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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술영재 대학까지 지속 후원” 벤츠 한성차 사회공헌 현장

멘토-멘티 관계 이끌어낸 기업의 사회공헌, 졸업생이 다시 멘토로 활동‥선순환 고리 만들어

  • 기사입력 2015.12.17 15:36
  • 최종수정 2015.12.18 17:18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기업의 기부. 최종 도착지는 어디일까. 누가 혜택을 받을까. 그 혜택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까.

 많은 의문이 있었다. 자동차 출입기자를 오랜 기간 하면서도 자동차 브랜드의 기부 활동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취재를 한 기억이 없다. 막연했다. ‘돈을 벌었으니 기부해야한다’, ‘기부를 했으니 누군가 혜택을 받았을 것이다’ 연말이면 보도자료를 통해 자주 접하는 내용이지만 그 실체와 효과는 항상 궁금했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 지하 2층이 북적거린다. 10대와 20대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정장차림에 코트를 입은 어른들도 보인다. 머리에는 빨간 산타 모자를 쓰거나 루돌프 뿔을 얹은 아이들도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대 딜러 한성자동차가 펼치는 사회공헌활동 ‘드림그림’의 전시회가 열렸다. 연말 훈훈한 기삿거리를 찾아온 것이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미술영재를 후원한다’ 단순한 사회공헌이다. 지난 2012년부터 해해마다 이쯤이면 보내오는 보도자료의 사회공헌 가운데 하나다.

 연말이면 모두들 기부를 한다. 김장을 담그고 연탄을 나른다. 추운 겨울을 함께 따듯하게 보내자는 선의도 있지만 기업의 회계 마감이 다가오고 절세를 위해 기부한다는 차가운 시각도 있다. 혹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일시적으로 벌이는 요식행위라는 지적도 있다.

▲ 한성자동차 울프 아우스프룽 대표
▲ 한국메세나협회 서현재 사무처장

 산타 모자를 쓴 아이들이 앞줄에 코트를 입은 어른들은 뒷줄에 앉았다. 행사를 시작했다. 중간에 앉은 20~3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아마도 ‘멘토’일 것이다. ‘드림그림’은 미술 영재를 선정해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지원한다. 연말에만 진행하는 기부사업이 아니다. 뒷줄의 코트 입은 어른들 의자에는 ‘후원자’라는 명찰이 붙었다. 산타 모자를 쓴 아이들을 위해 기업과 어른들이 힘을 모았다.

 한성자동차의 ‘드림그림’ 사업은 2012년 시작됐다. 초기에는 2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대학에 들어갈 때 까지 후원하기로 했다. 일선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섭외해 멘토와 멘티의 관계로 엮어줬다. 매달 작품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했고 연말에는 결과를 전시했다. 그렇게 시작한 활동이 올해는 졸업생을 낳았다. 졸업생이자 대학 신입생이다.

▲ 졸업생 임충렬 학생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2년 선발된 임충렬 학생은 올해 계원예술대학에 합격했다. 임 군은 인사말을 통해 “정규 고등학교도 가지 않고 방황을 했지만 마음드림의 멘토 선생님과 함께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길을 찾게 됐다”며 “멘토 선생님과 같은 멋진 예술인이 되고 싶었다. 이제 대학에 진학하니 후배들에게 멘토가 되어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성자동차는 올해 임 군과 같은 드림그림 장학생을 기존 20명에서 40명으로 늘렸다. 더불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멘토도 늘렸다. 아이들과 연간 10여 차례 이상 멘토링 행사를 가졌고 도예, 동양화, 그래피티, 캘리그라피, 꽃그림, 뮤직비디오까지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접하고 이들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는 시간을 마련했다. 올해 1월 장학생 선발로 시작한 한 해의 결과물이 호림아트센터에 모였다. 일요일까지 전시한 이후에는 혜화동의 지하철역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한다.

▲ 한성자동차 이창현 고객이 기부한 우쿨렐레에 패턴을 입혀 작품을 만들었다. 연말 전시에는 우쿨렐레로 직접 캐롤을 연주했다.
 
 
 
 
 

 장학생들은 미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함께 공부하며 청소년기를 지낼 조언자를 얻었다. 이날 행사는 이들이 주인공이었다. 밝은 표정으로 멘토와 멘티가 어울리는 모습은 기업이 만든 사회공헌 그릇에서 어떻게 싹이 피우는지 보여줬다.

 한성자동차의 ‘드림그림’ 프로젝트에는 많은 이들이 함께했다. 한국메세나협회, 서울문화재단이 참여했다. 도예가, 그래픽디자이너, 캘리그라피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꽃그림 작가, 뮤직비디오 감독, 동양화가, 아트토이작가, 그래피티 작가 등이 아이들의 작품 활동을 도왔다. 사회공헌 활동의 시작과 끝이 분명했다. 미술의 꿈을 도운 기업을 학생들은 기억했다. 졸업생의 인사에는 “나도 후배들을 돕겠다”는 순환고리도 보였다. 기부와 공헌에 크고 작음은 없겠지만 멘토와 멘티,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보여준 밝은 모습은 한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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