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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디젤 가고 하이브리드 뜬다'…토요타, 신모델 잇따라 투입 대반격 준비

  • 기사입력 2015.10.23 09:05
  • 최종수정 2015.10.24 00:0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로 유럽산 디젤차의 기세가 꺾이고 대신 하이브리드카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폭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사건을 계기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왔던 유럽 디젤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최근 “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조작사건의 여파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져 디젤 차량 판매를 중지시킬 수 있는 브레이크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 놨다.

세계적인 투자자문사인 얼라이언스 번스타인도 “폭스바겐의 디젤 스캔들은 디젤 차량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언급했고 스페인 경제지 ‘LIBREMERCADO’는 이번 사건은 유럽에서 디젤차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크린디젤의 몰락은 곧 하이브리드(H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의 보급을 한층 촉진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번 디젤 스캔들의 당사자인 폭스바겐은 최근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개발방향을 지금까지의 디젤차 중심에서 전기차로 선회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볼보자동차도 이번 사건 이후 오는 2019년까지 전 모델 라인업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모델을 투입하고 순수 전기차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볼보는 올 연말 시판되는 신형 XC90에 장착되는 'T8 Twin Engine AWD‘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세단 신형 'S90'등 신차에 적용, 2020년까지 세계 판매량의 10%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포르쉐 등도 PHEV와 EV의 조기투입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으며 일본의 닛산자동차도 일본 내수시장에서 전기차의 판매 비율을 전년도의 2.3%에서 2020년에는 10%로 대폭 높인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PHEV나 순수 전기차(EV)는 대규모 충전시설 설치문제나 1회당 주행거리 확장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안은 하이브리드가 될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즉, 토요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양산형 하이브리드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거나 토요타의 기술장벽에 막혀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PHEV나 EV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디젤을 제외할 경우, 가솔린으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유럽의 배기가스. 연비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부득불 PHEV나 EV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이 같은 뜻하지 않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부문에 대한 공세를 은밀하면서도 조용하게 강화해 나가고 있다.

내달 중 연비가 리터당 40km(일본 기준)에 달하는 4세대 프리우스 투입을 시작으로 렉서스와 토요타의 주력 신차종을 잇따라 내놓는다.

토요타가 3570만원짜리 저가형 캠리 하이브리드모델을 내놓는 등 유럽 디젤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토요타는 지난 14일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50년까지 자사가 생산하는 신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10년 대비 90% 가량 낮출 계획이며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HV)와 연료전지차(FCV) 등 차세대 자동차의 보급을 대폭 늘려 가솔린엔진을 거의 없앨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계획의 핵심은 역시 세계 최강의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토요타 하이브리드카는 지난 8월에 글로벌 판매 대수가 800만대를 돌파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카인 1세대 프리우스‘가 출시 된 지 18년 만이다. 지역별로는 일본 국내에서 약 절반인 388만7800대가 팔렸지만 가솔린차가 절대 강세인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도 278만9100대가 팔렸다.

반면, 디젤이 주력인 유럽지역은 93만100대로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했다. 토요타는 연간 1500만대에 달하는 유럽시장에서 하이브리드가 디젤차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토요타가 유럽 디젤에 크게 밀려 왔다. 2015년 1-9월 판매 데이터를 보면 유럽 디젤이 12만3328대로 전체의 68.9%, 가솔린이 4만9121대로 27.4%인 반면 하이브리드는 6297대로 3.5%에 불과하다.

국내 역시 유럽 디젤의 기세가 꺾일 경우, 하이브리드의 점유율이 상당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하이브리드의 대부분은 토요타 차량이다. 이 기간 렉서스는 4213대가 판매, 전년 동기대비 21.7%가 증가했다.

렉서스는 특히 전체 차량 중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80%로 전년 대비 2.2%포인트가 상승했으며 특히 ES300h는 3209대, NX300h는 550대가 판매되는 등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토요타브랜드는 1663대로 전년 동기대비 1.6%가 증가했으나 점유율은 30%로 지난해에 비해 3.9% 포인트가 낮아졌다. 이 중 프리우스는 11.01대, 캠리는 438대, 프리우스V는 124대가 각각 판매됐다.

한국토요타도 이번 디젤 스캔들의 호기를 살리기 위해 공세에 나서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가격을 무려680만원이 낮춘 저가형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이번에 추가된 ‘2016 뉴 캠리 하이브리드 LE’는 일부 사양을 조정하고 한미FTA(자유무역협정)에 따른 관세율 인하를 먼저 반영, 판매가격이 3570만원으로 기존 대비 680만원이나 낮아졌다.

즉 최고급형 단일모델(XLE)에 저가형의 LE모델이 추가됐으며 기존 XLE모델도 관세 인하분 반영으로 시판가격이 260만원 낮아진 3,990만원으로 조정됐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2016 뉴 캠리 하이브리드 LE’는 연비와 복합연비가 리터당 17.5km(도심 18.0km, 고속 16.9km)로 최고급모델 대비 1.1km가 높아졌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95g/km로 줄었다.

토요타는 이어 내년 초에 4세대 프리우스와 신형 RX를 투입키로하는 등 유럽산 디젤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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