 승용차의 수출전략에 당분간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반면, 중소형 및 중형트럭과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가 철폐, 국산트럭의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도 사실상 한국시장 진입장벽을 완벽히 허물게 돼 향후 한국내 고급승용차 시장 등에서 한국시장을 전면공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동차부문 어떤 영향 미치나?
 
▲한국의 관세철폐시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이 급증할 것인가? 
 
현재 부과되고 있는 8%의 자동차 관세가 철폐될 경우, 미국에서 수입되는 자동차 가격은 구매단계의 세금을 감안할 때 현재보다 약 7.4% 낮아질 수가 있다.
 
그러나 국내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경쟁력, 소비자 선호도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가격인하로 인해 통해 나타날 수 있는 판매증대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 빅3는 미국시장에서 판매가격을 2.1%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오히려 8%가 감소한 반면, 한국.일본 등의 자동차는 2%가량 판매가격이 인상되었음에도 매출이 4-10%가량 늘어났다.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전체 수입자동차 판매는 2002년 1만6천119대에서 2005년 3만901대로 3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미국산 자동차 판매는 2002년 2천969대에서 3천811대로 연간 300대 정도 증가 수준에 머물렀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가솔린자동차 위주여서 증가하는 국내 디젤차의 수요를 충족할 수 없으며, 차종이 다양하지 못한데다 신모델 개발이 부진하여 국내승용차시장에서의 판매확대는 향후 미국업체들의 마케팅전략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일본차의 국내수입이 급증할 것인가?
 
한·미 FTA가 체결로 미국 현지생산 일본차의 한국으로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국내업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업체의 현지생산, 판매 동향 등을 고려해 볼 때 일본차의 수입급증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일본업체들은 늘어나는 미국 현지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지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부품의 현지조달과 현지생산, 판매를 기본전략으로 하고 있어 미국산 일본차를 한국으로 수입한다는 것은 이러한 전략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지난 2005년 일본업체들은 미국내에서 550만대를 신규 판매했으며, 현지 생산량 330만대를 감안할 때 약 2백만대를 일본에서 직수입한 것으로 나타나 현지생산이 미국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제품 판매전략에 있어서도 일본업체들은 그 동안 철저하게 시장을 차별화 해왔다. 국내에서 일본업체가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차량(도요다 Lexus, 혼다 CR-V 등)은 미국에서 생산, 판매되고 있는 인기모델(Camry 및 Corolla, Accord)과 차이가 있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출시 운송료. 보험료 등의 부담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관세철폐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어서 미국산 일본차의 국내수입이 단기간내 급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렉서스와 닛산 인피니티는 일본에서 생산, 미국으로 전량 수출해 왔으며, 렉서스는 작년부터 일본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하였으나 판매가 부진을 겪고 있다.
 
한국시장에 도요타와 닛산이 캠리와 A알티마를 수입하지 않고 렉서스와 인피니티를 위주로 판매하는 것은 업체의 시장차별화 마케팅전략 때문이다.
 
따라서 한·미 FTA 체결로 미국 현지생산 일본차의 수입 급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세제 단순화가 이루어지면 미국산차의 수입이 급증할 것인가?
 
FTA에서 특혜관세는 협정 당사국에만 차별적으로 적용되지만 세제는 최혜국대우(MFN) 원칙에 따라 모든 차량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세제단순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미국 수입차에 대해서만 세제인하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산차든 수입차든 차별 없이 모두 똑같이 적용될 것이므로 미국차만의 가격경쟁력이 향상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중저가의 미국산차 보다는 고가의 유럽 및 일본산차의 경우 세제 단순화가 이루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가격을 100으로 할 때, FTA 체결 전후의 최종취득가격 차이는 12.38%p로서 미국산 수입차는 7.4%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수입차의 경우 일반적으로 딜러의 판매마진이 크기 때문에 딜러마진을 고려한 실질적인 가격인하효과는 6%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산차의 대미수출은 얼마나 늘어나나?
 
한.미 FTA 체결이 자동차 수출증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계량적인 분석은 그 자체에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보다 세부적인 내용이 합의돼야 전망 분석이 가능하다.
 
▲미국의 트럭관세율 철폐시 한국산 픽업수출은 가능할 것인가?
 
트럭의 경우 미국이 25%의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어 그동안 우리기업에게 커다란 수출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현재, 국내에 픽업트럭의 생산기반이 없는 이유는 기술이나 생산능력의 문제이기보다는 국내수요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럭에 대한 25%의 관세철폐가 이루어질 경우, 향후 한국업체의 새로운 투자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연간 320만대 규모의 미국 픽업시장에 신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일본업체가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한국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대미수출용 픽업트럭의 생산은 업체의 자체 수익성 판단여부에 따라 이루어지겠지만 관세가 철폐될 경우, 약 3~4년 이내에 미국시장에 맞는 신모델을 개발,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5톤 이하의 소형트럭의 경우, 한국산차량이 국제적인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총 트럭수출의 99%를 점하고 있는데 미국의 트럭관세가 철폐될 경우, 한국산 소형트럭이 미국시장에서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대미수출은 얼마나 증가할 것인가?
 
한.미 양국간의 자동차부문 2005년 대미 수출 중 자동차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며, 최근 빅3로의 직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부품 수출의 약 25%를 차지한 중국에 이어 제2위의 자동차부품 수출대상국이며, 수입은 전체 자동차부품 수입의 약 13%를 차지, 일본, 독일에 이어 제3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빅3는 최근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로 원가절감 차원에서 해외투자와 부품의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네트웍을 이용한 아시아지역 부품 구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가격은 싸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 인도 부품보다는 일본, 유럽 부품에 비해 가격도 10-20% 저렴하면서 우수한 품질을 갖추고 있는 한국 부품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또,  현대.기아자동차에 적용된 우리 부품이 북미 시장에서 이미 10년 이상 충분한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한국 부품에 대한 신뢰도는 높다고 할 수 있으며, 최근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 증가율이 급증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이러한 국제적인 아웃소싱 확대로 인해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의 부품 관세율이 평균 2.5%로 높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에 FTA 체결로 인한 관세 철폐시 그 만큼의 가격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의 FTA 체결은 빅3의 아웃소싱 중심을 한국으로 전환시키고, 일본이 빅3에 납품하고 있는 일정 부분을 우리 부품업체가 대신 납품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 김태년 통상협력팀장은 여러기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미FTA 타결은 우리 자동차업체들의 미국시장에서의 안정적 지위 확보와 미국차의 국내수입 증가로 인한 한.미통상협력 강화, 국내 업체들의 대외적 신인도 향상으로 세계화 전략 추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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