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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가장 큰 ‘노멀’ 기아자동차 K7

  • 기사입력 2016.02.04 10:14
  • 최종수정 2016.02.04 14:26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기아자동차 K7이 새롭게 돌아왔다. 7년 만의 귀환이다. 기아자동차에서 소위 ‘그랜저급’으로 불리는 차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랜저를 뛰어 넘었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앞뒤 바퀴축간 거리 휠베이스는 급을 뛰어넘었다. 2855mm다. 이는 그랜저HG(2845), 아슬란(2845)는 물론 차체 크기로 유명한 한국지엠의 임팔라(2837) 보다 더 크다. 여기에 실내 공간 활용이 좋다는 앞바퀴 굴림 방식을 채용했으니 동급 최대 실내공간이라는 광고 문구가 과장은 아니다.

 
 
 

 전반적인 시승 느낌은 ‘평범’하다. 실내 디자인은 몇 년 전 렉서스의 모습을 느끼게 하며 주행 품질은 소음과 진동을 무척이나 억제했고 스포츠 성향은 강조하지 않았다. 과격한 움직임은 이 차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부드럽게, 편하게, 우아하게 타기에 적합했다.

 2일 기아차가 마련한 시승행사에 참석했다. 서울 광장동 W호텔을 출발해 왕복 2시간 거리를 달렸다. 시승차는 3.3 GDI 엔진에 대부분의 옵션이 모두 포함된 노블레스 스페셜 트림. 고급 가죽시트 패키지인 프리미엄도 더했다. 19인치의 컨티넨탈 타이어를 장착했다. 기아차는 최근 고급차 라인업을 중심으로 수입 타이어를 기본 적용하는 추세다.

 디자인은 이미 익숙하다. 정식 출시 전에도 기아차는 미디어 사전 공개를 진행했고 여러 차례 유출된 도로주행 테스트 사진도 공개됐었다. 또, 기존 기아자동차의 타이거 노즈를 포함한 디자인 요소들을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그릴을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게 디자인을 바꿨고 헤드라이트에 ‘Z’자 형상의 램프를 추가했으며 트렁크를 가로지르는 크롬과 브레이크등은 기아차의 다른 모델과 일맥상통하는 디자인이다.

 
 
 

 외부는 과감한 변화를 가졌지만 실내는 정숙하다. 우드그릴를 활용했고 8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은 최신의 고급차에 비해서는 조금 작은 느낌이다. 공조버튼이나 오디오 버튼은 전통적이지만 편리하게 배치했고 중앙에는 아날로그시계를 더했다. 기어노브, 스티어링휠의 디자인 역시 기존의 것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시트를 포함한 일부 옵션은 고급차의 추세를 따라갔다. 바느질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시트는 프리미엄 옵션을 추가해야하는 것이고 천정을 장식한 스웨이드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시트는 넓고 편하다. 운전석 허벅지를 받쳐주는 기능이 있어 키가 큰 운전자가 탑승해도 시트가 맞춰준다. 전동시트의 기능은 다양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기능이 모두 포함됐다. 뒷좌석은 매우 여유롭다. 앞자리에 신장 180cm의 운전자가 앉고 뒤에 175cm의 탑승자가 앉았는데 무릎부터 주먹 서너 개의 공간이 남는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걸리지 않을 정도다. 뒷좌석은 푹신한 헤드레스트까지 더해져 편안하다. 동급 세단 가운데는 최고 수준이다.

 주행성능은 시원하다. 특히, 2000~2500rpm 사이의 엔진토크가 그렇다. 여기에 기아자동차가 양산차 브랜드에서는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전륜구동형 8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갔다. 도심구간을 통과하면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부드러운 변속을 이어간다. 최근에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드러운 변속 느낌이 오히려 어색한 경우도 있지만 승차감을 위해서는 적절한 선택이다.

 
 
 

 시내에서 추월을 하려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변속기는 킥다운을 시작한다. 6단에서 3단으로, 5단에서 3단으로 자유자재로 옮긴다. 덕분에 엔진에 주는 부하는 적다. 6500rpm에 레드존이 있지만 끝까지 사용하는 상황은 거의 없다. 고회전 영역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던 과거의 엔진은 이제 사라진 모양이다. 실용 구간에서 충분한 힘이 나오면서 공차중량 1675kg의 큰 차를 끌고 간다.

 고속도로에서의 주행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드라이빙모드를 스포트로 바꿀 수도 있지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뒷자리에 VIP를 태운다면 K7은 적절한 가격에 적당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만큼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반대로 얘기하면 스포티한 성향은 거의 없다. 가속페달을 과격하게 밟으면 토크스티어가 일어나 차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조수석 앞에 3.3리터 엔진이 배치됐고 운전석 방향으로 8단 자동변속기가 붙어있다. 스포츠 주행에서는 앞바퀴 굴림 방식의 한계가 바로 드러난다. 무거운 머리를 들고 돌리는 느낌이 그렇다. 긴 차체에 칼럼타입 전동식파워스티어링휠을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대형차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이 차는 독특하다. 핸들링도 뛰어나진 않다. 다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아무런 문제나 차이점도 느끼지 못한다. 적정한 기술을 적정한 곳에 사용했다는 느낌이다.

 
 
 
 

 편의사양은 조금씩 개선했다. 사방의 카메라 영상을 합성해 마치 하늘 위에서 바라보는 듯한 어라운드뷰 모니터는 이음새가 더 정교해졌다. 국산차 최초로 적용한 크렐(KRELL) 오디오는 12개의 스피커로 적당한 음질을 들려준다. 크렐은 2013년 혼다의 고급 브랜드 어큐라에 오디오를 제공한 이후 기아차와도 협업했다. 실내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기가 적용됐고 USB와 AUX도 장착됐다.

 내비게이션은 국내 판매중인 차 가운데 단연 최고 수준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연동되는 것은 물론이고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 중이라면 제한속도에 맞춰 속도를 줄이기도 한다. 이때는 카메라 모양이 계기판에 나와 과속 주의구간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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