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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닛산·혼다’ 日 3사 올해 경영평가 결과는?

토요타·닛산·혼다, 환율 덕에 수입사 모두 흑자 전환 전망

  • 기사입력 2014.12.16 10:04
  • 최종수정 2014.12.17 09:00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편집자 주] 2014년 자동차 업계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사상 첫 글로벌 800만대 도전과 역대 최대 판매 기록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내수 시장, 그리고 연 20만대에 육박한 수입차시장까지 역사적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환경적으로 원고엔저 등 환률로 인한 수출 부문 타격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이 대폭 줄어드는 위기를 맞았다. 내부적으로는 수 많은 논란 끝에 저탄소세협력금제의 시행 연기와 싼타페·코란도 스포츠 등 일부 차종의 연비 과장 논란, 그리고 이에 따른 집단 소송 등도 큰 관심을 모은 한 해였다.

오토데일리는 2014년 한 해를 돌아보는 의미에서 국산 및 수입차 업체별 실적과 함께 주요 신차의 소비자 반응, 그리고 내적인 성숙도와 경영진의 리더쉽에 대한 평가 내용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 (좌측부터) 한국토요타 요시다 아키히사 사장, 한국닛산 타케히코 키쿠치 사장, 혼다코리아 정우영 사장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 토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 혼다자동차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아베노믹스를 바탕으로 한 엔저 영향으로 최근 수년 내 경영환경이 가장 좋았던 한 해였다.

일본에서 들여오는 렉서스와 인피니티 등 주요 차종들은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며 큰 폭의 판매 확대와 함께 상당한 환차익까지 챙겼다.

◆ 토요타 요시다 사장, 첫 해 성공적인 내실 다지기…렉서스 전 딜러 흑자 전환

토요타자동차는 올해 판매 실적에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토요타와 렉서스 양 브랜드의 11월까지 판매량은 1만1천690대로 지난해보다 겨우 8대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론, 12월 신형 캠리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이보다 더 증가하겠지만 판매량 면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토요타 브랜드는 신형 캠리 투입에도 불구하고, 11월까지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2.8%가 줄었다. 10월 신형 캠리 출시로 인한 대기 수요 발생과 인기 모델인 프리우스의 공급 부족이 주된 이유다.

반면, 렉서스는 신형 ES 하이브리드의 폭발적인 인기와 10월 투입된 신형 SUV NX의 신차 효과로 5천690대가 판매되면서 지난해보다 18.4%가 증가했다.

ES 하이브리드는 연간 판매가 4천대를 넘어설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신형 NX 역시 대기물량이 1천대에 달하는 등 독일 디젤 인기를 앞지르고 있다.

토요타 판매가 고착된 것은 영업력이나 제품력의 부족이 아닌 공급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ES300h와 NX300h, 신형 캠리 등 3개 차종이 원하는 수요만큼 공급됐더라면 적어도 전년대비 50%이상 증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월 초 비밀리에 방문했던 '제 2토요타'의 총괄책임자인 이하라 야스모리 부사장은 “한국 수입차시장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당장 많이 팔 생각은 버려라. 단, 판매딜러와 법인의 내실을 기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

올해부터 한국토요타를 맡은 요시다 아키히사 사장은 외적 팽창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했고, 결과적으로 지난 2010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토요타는 올해는 적어도 100억원 이상의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 수년 간 적자에 시달려 온 렉서스 판매 딜러들도 판매 증가와 더불어 할인 판매를 자제하는 등 올해 전 딜러들이 5억원에서 많게는 15억원의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토요타 딜러들은 서울 강남에 이어 서초, 부산 딜러까지 전시장의 축소 이전에도 불구, 판매 부진과 함께 할인 판매가 이어지면서 올해 역시 적자 탈피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토요타는 올해 서울 송파 제 2롯데월드 내에 수입차 최초 브랜드 전시장인 ‘커넥트 투’를 오픈,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는 등 요시다 사장 취임 후 내적인 성장을 이뤄냈으나 토요타 브랜드의 흑자 전환의 과제는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토요타 브랜드의 적자는 한국에서 원가보다 대당 60만원 가량 낮은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는 캠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 닛산차, 양적 성장 이뤘지만 딜러·고객 불신 커져

판매량 면에서 올해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수입차는 역시 닛산자동차다.

한국닛산은 인피니티가 166% 증가한 2천615대, 닛산브랜드가 34.2% 증가한 3천717대씩 판매됐다. 두 브랜드를 합친 전체 판매량이 6천332대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1.7배나 증가했다.

지금까지 워낙 부진했던 이유도 있지만 신형 Q50이 11월까지 무려 2천290대나 팔렸고 알티마가 2천30대, 신형 주크가 927대가 팔리면서 제몫을 다해줬다.

지난 11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닛산 브랜드 첫 디젤 SUV인 캐시카이 역시 월 150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주요 모델 상당수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 같은 외적인 성장과는 달리 내적으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지난해 7월 타케히코 키쿠치 사장 취임 후 여러 명의 임원과 중간 관리자들이 한국닛산을 떠났다.

특히, 잘 나가던 인피니티 Q50의 가격을 별다른 이유 없이 인상해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고 신형 캐시카이의 딜러 수수료를 깎아 닛산 딜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닛산과 인피니티 딜러들은 Q50, 알티마, 캐시카이의 판매 증가로 올해 첫 흑자 전환을 기대했었으나 11월부터 Q50의 판매가 급감한데 이어 캐시카이 인도 지연으로 사실상 흑자 전환이 무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2010년 282억, 2011년 370억원, 2012년 319억, 2013년 102억 등 4년간 누적 적자가 1천73억원에 달하고 있는 한국닛산은 올해 3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엔저로 인한 환 차익과 판매 확대에서 얻은 수익을 고스란히 한국법인이 챙긴 결과다.

결과적으로 한국닛산은 키쿠치 사장의 타이트한(?) 경영 덕분에 근래 보기 드문 큰 폭의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는 판매딜러들의 원성과 닛산·인피니티  브랜드에 대한 한국고객의 불신은 더욱 커져 향후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꼼짝않는 혼다차, 한국 임원끼리 한 경영실적은?

닛산차가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브랜드라면 혼다자동차는 가장 변화가 없었던 브랜드로 손꼽힌다.

지난 4월 이케하타 요시아키 부사장이 캐나다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후, 사실상 한국 임원끼리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혼다코리아는 올해 판매량이 3천325대로 지난해에 비해 25.9%가 줄었다.

신차 투입이 없는 상황에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투입된 혼다 신모델은 연식변경 수준의 어코드와 페이스리프트된 CR-V가 고작이다.

때문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할인경쟁이 치열한 틈바구니에서 이 정도 성과를 올린 것도 괜찮은 것이라는 자조섞인 분석도 판매 딜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혼다 판매 딜러들은 지난해에 비해 판매가 줄어들면서 손익계산이 연말에 투입된 신형 CR-V의 공급 결과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CR-V가 연말까지 100대 이상 공급이 된다면 몇몇 딜러들은 가까스로 적자를 면할 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난해에 일본차 중 유일하게 70억원의 흑자로 전환됐던 혼다차는 환차익과 함께 올해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2륜사업부에 힘입어 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륜 부문 판매딜러들은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혼다코리아는 환차익과 2륜부문 호조로 탄탄한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혼다코리아는 판매딜러들의 적자 지속과 분당딜러와의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본사와의 장기 비전에 대한 조율 및 지원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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