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국민대 정경훈 교수 “신차개발, 시간에 쫓겨 미흡한 상태로 출시 절대 안돼“

  • 기사입력 2016.01.06 17:13
  • 최종수정 2016.01.07 13:05
  • 기자명 차진재 인턴기자

[오토데일리 차진재 인턴기자] 새해를 맞아 다양한 시장 및 산업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국민대학교 정경훈 교수를 만나봤다. 
 
정경훈 교수는 연세대 금속공학과와 보스턴대 경영전문대학원 등을 졸업한 후, 한국지엠에서만 34년 간 근무한 업계 전문가이다. 대통령 산업포장훈장을 비롯해 GM 기술상 및 사장 공로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정 교수는 현재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전경련 중소기업경영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경훈 교수와 다가올 미래 자동차의 흐름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철학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2016년을 포함,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A. 우리는 지난해 자동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이는 친환경 자동차가 세계적인 흐름이기에 더욱 컸다. 
  
이제 자동차는 일반적인 종합 산업을 넘어 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미래 자동차는 경량 소재와 감성 디자인, 최신 IT 기술, 소리 공학 등이 모두 융합될 것이다. 더불어 친환경 고효율 자동차의 무한경쟁에도 직면한 상황이다.
 
현재 자동차는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전기차로 급속히 발전해 가고 있으며,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카 경쟁까지 전개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자동차 업계는 IT 업체들과 합종연횡의 기술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궁극적인 친환경차의 목표는 수소연료전지차의 대중화에 있다고 본다. 아직 개발 및 보급 기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목표인 전기차 시장의 선점에 여러 기업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I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카와 인포테인먼트 및 센싱 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자동차 등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Q. 세계 자동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A. 시장 전문가에게나 어울리는 질문인데, 자동차 산업에 오래동안 몸 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것을 전하겠다. 
 
앞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기술 개발을 비롯해 가격 및 품질 경쟁력에서 뒤지면 즉각 도태될 것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친환경 고효율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행 기술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이미 세계 자동차 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 설비를 갖추고 있으므로, 고임금 국가의 원가 경쟁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것 또한 생산성 대비 고임금 국가의 반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 등 저임금 국가의 빠른 기술 발전이 위협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술력과 품질경쟁력이 뛰어난 자동차 업체가 시장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Q. 테슬라의 국내 진출 소식이 보도됐다. 앞으로 전기차의 성공가능성과 방향은?
A. 앞서 언급한대로 연료전지자동차의 대중화에 앞서 한 동안 전기차가 친환경차의 대명사로 자리할 것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지만 하이브리드의 시대를 거쳐 빠른 속도로 전기차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인한 주행거리 제약과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이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지만, 정부 지원과 정책 등으로 빠르게 개선될 것이다. 전기차의 대중화는 언제나 경제성 문제로 이어지므로 가격경쟁력과 인프라 구축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Q. 좋은 자동차의 기준은 무엇인가?
 
A. 간단히 답할 질문은 아니지만, 개발자 겸 소비자의 관점에서 말해보겠다.
 
흔히 모든 제품에서 그러하듯, 좋은 제품은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을 이야기한다. 경차나 소형차에서 중·대형차의 기능과 편의성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동일한 가격대에서 스타일링, 편의장치, 감성품질, 기능품질이 만족스러워야 한다. 물론, 높은 연비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GM, 토요타, 폭스바겐 등이 세계 1위 자리에서 무너진 이유는 완벽한 품질을 유지하지 못했고, 수 많은 리콜 사태로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외형적인 여러 요소보다는 보이지 않는 안전 기능의 완벽한 품질 보증을 좋은 자동차의 기준으로 꼽겠다.
 
예로 에어백이나 시트벨트, ABS 등 생명을 좌우하는 부품들이 완벽한 품질 기능을 보증하고, 고객의 편의성을 고려한 가격 경쟁력 있는 차가 좋은 자동차의 기준이다.
 
Q. 자동차 업체들은 앞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전략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A. 2만개의 부품으로 조립된 자동차가 완벽한 품질을 갖춘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소비자가 매우 작은 결함이라도 불만 요소가 있으면, 신속히 해결해 주는 A/S 정신이 중요하다고 본다.
 
신속한 조치로 소비자들이 고마움을 느낀다면, 결코 자동차 회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저런 이유로 문제 현상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과 핑계로 이를 회피한다면 그로 인해 훨씬 많은 고객을 잃게됨을 보게 된다.
 
끊임없이 소비자들의 불만 요소와 의견을 귀담아 듣고, 신제품 개발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신차개발을 하는 경우 시간에 쫓겨 미흡한 상태에서 출시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본다. 품질이 완벽하지 않으면 시장에 내놓지 않겠다는 경영자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Q. 자동차 산업에 몸 담고 싶은 학생들에게 전하는 바람은?
A. 오랫동안 현장에서 몸 담았던 사람으로, 학교에서 강의한지는 이제 2년이 됐다. 
  
전하고 싶은 많은 것이 있지만, 우선 학창 시절에 현장감 있는 경험을 더 많이 하기를 바란다. 자동차에 대한 이론 교육도 중요하고 스펙 쌓기도 필요하지만 향후 진로 결정과 실제 취업에 매우 유리한 것은 현장감 있는 실전경험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특히, 대학 2·3학년 시절 기회가 되면 공장 견학부터 모터쇼 관람, 정비 실습 등에 참여하고, 방학기간에는 반드시 자동차 부품 관련 업체에서 현장실습에 참여하기를 적극 권한다. 
 
이어 신문과 전공 관련 서적을 통해 자동차 관련 트렌드를 읽어 시대 흐름을 파악하면 좋겠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공 서적뿐 아니라 리더십 관련 서적이나 성공한 기업가의 자전적 에세이 등도 많이 읽어 간접 경험을 쌓고, 소양을 넓히길 바란다. 이제 엔지니어에게도 관리자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