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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만든 전기차 이런 모습?…특허 출원을 바탕으로 ‘상상’한 미래의 차

  • 기사입력 2015.06.22 17:32
  • 최종수정 2015.06.24 14:24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포브스의 연구팀은 삼성이 지난 25년간 자동차 관련 특허를 전 세계에서 3094건이나 출원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가운데 2014년 한 해에 등록된 특허만도 632개다. 구글이 147개, 애플이 78개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하지만 삼성은 완성차 제작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1990년대 삼성자동차를 시작했다가 르노그룹에 넘긴 사례가 있기 때문이고 한국의 또 다른 재벌 현대자동차그룹을 인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삼성중공업이 2012년 출원한 고장자동차 표지 시스템 및 그 방법에 관한 설명 이미지 / 특허청

 자동차 업계에서는 삼성, LG와 같은 전자제품 제조기업의 자동차 업계 진출 여부가 관심사다. 이미 LG는 자동차 부품 사업부를 궤도에 올렸다. 폭스바겐그룹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포함해 독일 현지법인에서 작년 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 역시 국내에 완성차 업체와 맞먹는 연구시설을 구축했지만 완성차는 제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전자제품 제조업체의 자동차 산업 진입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제에는 ‘전기차’의 성공이 깔려있다. 일반적인 엔진을 사용하는 자동차는 약 2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졌다. 엔진과 변속기, 냉각, 가열, 오일 등 복잡한 부품 가운데 상당수가 파워트레인에 집중됐다. 반면, 전기차는 부품수가 약 8000개로 줄어든다. 엔진은 모터가, 변속기 대신에 모터 끝에 감속기가 들어간다. 엔진오일도 필요없으니 필터를 포함한 관련 부품도 모두 사라진다. 대신 전기로 작동하는 센서와 액츄에이터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또한, 충전이 가장 큰 이슈가 될 전기차에서는 내비게이션과 연동하는 지능형 주행시스템이 필수다.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물론이고 통행상황, 중간에 들를 수 있는 충전소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는 내비게이션, 스마트 통신 등을 앞세운 전자제품 제조사가 자동차와 만나는 날도 머지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측에는 미국의 애플과 구글이 이미 준비하는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도 한 몫 했다.

 만약 삼성이 차를 만든다면 어떤 모양일까. 최근 포브스가 연구한데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사의 국내 특허 보유현황을 오토데일리가 조사했다. 2014년 한 해의 특허를 살펴봤을 뿐인데도 자동차에 포함하면 재밌는 신기술이 될 것들이 보였다.

삼성이 만들면 이럴까? 특허로 본 삼성차

 삼성은 계열사인 삼성SDI가 전기차의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쉬와 합작법인으로 운영하다가 삼성이 전량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또, 포드자동차의 R&D 팀과 협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회생제동 시스템과 12볼트 납축전지에 연결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

▲ 삼성이 출원한 자동차 관련 특허 목록

 자동차의 일반 부품에서도 삼성의 움직임이 보인다. 최근 경기도 용인의 교통연구원에 50여 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렸다. 국산차와 수입차 업계의 엔지니어들을 스카우트했다.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부인하고 있지만 발걸음은 당장 자동차를 만들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정도다.

 삼성이 전자, SDI를 포함한 계열사를 통해 출원한 특허를 토대로 미래의 차를 추측했다. 2014년 등록한 내용을 기본으로 했으며 일부 공개한 특허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기 때문에 다소 무리한 추측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미래의 차를 개발하는 자동차 업계의 발걸음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어 오토데일리가 미래의 삼성차를 예측해보았다.

▲ 삼성테크윈이 출원한 자동차의 전기 동력 장치 특허 이미지

 새로운 전기차는 4륜구동이다. 앞바퀴과 뒷바퀴에 각각 모터를 달았다. 필요에 따라 2륜구동도 된다. 구조가 단순해 무게도 크게 줄였다. 무인주행기술도 적용했다. 기본은 삼성테크윈에서 군사용으로 개발한 제품이지만 상용화를 위해 다듬었다.

 삼성이 개발한 자동차는 똑똑하다. 운전자를 스스로 판별한다. 운전자가 가진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이용해 문을 자동으로 열어준다. RFID 기술을 이용해 적재물품을 확인하고 운전석에 앉으면 갤럭시에 적용했던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해 소유자를 확인한다. 키를 꼽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공개키 기반의 블루투스 스마트키 시스템 및 동작 방법’이라는 특허를 이미 2009년부터 출원했다.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휠을 잡으면 운전자의 건강상태까지 체크한다. 기존 ‘펜 타입의 생체 신호 측정 장치’ 특허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만든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했다. 심장박동이나 혈압, 체온, 음주여부 등을 고려해 자동차가 자율주행상태로 전환할 수 있다. 무인주행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운전을 즐긴다면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해볼 만 하다. 삼성중공업이 출원한 ‘조타 장치 및 그 제어방법’이라는 특허에서부터 스티어링휠의 정교한 튜닝을 시작했다.

 같은해 삼성중공업은 ‘차량의 에어커튼 시스템 및 방법’이라는 특허를 냈다. 컨버터블 자동차에서도 압축 공기를 분사해 비가오거나 눈이와도 들이치치 않는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목 주위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에어커튼’이라는 기능을 사용했지만 삼성은 비나 눈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게까지 개발했다. 길을 달리다가 고장난 차를 만났다. 비가오는 날씨였지만 멀리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삼성중공업이 ‘고장자동차 표지 시스템 및 그 방법’이라는 기술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고장차를 표시하도록 레이저 영상을 바닥에 쏜다. 100미터 거리까지 보내는 '위험' 표시 덕분에 사고가 많이 줄었다.

 언제나 네트워크에 연결된 스마트 자동차를 개발하니 주차를 해 놓아도 통신이 걱정이다. 커버를 씌우기라도 하면 전파가 방해받을까 우려된다. 삼성테크윈은 ‘차량용 덮개’ 특허를 2014년 출원했다. 주차를 하면 차체 보호를 위해 덮개가 펼쳐지는데 이 안에 통신을 위한 케이블, 외부 연결 패널 등이 들어있다. 차체는 깔끔하게 덮었지만 ‘스마트 커넥트’ 기능은 살아 있다. 운전자인지 탑승자인지 구분할 수 없는 미래의 ‘그’는 삼성 자동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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