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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主空山’ 호주시장 선점 경쟁…호주와 FTA, 日에 당할라

  • 기사입력 2014.09.10 11:06
  • 최종수정 2014.09.12 12:52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연간 110만대가 넘는 호주 신차시장이 오는 2017년 이후에는 주인없는 산 ‘無主空山’으로 변한다.

현지생산으로 호주 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해 왔던 일본 토요타와 미국, 포드, GM홀덴이 모두 호주공장을 폐쇄하고 철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토요타는 호주 신차시장의 19.9%(22만5천706대), GM홀덴은 10%(11만3천669대), 포드는 7.7%(8만7천236대)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현지 생산업체들이 철수하게 되면 무관세로 입성하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국가들이 새로운 선두주자로 나서게 된다. 이 때문에 주요 국가들이 앞 다퉈 호주와의 FTA 체결에 나서고 있다.

현재 호주와 FTA를 체결한 국가는 미국과 칠레,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이 외에 일본과 한국이 연내와 내년 중 발효를 목표로 FTA체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호주의 수입신차시장 점유율은 일본업체가 전체의 50%, 미국업체가 21.7%, 한국 11.7%로 일본과 미국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현지생산과 함께 호주와 FTA를 체결한 태국 등 동남아 국가를 수출기지로 적극 활용, 가격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호주 FTA가 발효되면 주력 수출차종인 중소형 승용차, 5톤이하 소형트럭의 관세 5%가 즉시 철폐돼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수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호주 완성차 수출물량은 13만5천대로 미국과 중국, EU에 이어 세계 4대 수출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내년 초 FTA가 발효되면 연간 2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일본도 만만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호주와 지난 7월8일 EPA(경제동반자협정)에 서명했다.

한국보다 3개월 뒤에 호주와 EPA에 서명한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협정을 발효시키기 위해 서명한 EPA에 대해 일본 국회의 비준 절차를 매우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일-호주간 EPA가 발효되면 1000-3000cc급 가솔린 승용차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5톤이하 트럭은 3년 내 철폐된다.

때문에 일-호주간 EPA가 한-호주 FTA보다 먼저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호주 자동차시장 선점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반면, 세월호 정국에 휘말린 한국의 정치권 상황을 보면 연내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한. 일간 FTA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호주와의 FTA 발효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지만 FTA 문제는 뒷전이다.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업계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7월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한-호주 FTA 조기 발효를 위한 조속한 국회비준’을 건의했다.

한-호주 FTA가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발효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자동차산업협회 통상협력팀장 김태년 이사는 “자동차가 우리나라 對호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만큼 한-호주 FTA 발효로 시장 선점 효과를 노려야 한다”며 “일-호주 EPA가 한-호주 FTA보다 먼저 발효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의 신속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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