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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경영위기 엄살 아니다'

  • 기사입력 2006.02.22 09:11
  • 기자명 이상원

현대.기아자동차가 원화강세와 엔화약세, 고유가 등으로 인한 대내외적 환경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밝혀온 경영위기 상황이 실제상황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임금동결과 비상경영 선언은 최근의 원화강세 지속과 유가의 고공행진, 원자재값인상 등 각종 환경악재 현상들이 일시적인 현상에 머무르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업경영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IMF이후 첫 매출 감소
 
현대.기아차는 해외판매가 76%에 달하며 부품의 국산화율이 97%에 달하기 때문에 환차손으로 인한 매출손실액이 엄청난 구조로 돼 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품질평가 호조 및 판매대수 증가에도 불구, 환율충격으로 매출이 IMF이후 처음으로 감소하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3년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중장기적인 경쟁력 상실 위기에 빠져 있다는 자체분석이 최근 현대.기아차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의 원화강세는 예년의 경우와 달리 엔화약세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일본과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있고 특히, GM, 포드 등도 최근 3천-4천달러까지 대대적인 할인판매를 하고 있는데도 일본업체들의 경쟁력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즉, 현대.기아차는 원화강세로 인해 수출단가를 올려야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일본 업체들이 엔화약세 바람을 타고 가격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수출가격도 인상하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일본.중국의 협공
 
현대.기아차는 또,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차세대 미래자동차 분야에서 일본과의 격차 축소를 위해 향후 5-10년 간 사활을 건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고 기존 내연기관 차량 분야에서도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도높은 비상경영 체제 잔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99년 이후 6년 동안 연구개발 비용을 5배이상 증가시켜 왔으나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비해 아직 3분의1 수준에 불과하고 특히 미래형 자동차 개발분야에서의 투자비용은 비교가 안될 정도여서 현 상태로는 3-5년 뒤의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차 업체 구조조정 단행
 
현재 전세계 자동차업계는 빠른 전환기를 맞고 있다. 흑자를 내고 있는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업체와 현대.기아차 등 한국 업체들이 잇달아 임금동결 등 위기경영을 선언하고 있고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GM, 포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은 대규모 감원과 공장폐쇄 등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2-3년 내에 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전망이다.
 
GM은 최근 3만명의 종업원 감축과 오는 2008년까지 북미 12개 공장 폐쇄를 발표했고 포드사도 2012년까지 3만명 감원에 14개 공장 폐쇄, 폭스바겐은 2009년까지 2만명 감원 등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 감량경영에 돌입,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와관련,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현재 세계 자동차시장은 선진시장에서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장에서 일본, 한국,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며 현대.기아차는 후발업체인 중국에 맹 추격을 당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경영위기 상황에도 불구,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한 협력은 계속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가격, 품질,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체계적인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위해 총 202억원을 들여 '자동차 부품산업 진흥재단'을 설립, 협력업체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어 오는 2008년까지 개발 및 운영자금 1조3천400억원, 연구기술개발 비용 1조5천300억원, 원자재 사급지원 9조900억원 등 총 12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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