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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완성에 완성을 더한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 렉서스 ES300h

  • 기사입력 2015.09.03 15:21
  • 최종수정 2015.09.04 10:36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렉서스의 패밀리 세단 ES350h를 시승했습니다. 지난 1일 신차 출시 이후 이어진 미디어행사였습니다. 렉서스에서 ES는 의미 있는 모델입니다. 1989년 토요타가 미국에 렉서스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처음 등장한 차인데다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실용적이지만 고급스러운 차를 지향하면서 20년 넘게 베스트셀러로 남은 모델입니다.

 

 이번에 출시한 렉서스 ES는 2012년 출시한 6세대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입니다. 일부 옵션을 조절하고 내외장 부품의 재질을 바꿨고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그릴의 디자인을 크게 바꿔 최근 렉서스의 디자인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파워트레인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지만 차체 강성을 강화하기 위해 접착 면적을 확대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개선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승차감 개선을 위한 서스펜션의 튜닝이 이번 변화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 렉서스 ES300h의 옆모습, 하이브리드 전용 17인치 휠을 장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렉서스 ES는 의미 있는 모델입니다. 수입차가 ‘강남쏘나타’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ES의 5세대 모델이었습니다. 수입차 대중화 초기에 일어난 현상입니다. 이후 렉서스는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로 파워트레인을 변경했는데 올해 수입차 판매 통계에 따르면 ES 판매의 90.4%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습니다. 압도적입니다. 3.5리터의 V6 엔진 모델이 있지만 하이브리드에 비해 값도 비싸고 연비도 낮아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렉서스 ES의 판매량은 7월까지 총 2940대. 매달 400대 이상 팔렸습니다. 하이브리드모델인 ES300h는 영업일수가 적은 2월에 297대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300대~400대를 넘기는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소위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단일 모델이 월간 300대 이상 팔리는 것은 인기차종인 BMW의 3시리즈, 5시리즈, 벤츠의 C나 E클래스 정도입니다. 수입차 열풍이 독일차를 중심으로 불고 있다는 이야기 속에 렉서스의 판매량이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특별한 할인정책 없이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ES를 국산차와 비교하자면 현대차의 그랜저나 아슬란이 떠오릅니다. 가격은 제쳐두고 앞바퀴굴림이라는 점과 차체 크기가 비슷하다는 것에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격과 브랜드를 모두 고려한 상황에서 경쟁모델은 BMW의 5시리즈, 벤츠의 E클래스, 아우디의 A6 정도를 꼽습니다.

▲ 시승코스는 서울 잠실에서 가평을 오가는 왕복 129km 구간이었다

 이날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왕복 3시간 정도 시승한 경험을 되살려보면 가장 큰 특징은 실내 공간이었습니다. 이번 모델부터 뒷좌석에 공조장치와 오디오를 조절하는 콘솔박스를 장착한 ES는 뒷좌석이 편한 자동차였습니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앞뒤바퀴간의 거리 휠베이스가 2820mm로 그다지 긴 편은 아니지만 앞좌석 시트 두께를 얇게 개선하면서 뒷좌석 탑승자의 무릎 공간은 수입 중형 세단 가운데 가장 넓은 느낌이었습니다. 앞바퀴 굴림 위주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사용해 여유 있는 공간을 확보한 셈입니다.

 렉서스를 타는 느낌은 항상 정갈합니다. 잘 짜인 기계를 보면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새로운 ES는 여기에 감성적인 부분까지 보완했습니다. 조수석 승객의 무릎이 플라스틱 부품에 직접 닿는 것을 고려해 푹신한 재질의 내장재를 추가했고 윈도우 버튼을 자주 만지는 것을 고려해 금속 재질의 테두리를 적용한 고급 마감재를 사용했습니다. 전면의 계기반은 바늘의 길이를 늘려 시인성을 개선했고 중앙의 LCD 화면은 크기를 4.2인치로 늘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출시 이후 연식변경을 하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부품을 빼거나 저렴한 것으로 교체하는 일부 브랜드의 정책과는 정반대입니다.

▲ 뒷모습은 LED 라이트를 적용했다

 렉서스가 ES300h의 가격을 5180만원~6370만원으로 책정한 것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기존의 4950만원~6190만원의 가격에서 가죽시트와 내비게이션 등 일부 옵션을 제외하고 설정했던 4950만원의 모델은 없어지고 5180만원으로 최저가 트림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ES300h 가운데 62%의 소비자가 선택한 슈프림 트림은 5630만원에서 5590만원으로 오히려 가격을 낮췄습니다.

 해외에서는 신차가 출시되면 이른바 ‘정가’에 가까운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다가 해가 지날수록 가격이 내려갑니다. 생산원가를 판매기간에 나눠서 회수한다고 생각하면 이번 렉서스 ES처럼 출시 4년이 된 모델은 상당부분 생산원가를 회수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고급 재질의 내장재를 추가하고 가죽시트나 내비게이션을 더하면서도 기존과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여력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에서 가평을 오가며 승차감, 주행성능 등을 평가해야했지만 파워트레인이 그대로인데다 강성을 조금 개선한 모델이기에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었습니다. 다만, 요철을 지날 때 ‘퉁퉁’ 튀던 것이 지금은 ‘퉁’ 한번만 튀고 끝나는 정도라고 표현해야겠습니다.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해 강화했다는 차체 강성에 대한 것은 좀 더 오랜시간 시승해야 느껴질 것 같습니다.

▲ 부분변경한 렉서스 ES300h는 인포테인먼트 컨트롤러에 '엔터' 버튼을 추가했다. 기존 모델의 불편함을 개선한 것

 렉서스는 이제 하이브리드가 전 세계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처럼 정밀한 기계부품은 디젤 엔진의 떨림과 같은 외부요인에 아무래도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는 추측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내구성에 점수를 더 주는 요소가 됩니다. 그리고 국산차에도 이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대거 추가되면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렉서스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에서 판매한 ES300h는 3만6000대.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약 11.9%가 팔렸다고 합니다. 올해는 7월까지 전 세계 판매량의 16%가 우리나라에서 팔렸다고 하니 그 비율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3일 오전 렉서스 ES300h를 시승한 18명 운전자의 연비 기록 표

 끝으로 우리나라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인 연비를 이야기해야겠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비가 좋은 것은 두말할 것 없고 이번 시승에서 함께 달린 9대 ES300h의 연비는 최소 14.05km/l부터 최대 23.9km/l를 기록했습니다.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16.4km/l입니다. 총 18명의 운전자가 번갈아가며 측정한 것이고 고속도로, 국도, 시내 구간을 포함해 총 129km을 주행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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