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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렉스턴 W 2.2 ‘업사이징 엔진’ 독(毒)일까 약(藥)일까

  • 기사입력 2015.09.08 13:00
  • 최종수정 2015.09.08 22:56
  • 기자명 신승영 기자

[가평=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쌍용차가 2.2 디젤 엔진과 7단 변속기를 장착한 ‘뉴 파워 렉스턴 W(New Power REXTON W)’을 이달 새롭게 출시했다. 렉스턴은 한때 대한민국 1%를 위한 명품 SUV였지만, 회사의 부침과 세월의 흐름이 그 위치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올해 8월까지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천여대나 감소했다. 심장을 바꾼 새로운 모델이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전반적인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다. 올해 1월 출시된 2015년형 렉스턴 W의 경우 새롭게 디자인한 버티컬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과 HID 헤드램프 및 LED 주간주행등을 통해 큰 폭의 변화를 가져 왔다. 특히 촘촘한 버티컬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완성시켰다. 이번 2016년형 모델은 새로운 LED 안개등을 비롯해 LED 라이트가이드 아웃사이드 미러와 크롬 라인을 추가한 사이드실 가니시 등 세부 요소만 바뀌었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다. 큰 폭의 변화는 없다.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탑재한 7인치 정전식 터치스크린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장착됐으며, USB 단자가 추가됐다. 새로운 우드그레인 패턴의 경우 호불호(好不好)가 나뉜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측과 ‘실내 품질이 오히려 떨어져 보인다’는 의견으로 구분됐다.

 

신형 렉스턴 W의 핵심은 새로운 파워트레인이다. e-XDi220 LET 2.2 디젤 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 7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2.2 디젤 엔진은 기존 2.0 엔진 대비 출력(최고 178마력)과 토크(최대 40.8kg·m) 모두 10% 이상 개선됐다. 또한 ‘Low-End Torque(LET)’ 개발 콘셉트에 따라 1400~2800rpm의 실용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실현했다. 2016년형 모델은 공차중량이 30kg 이상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중저속 구간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빨라진 가속력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7단 변속기는 민첩한 응답성은 부족하지만, 부드러운 변속으로 렉스턴의 주행질감을 고급스럽게 변모시켰다. 기존 강점인 오프로드 뿐만 아니라 온로드의 주행품질 개선이 크게 만족스럽다. 다만, 급감속 후 재가속시 반응은 한 박자 느리다. 토글 스위치 방식의 수동 변속 조작도 여전히 익숙지 않다. 
 
파워트레인 성능은 개선됐지만, 높아진 배기량이 판매 걸림돌이다.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한 자동차세 개편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세금 부과 기준은 배기량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업사이징된 엔진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연비도 소폭 하락했다. 

 

가평 일대 공도 주행에 이어 칼봉산에서 오프로드 주행을 진행했다. 렉스턴이 자랑하는 프레임 바디와 쌍용차의 4WD 기술에 한층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추가됐다. 오프로드 주행성능은 동급 SUV 중 단연 발군이다. 최근 출시된 신형 SUV들과 비교하며 느꼈던 아쉬움을 단번에 날린다. 투박할 수 있지만 기본에 충실한 ‘Real SUV’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2016년형 모델은 한층 개선된 HDC(Hill Descent Control) 기능이 장착됐다. 브레이크 조작없이 액셀러레이터만으로 칼봉산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공략할 수 있었다.

 

최근 출시된 신형 SUV는 엔진 다운사이징이나 온로드에 최적화된 주행성능을 내세우고 있다. 렉스턴 W는 그들과 방향성을 달리한다. 때문에 업사이징 엔진은 ‘독(毒)이 때로는 약(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형 렉스턴 W는 드러난 장·단점이 뚜렷하다. 비록 첫 인상은 실망할 수 있지만, 타면 탈수록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쌍용차는 제한된 여건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상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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