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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스캔들] 아우디·폭스바겐 ‘11월 파격할인’ 어떻게 가능했나?

  • 기사입력 2015.12.07 10:27
  • 최종수정 2015.12.31 00:11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배출가스 조작 논란을 일으킨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11월 큰 폭의 할인을 진행하며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수입차 판매량을 늘리는 최고의 방법은 ‘할인’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5천만원짜리 차를 1천만원 이상 할인해주는 세상. 엄청난 할인이 어떻게 가능한 지 알아봤다.

- 자동차 업체의 프로모션

 신차 구매 시 할인의 기본이 되는 조건이다. 업계에서는 ‘프로모션’이라는 이름으로 매달 새로운 조건을 발표한다.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11월 할인도 각 사가 강력한 프로모션을 시작하면서 가능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모션은 그 달 판매량을 늘려야 할 차종에 대해 주력하며 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코리아, BMW코리아와 같은 수입사가 자체 마진에서 일부를 판매 촉진비로 내놓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지난 달 폭스바겐이 평소의 두 배가 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의 한 딜러는 “폭스바겐코리아에서 평소에는 딜러회사 몫으로 찻값의 3% 정도의 마진을 보장했는데 지난달에는 7%로 늘렸다. 딜러회사에서는 늘어난 마진을 모두 프로모션에 투입해 가격을 낮췄다”고 전했다.

- 딜러사의 판매촉진과 딜러의 ‘서비스’

 업계에서는 수입차의 마진폭을 대략 30%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10~15%는 수입사의 몫이며 신차발표, 인증, 브랜드관리, 광고 등의 비용 지출이 여기에서 진행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차를 실제로 판매하는 딜러사의 마진이다. 이는 또 딜러회사와 딜러 개인의 마진으로 나누는데 폭스바겐 딜러의 경우 15% 정도의 마진에서 회사가 5%, 딜러 개인에게 10% 정도를 제공한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수입차 값을 100으로 볼 때 15는 수입사가, 5는 딜러사에서 나머지 10은 딜러 개인의 수당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이 모두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딜러 개인이 이른바 ‘3박자’라고 부르는 썬팅, 블랙박스, 하이패스 등을 제공하는 비용도 이 가운데 포함된다. 또, 평소 영업활동을 위한 비용과 자신의 월수입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폭스바겐의 한 딜러는 “1인당 10~15대 정도를 판매해야 평균 월급 정도는 벌었다고 말한다.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폭스바겐은 박리다매 형태다”라고 말했다.

- 금융할부 프로그램의 리베이트

 수입차를 포함한 자동차 구입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행위가 바로 ‘리베이트’다. 주로 금융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해당 비용의 일정 부분을 ‘수당’의 형태로 받는다.

 수입차 업체의 경우 자사의 ‘****파이낸셜’과 같은 자회사가 금융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한다.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국내 수입차 업계 대부분이 독자적인 파이낸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들은 시중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모아 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 마진을 붙여 빌려준다. 지난 9월에도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MBFSK)는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2%대 금리로 발행했다. 최근 1년간 발행한 채권도 4000억원대다.

 반면, 수입차의 할부금융은 일반적으로 7%~10%를 상회한다. 리스 프로그램의 경우 차를 구매할 때 이자율 ‘*%’라고 표기하지 않고 ‘상환스케줄표’를 제공하면서 매달 동일한 금액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고금리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아우디, 폭스바겐의 주요차종 2014년 가격 변동

 파이낸셜 회사들은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마진의 일부를 영업사원에게 리베이트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찻값에 따라 다르지만 5천만원 정도의 수입차 한 대당 수백만원 이상의 금액이 리베이트로 오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판매를 위해서 영업사원들은 이 리베이트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아우디를 판매하는 한 딜러는 “금융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리베이트를 활용해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것을 이제 어지간한 소비자들은 알고 있다”며 “주로 차를 자주 바꾸는 소비자들이 리스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적극적으로 할인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 할인의 그늘

 수입차를 필두로 파격적인 할인공세가 이어졌다. 10%~20%의 할인이 일반적인 것처럼 보이는 시대가 됐다. 소비자는 싼 값에 차를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할인’이 이른바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14년 주요 차종의 가격을 수시로 변경했다. 7월에 있었던 관세철폐와 올 1월 있었던 개별소비세 인하 직전에 오히려 가격을 인상했다. 슬그머니 인상한 가격에서 할인을 해주니 소비자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큰 차이가 없다. ‘조삼모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딜러마다 할인 경쟁을 벌이니 차는 많이 팔리지만 곳간에 쌓을 겨를이 없다. 업계에서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BMW코리아의 딜러가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1월 판매량을 급격하게 늘린 폭스바겐코리아 딜러의 경우 “남는게없다”는 푸념을 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한 딜러사 임원은 “판매량은 늘었지만 정책상 물량을 늘리기 위한 것일 뿐 마진은 오히려 줄었다. 차를 많이 팔아도 딜러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연말에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오히려 적자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딜러의 실적 악화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된다. 이 임원은 “차를 많이 팔아 서비스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서비스센터 확충 등을 고려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엔진오일 교체와 같은 간단한 경정비도 예약을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수입차라고 해도 서비스는 오히려 국산차보다 불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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