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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신형 K5, 표면적 경쟁자는 ‘파사트’ 실제 타겟은 ‘쏘나타’

  • 기사입력 2015.07.15 16:51
  • 최종수정 2015.07.19 10:46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기아차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신형 K5를 출시하며 하반기 내수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올 들어 승용차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한 기아차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기아차 2세대 K5

기아차는 올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쏘렌토와 카니발을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10.9% 증가한 24만2582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K5를 포함한 승용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5.4% 감소한 11만1787대에 그쳤다. 더욱이 모닝과 레이 등 경차 제외한 승용차 부문 성적은 5만6044대(전년比 -18.0%)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한 해 7만7952대를 기록한 K5는 2013년 6만3007대, 2014년 4만9000대, 그리고 올 상반기 2만103대까지 판매가 추락했다.  
 
기아차 입장에서는 K5를 필두로 K시리즈 부활이 가장 급선무다. 기아차 박한우 사장도 이날 행사장에서 “K5는 기아차 혁신과 디자인의 상징”이라며 “신형 K5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기아차 관계자는 폭스바겐 파사트를 대표적인 경쟁 모델로 수 차례 언급했다. 
 
PM총괄 황정렬 전무는 “수입차가 늘어나는 가운데 유럽차와 일본차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파사트 이상의 연비와 주행성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황 전무는 “주행 성능에서는 일본차를 이미 추월한 것 같다”며 “강력한 파사트도 이제 따라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아차 국내마케팅 서보원 이사는 “(신형 K5) 디젤 모델 (복합)연비는 16.8km/l로 파사트(2.0 TDI 기준 14.6km/l)보다 2km/l 이상 높다”며 “실용영역인 저중속 구간에서 최대토크(34.7kg·m)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세팅해 퍼포먼스에서도 앞선다”고 말했다.
  
이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김창식 부사장도 중형 세단 시장에서 수입차와의 경쟁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형 K5와 파사트를 경쟁 상대로 볼 수는 없다. 비록 파사트가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질적인 판매나 가격대에 큰 차이가 있다.
 
올 상반기 파사트 판매량은 3295대로, K5와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파사트는 디젤 모델 비중이 77.5%를 차지한다. K5 주력 모델은 가솔린(55%)과 LPG(30%)다. 심지어 디젤 모델 가격도 최소 1000만원에서 1500만원의 차이가 존재한다. 사실상 고객군이 전혀 다르다.
  
결국 내수 시장에서 신형 K5와 직접 경쟁할 차량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현대차 LF 쏘나타다. 
  
기아차는 기본형인 MX(Modern eXtreme) 모델과 역동적인 디자인의 SX(Spory eXtreme) 모델을 운영하며 차별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보원 이사는 “중후함과 우아함을 추구하던 중형 세단 시장에 젊은 고객층이 점차 늘고 있다”며 “시장의 변화에 앞서 스포티한 디자인과 젊은층에 맞춘 사양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형 K5는 디자인 전반에 걸쳐 보다 역동적이고 젊은 느낌을 발산한다. 문제는 현대차도 같은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현대차는 20·30 고객층을 겨냥해 2016년형 쏘나타 디자인을 변경했다. 7가지 엔진 라인업을 크게 3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기 다른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통적인 중형 세단의 느낌을 강조한 모던한 디자인(CVVL·디젤·LPi)과 파워풀한 느낌을 강조해 젊은층 취향을 반영한 고성능 디자인(터보), 그리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한 첨단 디자인(HEV·PHEV) 등 신형 K5보다 세분화됐다. 
 
김창식 부사장 등 기아차 관계자도 두 모델 간 일정 간섭효과가 발생할 것을 인정했다.
 
기아차는 젊은층, 특히 30대 고객을 잡기 위해 또 다른 전략을 내놓았다. 신차 임에도 불구하고 쏘나타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서보원 이사는 “선택 사양은 (쏘나타와) 거의 동일한 조건이며, 기본 차량 가격에서 한층 공격적인 전략을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신형 K5 1.7 디젤의 기본 가격은 쏘나타보다 15만원이 더 저렴하다. 2.0 LPG 렌터카는 5만원이 더 낮다. 1.6 터보 모델의 경우 기본 가격은 신형 K5가 더 높지만, 안전 및 편의 장치를 따지면 상위 스마트 트림과 맞먹는다. 
  
지난 2010년 출시된 1세대 K5는 쏘나타가 독식하던 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2세대 모델 또한 그와 같은 행보를 걸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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