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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트럭시장 재편작업 가속화, 현대차의 생존전략은?

  • 기사입력 2006.12.06 09:15
  • 기자명 이상원

세계적인 추세인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상용차업계의 재편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승용차 못지 않게 상용차부문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특히, 주요 국가의 환경규제 강화로 트럭메이커들의 통합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올 하반기 세계 상용차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독일 MAN과 스웨덴 스카니아의 합병 성사여부. MAN은 지난달 16일 스카니아 인수작업에 들어간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다. 인수 제시금액은 103억유로(한화 13조1천200억원)에 달한다.
 
MAN사가 스카니아 인수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이유는 비용절감에 따른 경쟁력 확보때문. MAN은 세계 상용차업계 빅3중의 하나인 스카니아를 인수함으로써 부품조달 및 판매망 협력을 통해 연간 5억유로(6천300억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MAN의 인수 움직임에 당사자인 스카니아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스카니아의 최대주주인 폭스바겐이 우호적인 방향으로 통합에 동의하고 있어 양사의 합병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특히, MAN, 스카니아 통합에 이어 자사의 브라질 상용차사업을 편입시켜 세계 최대의 상용차메이커로 재탄생시킨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유럽 상용차업체들은 특히, 일본 상용차업체들의 통합과 무서운 기세로 뻗어나오고 있는 중국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전역의 판매및 서비스망을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통합이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볼보트럭도 지난 3월 일본 닛산자동차로부터 닛산디젤공업 주식 일부를 매입, 닛산디젤의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볼보는 닛산디젤이 갖고 있는 앞선 디젤기술을 볼보에 접목시켜 기술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미쓰비시자동차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산하의 상용차 전문업체인 미쓰비시후소우 트럭.버스를 아시아 전략의 핵심업체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 GM과 자본제휴 관계를 청산한 이스즈자동차는 도요타자동차로 말을 갈아탔다. 이에따라 일본의 상용차업계는 도요타를 축으로 이스즈와 히노가 포진하는 막강한 진용을 갖췄다.
 
이런 움직임 속에 한국의 현대자동차만이 마땅한 제휴처를 찾지 못하고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자본제휴 관계를 맺고 상용차를 전문으로 생산, 판매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했었으나 4년만인 지난 2004년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경영악화로 중도에 하차했다.
 
주요 상용차메이커들이 현대차와의 제휴를 꺼리는 이유는 제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메리트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상용차시장이 매우 작아 제휴로 인한 판매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디젤기술 경쟁력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생산원가 마저 크게 상승, 생산기지로서도 마땅치가 않다.
 
때문에 주요 상용차메이커들은 일본업체와는 기술제휴를, 중국업체와는 생산제휴 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선택의 여지가 없자 상용차부문에서 독자생존키로 가닥을 잡고 최근 상용차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용 신엔진및 독자모델 개발에 무려 3천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있다. 상용차 전체매출액이 2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큰 액수다.
 
현대차는 내년 중으로 차기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시키는 중형 및 대형 신엔진을 신모델에 탑재, 2008년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한다는 위험하면서도 야심찬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독자엔진 개발에 성공한 현대차로서는 이들 선진국시장 공략이 결코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술력이나 제품력에서는 MAN이나 스카니아, 볼보과 아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 초저가인 중국제품들이 현대차보다 앞서 일본이나 유럽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등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AS망 구축등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현대제철소 및 현지공장 건설로 천문학적인 자금소요가 예정돼 있는 현대차로서는 상용차부문의 글로벌화를 위해 자금을 쏟아넣기가 그리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렇다고 현재의 수준을 고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연산 1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전주공장의 가동률은 절반수준에 불과하며 그나마 연간 수백대 규모로 수출되고 있는 동남아시장도 중국업체들이 빠르게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현대차가 재편되고 있는 세계 상용차시장에서 어떻게 생존의 해법을 찾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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