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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토종업체에 대응 못한 한국산차의 뼈아픈 실책. 더 이상 고가모델로는 곤란

  • 기사입력 2015.08.11 00:02
  • 최종수정 2015.08.12 22:1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시장에서 위기에 직면했다.

 경기 부진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값비싼 외제차 보다는 값이 싼 중국제품을 선호하고 있는데다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차업체 마저 엔저를 바탕으로 대규모 인센티브 공세를 펼치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글로벌 판매량의 23%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로선 중국의 부진이 치명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몽구회장이 주재하는 해외법인장회의에서 중국법인장의 어깨가 들썩였지만 올들어서는 중국이 오히려 애물단지가 돼버렸다.

언젠가는 중국 토종기업의 정면 도전에 직면할 것이란 예상은 해 왔었지만 이처럼 빨리 올 줄은 몰랐다는 게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의 한탄이다.

끝없이 치솟을 것으로만 보였던 중국 자동차시장은 올해 들어서면서 급전직하를 거듭하고 있다.

11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가 발표한 7월 중국 자동차 판매 대수는 150만3천여대로 전년대비 7.1%, 전월 2.3%가 감소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2013년 2월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중국의 신차 판매량은 5월 0.4%, 6월 2.3%, 7월 7.1%로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올 1-7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0.4%가 증가했으나 중국 자동차공업협회가 예상한 7% 증가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

 7월 감소폭은 리먼 쇼크로 판매가 급감했던 지난 2008년 12월의 11.6% 이후 가장 높았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한데다 6월 중순 이후 중국의 주가 하락으로 개인을 중심으로 한 신차 구매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주가 상승시에는 투자자들의 지갑이 열리면서 고액 상품을 구입하는 선순환이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주가 하락으로 평가 손실이 커지면서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싼 중국산을 선호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베이징 금융가에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던 이탈리아 마세라티 플래그십 스토어가 최근 폐쇄하는 등 고급차 판매점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주요 메이커들도 지난 7월 폭스바겐 (VW)의 중국 합작 2사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0-30 %가 줄었고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도 4%가 감소했다.

 반면, 중저가 차종이 많은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토요타가 20%, 혼다차가 50%나 늘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7월 판매량이 5만4160대로 32%가 줄었고 기아차도 2만5460여대로 33%가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두 달 연속으로 30% 이상 판매가 줄어들면서 심각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자동차업체들은 대폭적인 가격인하로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 시내의 자동차 판매점들에는 2만 위엔 이상의 가격 인하가 일반화 되고 있다.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은 지난 7일부터 구형 스포티지(현지명 스파오)의 판매 가격을 30%(5만 위엔), 스포티지R(즈빠오)는 2만위엔 가량 낮췄다.

현대차 중국 현지법인도 이달 초부터 주력 SUV 인 산타페와 투싼 (현지명 ix35)의 가격을 각각 3만 위엔, 2만위엔 가량 인하했다.

현대.기아차는 스포티지와 투싼 등을 중국시장에 투입하고 있지만 모두 고가 모델이어서 중국 토종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 신형 투싼 등 6개 신모델을, 기아차는 K5 등 5개 신모델을 투입, 중국에서의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은 매년 9월부터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하반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연말부터는 경제가 회복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아직도 중국의 자동차 보유 수준이 다른 선진 시장에 비해 낮기 때문에 성장의 여지는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향후, 한국산 자동차의 중국시장 공략 여부는 최근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 외국 업체보다 30-40% 정도 낮은 가격과 크게 모자라지 않는 제품력의 중국 토종업체에 어느정도 대응해 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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