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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경영평가] 기아·쌍용, 내수 사상 최대 불구 수출이 발목…르노삼성만 대폭 성장

  • 기사입력 2015.12.24 11:09
  • 최종수정 2015.12.26 10:21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편집자 주] 2015년 자동차 업계는 혼란의 도가니였다.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은 자동차 업계를 모두 혼돈의 늪으로 빠트렸다. 러시아를 포함한 브릭스 등 신흥국가의 불안정한 경제상황도 자동차 업계의 리스크로 다가왔다.

 국내에서는 수입차의 약진과 국산차의 위기가 계속됐다. 국산차의 품질 문제는 신차 출시후 다가오는 통과의례처럼 됐고 소비자의 불신과 이를 극복하려는 제조사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오토데일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산과 외산차의 업체별 실적과 함께 주요 차종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시장의 성숙도와 각 사 경영진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 올해 국산차 업체들은 국내외적으로 활발하면서도 적극적인 전략을 펼쳤으나 5사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수에서는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거뒀지만 일부 업체들의 무리한 판매조건 등으로 과다 출혈로 이어졌고 해외에서는 러시아, 인도, 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의 경기침체와 국지적 분쟁 등으로 수요가 급감하며 전체적으로는 이렇다할 성장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반면, 신규 브랜드나 신차 출시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으로 인한 민감한 문제도 잘 피하며 경영상 타격을 입을 만한 이슈는 없었다.

내수 판매 부문에서는 기아차와 쌍용차, 그리고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간 수입차가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 2016년형 쏘렌토

◆ 내수 시장 승자는 기아차와 쌍용차

기아차는 앞서 출시한 신형 쏘렌토와 신형 카니발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였고, 올해 투입한 신형 K5와 스포티지가 제 몫을 해주면서 연간 판매량이 전년도의 46만5천여대보다 13% 이상 늘어난 52만7천여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한국지엠의 신형 스파크에 대응하기 위해 모닝 구매시 대당 100만원이 넘는 김치 냉장고를 제공하는 등 심각한 출혈로 손실률이 높아진 점과 신형 카니발의 고질적인 품질문제로 제품 이미지가 하락한 것은 흠으로 지적된다.

수출에서는 러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 부진으로 연간 판매량이 3% 가량 줄어들어 올해 전체 글로벌 실적은 지난해의 304만여대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하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 현대차, 내실 위주 성장…제네시스 브랜드 런칭·안티고객 소통 성과

현대자동차는 이렇다할 신차 출시가 없었는데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현대차의 내수 판매는 71만여대로 지난해의 68만5천여대보다 3.6% 가량 증가했다.

올 상반기 출시한 신형 아반떼가 6.2% 증가했고 SUV 투싼과 싼타페, 맥스크루즈가 33.3%, 12.0%, 13.6%씩 각각 증가하면서 증가세를 유지했다.

현대차는 파격적인 할인 조건을 내걸지 않고 1년 내내 정상판매를 고수, 손실률이 최저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알찬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수출에서는 기아차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 부진으로 1.4% 가량이 줄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의 496만여대보다 약간 적은 493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그러나 올해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브랜드와 첫 모델인 EQ900을 성공적으로 런칭,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데서 의미있는 한해로 기록됐다.

또, 그동안 애써 외면해 왔던 국내 안티고객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등 정면돌파를 통해 고객들과의 새로운 소통을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 한국지엠 제임스 김 사장

◆ 다양한 신모델 출시 불구 성과 미미…제임스 김 사장 신뢰성 확보도 과제

한국지엠은 올해 국산차 5사 가운데 가장 많은 신모델을 내놓으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상반기에 풀체인지된 신형 스파크와 경쟁력있는 컴팩트 SUV 트랙스 디젤, 그리고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준대형 세단 임팔라를 투입해 국내 신차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실적은 2.8% 증가에 그치고 있어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의 15만4천여대에 약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팔라의 경우,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월 2-3천대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요 예측 실패와 원활치 못한 공급문제로 인해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으며 스파크 역시 출시 후 두 달 간의 반짝 상승세를 유지하다 기아차의 물량공세에 밀리면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수출 역시 신흥시장 부진으로 전년대비 약 4% 가량이 줄어들면서 올해 연간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도의 63만여대보다 2만대가 적은 61만여대에 그칠 전망이다.

CKD 물량 수출도 전년대비 20% 이상 줄어 한국지엠의 올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지엠은 올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제임스 김 사장을 CEO로 임명하면서 구조조정 논란이 확산되는 등 경영 안정성 면에서도 불투명성이 높아진 한해였다.

▲ 쌍용차 최종식 사장

◆ 티볼리 예상외 인기 폭발…사상 첫 내수 10만대 불구 수출이 발목

쌍용자동차는 올해 내수시장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 ‘SUV=디젤’이라는 지금까지의 통념을 깨고 컴팩트 SUV 티볼리 가솔린모델이 전무후무한 대성공을 이뤄냈다.

티볼리는 11월까지 약 4만대가 팔리면서 쌍용차 내수판매 8만8천여대의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투입된 디젤모델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올해 가장 주목받은 신차로 떠 올랐다.

11월까지 무려 45.3%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쌍용차는 사상 최초로 내수판매 연간 10만대 도전에 나서고 있다.

내수시장에서의 이 같은 성과와 달리 수출에서는 주력인 러시아 수출 중단 등으로 약 40%가 감소, 글로벌 연간 판매량은 14만3천여대로 전년도의 14만1천여대보다 2천대 가량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유일 사장의 뒤를 이은 최종식 사장의 긴축 경영과 평택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적자 폭은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 르노삼성 닛산 로그 북미 수출

◆ 신차 빈곤 속 로그 수출로 선방

르노삼성차는 올해 경쟁력 없는 신차 투입이 없어 5사 중 가장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스페인산 QM3가 2만4천여대로 전년대비 45%, 도넛탱크로 인기를 얻고 있는 LPe모델이 투입된 SM7이 57%가 증가한데 힘입어 내수판매가 지난해와 비슷한 8만대에 약간 못 미칠 전망이어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출에서는 닛산 로그가 무려 12만대 가량 수출된데 힘입어 75%가 증가, 전체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대비 40% 가량 증가한 22만여대에 달해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보여진다.

◆ 총평

올해 국산차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둔 이유는 182만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신차 수요증가 때문이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로 수요가 늘어난데다 SUV 인기 지속, 그리고 2009년 이후 정체상황이 지속되던 대차 수요가 올해부터 풀린데다 리스와 렌트 대차 수요도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다.

즉,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등 자체 능력 보다는 외적인 요인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좀 더 경쟁력있는 신차 출시와 보다 적극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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