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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특집] ① 국산·수입 경계 허문 르노삼성 QM3의 인기, 비결은 이것!

  • 기사입력 2015.07.16 11:35
  • 최종수정 2015.07.19 12:59
  • 기자명 이다일 기자

편집자 주/ SUV가 자동차 시장을 바꾸고 있다. 미국에서는 픽업트럭과 밴을 포함한 SUV가 전체의 54%를 차지하면서 승용차를 앞질렀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SUV의 판매는 올해 1분기에만 49%나 증가했다. 폭발적이다. SUV의 품질 향상이 판매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혼다 CR-V는 2005년 동급 세단 토요타 캠리와 연비가 리터당 2.1km 차이 났지만 2015년형 CR-V는 리터당 0.4km로 폭을 좁혔다. 또, SUV의 넓은 적재공간과 다양한 시트 배치는 실용성과 아웃도어를 중시하는 최근의 라이프스타일과 맥을 같이했다. 오토데일리는 국내 판매중인 국산과 수입 SUV에 대해 상대 비교가 아닌 각 모델별 특징을 살펴보고 자동차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르노삼성의 QM3는 국내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사실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차는 마치 르노와 닛산에 인공호흡기 같은 역할도 해냈다. QM3를 생산하는 르노그룹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2009년 문을 닫을 위기까지 몰렸지만 QM3의 생산으로 회생했다. 하루 700대를 생산하던 공장은 현재 3교대까지 유지하며 하루 생산량을 1150대까지 늘렸다.

 QM3가 인공호흡기 역할을 한 것은 우리나라의 르노삼성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대리점에서 판매할 차가 없다며 아우성일 때 QM3가 나타났다. 최근 유행하는 키워드를 모두 갖추고 말이다. 소형 SUV인데다 디젤 엔진이다. 듀얼클러치변속기로 연비가 무려 18.5km/l다. 여기에 완성차를 수입하는 구조이니 수입차 열풍에도 슬쩍 발을 담글 수 있었다. 이 같은 장점을 갖추고도 가격은 2천만원대 초반이다. 값비싼 수입차를 지켜보던 소비자들의 호응은 대단했다. 2013년 11월 예약판매를 시작하자 7분 만에 1천대가 매진됐다. 이후 판매량은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까지 누적 2만9596대가 판매됐다. 최근에는 3만대를 넘겼다. 국내에서 수입차 가운데 단일 차종으로 3만대를 넘긴 것은 이 차가 유일하다.

 

 QM3의 성공 비결은 자동차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뒤를 이어 등장한 쌍용차의 티볼리도 QM3의 성공 공식을 따라가고 있다. 국내에서 절대적인 판매량을 자랑하던 현대차와 기아차도 신경이 쓰였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출시하면서 1.7리터 소형 디젤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넣었다. QM3의 성공 공식과 같다.

 또 다른 경쟁력은 가격에 있다. QM3는 기본 트림이 2280만원에서 시작한다. 천연가죽 시트와 후방카메라를 포함한 내비게이션의 풀옵션 사양도 2570만원이다. 뒤에 등장한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상품성이 높다. 

 

 디자인도 한 몫 했다. 뛰어난 연비에 캐주얼한 디자인을 갖춰 젊은 층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QM3가 출시된 이후 젊은층의 자동차 선택은 보다 과감해졌다. 점잖은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흰색, 검정, 은색이 주류를 이뤘지만 QM3에서는 아이보리, 레드, 블루 색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위 ‘튀는 차’다. 내부에도 오렌지와 아이보리 같은 파격적(?)인 컬러를 사용했다. 개성이 뚜렷한 프랑스에서나 통할법한 일이 국내에서도 통했다. 무려 3만대나 말이다.

 QM3는 ‘국산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수입차’라는 어정쩡한 포지션이 인기의 비결이다. 쉽게말해 국산차와 수입차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판매와 사후관리(AS)는 전국에 펼쳐있는 르노삼성의 480여개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전국 소도시, 산골에서도 수리에 문제가 없다. 국산차와 동일한 수준의 공임과 부품 값을 유지한다. 수입차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확실하게 긁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물량확보’ 덕택에 QM3의 연간 판매량을 3만대까지 상향조정했다. 작년 약 2만대에 비해 1/3이 늘어난 수치다. 출시 첫 해 순식간에 초기 물량이 동나고 무려 6개월을 기다려 2차 물량이 들어오는 등 감질나던 물량 확보에 물꼬가 트였다.

▲ 자료=국산차 각 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QM3로 인해 자동차 업계는 이른바 ‘통계의 오류’ 논란도 빚었다. QM3가 집계상 수입차냐 국산차냐라는 논란이다. 정확히는 국토부에서는 수입차로 분류한다. 완성차를 들여오기 때문이다. 반면, 수입차에 관한 공식 통계를 생산하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는 QM3가 빠져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회원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사례는 기존에도 있었다. 한국지엠이 완성차로 수입하는 카마로, 콜벳이다. 하지만 연간 수십대에 불과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QM3는 2014년 1만8191대가 팔렸다. 우리나라에서 팔린 전체 수입차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간 20만대 수입차 시장에서 2만대의 수입차인지 아닌지 구분이 모호한 QM3가 등장했으니 수입차 점유율을 포함한 각종 통계에 논란이 생기게 마련이다. 어찌됐건 작년 수입차 점유율은 QM3를 포함하면 14.9%, 제외하면 13.5%다.(수입차협회, 국산차5개사발표기준)

 
 

 QM3의 등장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은 한 단계 진보했다. 소형 SUV와 디젤엔진, 듀얼클러치변속기는 차치하고 국산차와 수입차의 구분을 조립 지역에 따라 구분하는 일도 이제는 무의미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지금까지도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다. 소비자가 어떤 차를 원하는지 정확히 꼬집어낸 결과가 QM3 누적 판매 3만대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서 개발하고 생산하고 판매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가 어느 차보다 크다. 이것이 QM3가 자동차 업계에 보내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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