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현대차, 직원들 ‘기강 해이’ 군기잡기 나섰나?

  • 기사입력 2015.10.07 07:15
  • 최종수정 2015.10.07 14:3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희대의 사기사건인 독일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는 일부 디젤엔진 개발팀 연구원들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강화되고 있는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 편법으로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결과 였으며 이 사건에 관련된 25명 가량의 연구원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환경보호청 산하 대기자원위원회(CARB) 조사관들에게 배기 가스에 관한 비밀을 털어 놓은 뒤 모두 전직했다.

폭스바겐 경영진의 무모한 판매 확대와 극단적인 이윤추구가 이들 개발팀 연구원들을 압박했고 결국은 부정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한마디로 폭스바겐그룹 전체의 도덕적 기강 해이가 극에 달한 결과였다는 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폭스바겐은 이번 사태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전 세계에서 발생될 천문학적인 벌금과 리콜비용은 차치하고라도 회복 불능의 신뢰도 추락은 향 후 수 년간 폭스바겐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미국 GM이나 일본 토요타 등 세계 정상을 다투고 있는 주요 자동차메이커들도 긴급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도 폭스바겐 사태와 맞물려 대대적인 군기잡기(?)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연말 출시될 신형 에쿠스(개발코드명 HI)의 차명을 ‘제네시스’로 통일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이를 발설한 직원의 색출에 나섰다.

동시에 신형 에쿠스 출시와 관련된 일체의 진행과정에 대해서도 함구령이 내려졌다. 이미 보도된 기사들도 포털을 비롯한 모든 노출공간에서 사라졌다.

현대.기아차가 신차 출시 이전에 실물사진이나 특정 전략이 노출됐을 경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는 있지만 최근들어 사전 마케팅 차원에서 조금은 느슨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함구령 이후 신형 에쿠스 출시에 대한 언급 자체를 금하는 등 살벌한(?)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이 같은 배경은 신형 에쿠스 차명 변경과 관련 기사가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정몽구회장이 진노, 유출직원을 반드시 찾아내라는 엄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최근의 심각해진 세계 자동차업계의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던 정회장은 신형 에쿠스에 대한 전략이 사전에 유출되자 현대차 역시 직원들의 기강이 크게 해이된 것으로 판단,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여 진다.

현대차의 고급차 전략은 독일 수입차에 밀려 새로운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내부적으로는 제품 경쟁력 강화와 함께 고급브랜드 신설 등 다양한 방안들이 검토돼 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토요타 렉서스와 같은 별도의 고급브랜드 신설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 하에 에쿠스와 제네시스, 제네시스 쿠페를 묶어 ‘제네시스’라는 차명으로 통일하는 방안이 간헐적으로 흘러 나왔다.

즉, 메르세데스 벤츠가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를 없애고 대신 S클래스 상위버전으로 S500, S600마이바흐로 바꾼 것과 같은 개념이다.

현대차의 고급차 판매는 올 1-9월 기간 동안 제네시스가 2만7046대로 -2%, 제네시스 쿠페는 193대로 -28.8%, 에쿠스는 4077대로 41. 9%가 줄었고 미국에서도 에쿠스가 1758대로 -20.5%가 감소했다. 다만 제네시스만 2만4423대로 9.5%가 증가, 제네시스만 국내외에서 존재감을 살려 나가고 있다.

현대차가 고급차의 차명을 차명을 ‘제네시스’로 통일시키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