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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매직', GM에서도 통할까?

  • 기사입력 2006.07.12 10:19
  • 기자명 이상원

다 쓰러져가던 닛산자동차를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자동차회사의 하나로 일으켜 세운 자동차업계의 풍운아 카를로스 곤의 매직은 거대공룡 GM에서도 과연 통할 수 있을까?
 
GM이사회가 리처드 왜고너회장 주도로 르노.닛산그룹과의 제휴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승인함으로써 3사간의 제휴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는 14일 곤회장과 왜고너회장이 마침내 회동한다.
 
GM과 르노닛산그룹과의 제휴를 제안한 것은 GM의 대주주인 트라신다 회장 커크 커코리언씨로 그는 닛산자동차를 극적으로 반석위에 올려놓은 카를로스 곤회장의 경영수완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GM의 경영부진은 당시의 닛산과 비교해도 그 뿌리가 워낙 깊고 차원이 달라 만약 제휴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곤 매직'이 통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경영상황
 
우선 르노그룹과 제휴했던 1999년 당시 닛산차는 부품조달 등에서 고비용 체질이 만연했고 여기에 히트차량이 거의 없어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렸다.
 
99년 3월말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규모가 2조1천억엔으로 당시에는 채무가 자산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닛산차는 르노와의 제휴로 약 6천400억엔 가량의 부채를 탕감, 위기를 견뎠지만 2000년 3월기 결산에서는 6천80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GM의 경우는 북미지역에서의 승용차 판매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2005년 12월기 연결결산에서 세후이익이 10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특히, 매년 50억달러에 달하는 종업원및 퇴직자의 의료비와 연금이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즉, GM은 닛산차와는 다른 구조적인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경영재건 계획
 
카를로스 곤 닛산사장은 99년 발표한 경영재건책인 '리바이벌 플랜'에 따라 부품조달비용의 20%를 줄이고 무라야마공장을 폐쇄했으며 종업원 약 1만8천명을 정리해고, 총 1조엔에 달하는 비용절감을 이뤄냈다.
 
GM도 2005년 11월 북미사업재건책을 발표, 3만명의 종업원을 감축하고 9개 공장을 폐쇄키로 했다. 여기에 후지중공업, 스즈키자동차 등 해외 메이커와의 출자관계도 연달하 해소하는 등 생산능력을 30%가량 줄였다.
 
즉, GM 역시 이미 닛산차에 필적할 만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어서 곤회장이 추가로 구조조정을 할 여지가 남아코있을지에 의문이 생긴다.
 
■성공여부는 불투명
 
카를로스 곤회장의 경영수법은 목표를 명확히 한 다음 위에서부터 아래로 단번에 실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곤회장이 전권을 장악해 경영진이나 전 종업원들이 곤회장의 방침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반면, GM은 종업원들이 가입해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상대해야 한다. 자동차노조는 벌써부터 '코스트 커터'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곤회장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우려, 르노.닛산그룹과의 제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노사가 일체화된 개혁을 실행할 수 있는 보장이 없고 특히, 최대의 난제인 연금이나 의료개혁을 이뤄내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이유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는 제휴로 인한 GM의 경영재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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