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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대륙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일제차

  • 기사입력 2006.11.30 08:23
  • 기자명 이상원

일제차의 미국시장 파고들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엔 가솔린 가격상승과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연비와 친환경성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전통적으로 미국 빅3의 아성이 강한 대형차시장도 파고들고 있다. 
 
상황이 급박한데도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분야 마찰등으로 일본 업체들이 현지생산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미국 빅3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시 교외에 위치해 있는 도요타자동차판매점인 롱고 도요타점은 지금도 일본  도쿄 돔 3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14만평방미터의 광대한 부지에 4000대 가량의 재고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롱고 도요타점은 지난 2005년 2만7천344대를 팔아치운 도요타자동차의 세계최대 판매점이다.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구입한 차를 그대로 타고 돌아가는 판매방법이 주류인 미국에서는 재고량이 판매량을 말해준다.
 
롱고도요타점은 139억원을 투자, 2005년 5층건물의 입체전시장을 건설했지만 예상보다 판매가 증가하면서 벌써부터 주차장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일본차가 깊숙히 침투하고 있는 단적인 모습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미국시장 판매대수는, 컴팩트카 야리스와 하이브리드 차(HV)가 호조를 보인도요타자동차가 전년동기 대비 12%가 증가했고 혼다자동차도 4%가 증가, 역대 최고이익을 갱신했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특성 때문에 미국 자동차시장은 2003~2005년까지 픽업트럭과 SUV시장이 전체의 15%이상을 차지했다.
 
승용차시장에서는 일제차에 40% 이상의 점유율을 허용한 빅3지만 수익률이 높은 트럭시장에서는 여전히 70% 이상을 차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 시장에서도 일제차가 파고들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지난 17일 문을 연 텍사스공장에서 신형 풀사이즈급 픽업트럭 탄드라를 생산한다.
 
풀사이즈급 픽업트럭은 미국 자동차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차량으로 빅3가 90%이상 장악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 시장에 높은 연비를 무기로 도전장을 냈다.
 
이 때문에 미국 빅3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고 있는 풀사이즈급 픽업트럭 시장이 일제차에 의해 언제쯤 무너질 것인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관련,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포드자동차의 새로운 사령탐인 알란 멀렐리사장은 연비가 좋은 소형차로 승부를 걸어야 일제차에 대응할 수 있다고 위기감을 강조하고 있다.
 
올 초부터 미뤄져 왔던 부시대통력과의 첫 면담이 이뤄진 지난 14일 가진 기자회견장에 선 리처드 왜고너 GM회장 등 3명의 톱경영진의 표정은 전례없이 딱딱했다.
 
이들은 일본정부의 엔화하락 유도로 인해 불공정한 경쟁이 되고 있다고 부시대통령에게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부시대통령은 구체적인 지원책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해 빅3의 경쟁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좋지않은 인상만 남겼다.
 
미국정부와 소비자들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일본 업체들은 미국사회에 대한 공헌에도 아끼지 않고 투자하고 있다.
  
백악관에서의 면담이 있은 3일 후인 지난 17일, 부시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주에서 도요타자동차의 신형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 이날 가진 공장 개소식에는 올해 81세의 도요타 쇼우이치로 도요타자동차 명예회장이 참석, 전미가정교육센터에 6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2005년에 사회공헌 기금으로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328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동안 GM의 사회공헌액수인 492억원에 육박한다.
 
일본자동차업체들의 현지 생산에 의한 고용 창출도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 자동차공업회에 의하면, 일본계 메이커의 미국 생산대수는, 86년 43만대에서 2005년에는 338만대로 늘어 현지 생산비율이 12%에서 68%로 대폭 상승했다.
 
미국 조사회사 자료에 따르면 부품업체 등의 파급효과를 포함하면  도요타자동차 만으로 2003년에 39만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사회가 일본자동차메이커를 거부할래야 거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인 미국시장에서 일제차들이 선전을 하면 할수록 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현대.기아차는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이제 겨우 미국시장 점유율 4%를 넘어선 정도기 때문에 사회공헌이나 고용창출면에서 일본 메이커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보잘 것 없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역시 일제차와 한 묶음으로 미국정부와 미국 빅3의 견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과제는 일제차의 아성을 깨고 10% 이상의 셰어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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